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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가 찍은 포스트 오승환…20살 '新 국대 마무리' 탄생하다[항저우 NOW]

작성일: 2023.10.05 16:42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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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너 오승환(41, 삼성 라이온즈)처럼 되겠다."

'국보'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눈에 19살 신인 박영현(kt 위즈 2022년 1차지명)은 특별해 보였다. 선 전 감독은 지난해 kt의 울산스프링캠프 훈련지를 방문했다가 박영현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선 전 감독은 박영현에게 "너 오승환처럼 되겠다"고 칭찬하며 선수 시절 자신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를 전수하기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당시 "(선 전 감독은) 대한민국 레전드 중에 레전드이지 않나. 박영현이 프로 팀에 들어오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좋은 일일 것이다. 그분한테 이야기를 들을 자체만으로도 영광일 것이다. 선 전 감독님께서 박영현을 보면서 '좋은 투수 같다'고 하시더라"며 박영현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사이드암이면서 통산 152승을 거둔 레전드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인 1989년부터 1998년까지 KBO 역대 최초로 10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는데, 지금도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박영현은 한국프로야구의 한 획을 그은 두 전설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그런 투수였다. 

두 전설의 기대대로 박영현은 쑥쑥 성장했다. 데뷔 시즌은 지난해 52경기에서 1패, 2홀드, 51⅔이닝,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아 나갔는데, 가을야구에서 큰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4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면서 2실점했다. 올해는 67경기에서 3승, 4세이브, 32홀드, 73⅓이닝, 평균자책점 2.82로 맹활약하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됐다. 

▲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왼쪽)이 박영현을 지도하고 있다. ⓒ kt 위즈
▲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왼쪽)이 박영현을 지도하고 있다. ⓒ kt 위즈

박영현은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에서 왜 자신이 포스트 오승환인지 증명하는 투구를 펼쳤다. 박영현은 5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일본전 1-0으로 앞선 8회에 등판해 2이닝 21구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세이브를 챙겼다. 덕분에 한국은 2-0으로 완승하면서 결승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박영현은 8회초 선두타자 나카무라 진을 루킹 삼진으로 잡으면서 기선을 제압하더니 기나미 료까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빠르게 2아웃을 잡았다. 나카가와 히로키에게 좌월 2루타를 내주긴 했지만, 대타 시모가와 가즈야를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하면서 승리의 기운을 한국에 더 불어넣었다. 

노시환의 적시타에 힘입어 2-0으로 달아난 뒤 맞이한 9회초. 류중일 한국 감독은 계속해서 박영현을 마운드에 남겨뒀다. 8회 투구 수가 10개에 불과하기도 했고, 박영현의 좋은 기세를 끝까지 이어 가려는 의지도 엿보였다. 

선두타자 기타무라 쇼지가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흔들렸다. 기록은 유격수 실책이었으나 1루 수비가 완벽하지 않은 문보경의 포구에도 문제가 있었다. 다음 타자 사토 다쓰히코까지 우전 안타로 내보내면서 무사 1, 2루 위기에 놓이자 불펜에서 고우석이 몸을 풀었다. 

하지만 박영현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루야마 마사시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선행주자 사토를 잡으면서 1사 1, 3루가 됐고, 사사가와 고헤이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왼쪽)과 노시환 ⓒ 연합뉴스
▲ 박영현(왼쪽)과 노시환 ⓒ 연합뉴스

박영현은 대회 내내 컨디션이 좋았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도 2⅓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류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한국이 지난 2일 대만에 0-4로 완패했을 때도 박영현은 6회 2사 2, 3루 위기에 등판해 3구 삼진으로 틀어막으면서 차기 국가대표 마무리투수의 자격을 보여줬다. 

선 전 감독이 박영현에게 "오승환처럼 돼라"고 했지만, 리그 최고 클로저를 꿈꾸는 박영현에게 오승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은 롤모델이었다. 프로 2년째 나이는 고작 20살이지만, 박영현은 벌써 전성기 시절 오승환이 떠오를 정도로 마운드 위에서 과감한 승부를 즐기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떠나서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야구의 뒷문을 지켜줄 영건을 발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영현은 대회를 시작하면서 "지금 대표팀에서 별명이 마당쇠다. 컨디션도 정말 좋고 언제 나가든지 자신감도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태극마크를 생각하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피칭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영현은 등판한 3경기에서 다짐을 충분히 지키며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혔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지금 불펜에서는 박영현의 구위가 가장 좋다. (마무리투수는) 박영현이나 고우석이 있으니 상황에 따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박영현 ⓒ 연합뉴스
▲ 박영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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