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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에서] '거포 군단' 변신 SK, '조연'에서 '주연'으로

작성일: 2016.07.04 06:00 홍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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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 정의윤 ⓒ 스포티비뉴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3일까지 370경기를 마쳤다. 진행률 약 51.4%,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약 2주를 남겨 둔 가운데 NC를 제외한 9개 팀이 반환점을 돌았다. 선두 두산의 단독 질주부터 최하위권 탈출을 노리는 삼성, 한화까지 반환점 근처에서 10개 구단의 행보를 돌아봤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홈런이 한 선수에게 몰리지 않고 여러 선수가 많이 치고 있다는 게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이다."

SK 와이번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9-7로 이겼다. 정의윤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말 FA 정상호 보상 선수로 SK에 지명된 최승준이 1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승준은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 최승준의 홈런이 터지면서 SK는 17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77경기 만에 팀 100호 홈런을 채웠다. 리그에서 팀 홈런 부문 1위다. 리그 선두 두산 베어스(87개)와 2위 NC 다이노스(87개)보다 10개 이상 더 쳤다.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김용희 감독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 거포 군단 변신? 김용희 감독의 SK

시즌 초반부터 김용희 감독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 줄 수 있는 타선을 구상했다. 2번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3번 최정-4번 정의윤-5번 박정권-6번 이재원. 2번부터 6번 타순까지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들이 배치됐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김 감독의 계획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고메즈의 타격 부진이다. 고메즈는 상위 타순에서 배치됐다가 7번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타격 부진은 고메즈 뿐이 아니었다. 수년간 SK 타선을 이끌며 '해결사' 노릇을 하던 최정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공격 첨병' 임무를 해 주길 바라던 이명기 역시 타격 부진에 빠졌다. 베테랑 박정권도 마찬가지였다. 기대하던 타자들이 번갈아 가며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그나마 지난 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 돼 팀의 4번 타자로 낙점된 정의윤이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마운드가 단단한 SK였기에 버티고 있었지만 정의윤 한 선수만 믿고 시즌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

최정과 박정권, 이재원 그리고 고메즈가 띄엄띄엄 홈런포를 가동하기는 했지만 팀 타율은 리그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타력만 믿고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다. 때문에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정의윤과 함께 주로 하위 타순에서 꾸준히 빼어난 타격감을 보였던 김성현(내야수)을 2번에 전진 배치하는 등 김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 SK에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

엎친데 덮친격으로 타격 부진에도 한 방을 기대하며 기용하던 고메즈가 가래톳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이때부텨 SK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고메즈 대신 1군 출장 기회를 잡은 신예 최정민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홈런을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콘택트 능력이 있고 발이 빠른, '파이팅' 넘치는 선수였다. 최정민의 활약이 이어지는 동안 고메즈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점도 이유였지만 타격감이 좋은 최정민을 빼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자극이 됐고 팀 전체에 퍼졌다. 타선뿐만 아니라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타선에서는 최정민을 비롯해 최정용, 김민식 등이 기회를 번갈아 가며 잡았고 마운드에서는 시즌 개막 이후 부진해 2군을 내려간 윤희상 대신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잡은 문승원을 비롯해 젊은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세대교체를 알리는 듯했다.

젊은 선수들만 기회를 잡은 게 아니다. '유망주', '기대주'라는 수식어만 달고 다니던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본보기가 된 선수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박정권의 공백을 메우게 된 최승준이다. 최승준은 올 시즌 초반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만 나섰다. 그러다 박정권이 1군에서 말소되면서 선발로 출장할 기회를 잡았다. 5월까지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6월부터 최승준의 잠재력이 터졌다.

▲ SK 와이번스 최승준 ⓒ 스포티비뉴스
▲ '보상선수' SK 최승준의 폭발

최승준은 6월 한달간 26경기에서 타율 0.337 11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7월 2경기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하며 3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벌이는 등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최승준이 터지면서 집중 견제를 받던 정의윤은 한결 편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고 팀 타선 전체에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방출 위기설까지 나돌았던 고메즈도 6월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SK는 반환점을 돌았다. 144경기 가운데 77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최승준(17홈런), 정의윤(17홈런), 최정(15홈런), 고메즈(14홈런), 이재원(11홈런)까지 5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베테랑 김강민(7홈런), 박재상(6홈런), 박정권(6홈런) 역시 필요할 때마다 치고 있다. 물론 타격에는 기복이 있다. 그러나 언제 누가 어디서 칠지 모른다. 올 시즌 '거포 군단'으로 군림하고 있는 SK의 힘이 돋보이는 이유다.

▲ 김광현 부상, 세든 방출-라라 영입…마운드 '삐끗'

타선은 이제 짜임새를 갖췄다. 4일까지 팀 타율 0.288를 기록해 5위에 랭크됐다. 홈런포만 믿는 팀이 아니다. 문제는 전반기 막판 악재를 만난 마운드다. 올 시즌 메릴 켈리와 함께 마운드에서 외국인 듀오로 활약해 주길 바라던 크리스 세든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결국 팀을 떠났다. 새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를 영입했지만 아직 검증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이다. 김광현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3회 말 백창수와 상대하던 도중, 왼쪽 팔꿈치에 고통을 호소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광현은 곧바로 서울영상의학과의원으로 옮겨 MRI 촬영을 했고 왼팔 굴곡근 미세손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SK 관계자는 "김광현이 회복하는데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남은 전반기 경기에 등판이 어려워진 것이다.

대안은 문승원이다. 문승원은 개막 후 임시 5선발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금 구조로는 문승원이 공백을 맡는다"고 말했다. 새 외국인 투수 라라가 얼마나 빨리 KBO 리그에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김광현이 돌아올 때까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 홈런을 앞세운 화끈한 야구를 하고 있는 SK가 에이스의 공백 속에 남은 전반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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