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까지 좌천된 역대급 2차 드래프트…후폭풍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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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후폭풍'이 거셀줄 누가 알았을까.
지난 22일에 개최된 KBO 2차 드래프트는 아마 '역대급'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날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1라운드도, 2라운드도, 3라운드도 아닌 4라운드에 지명된 40대 베테랑 외야수였다.
한화는 4라운드에서 SSG 외야수 김강민을 전격 지명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김강민은 2001년 SK에 입단해 올해까지 23년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SSG는 김강민과 은퇴와 관련해 논의를 하기는 했으나 매듭을 짓지 못했고 '설마'하는 마음에 보호선수 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했다.
그러나 한 순간의 '방심'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한화는 김강민이 여전히 선수로서 경쟁력이 있고 외야 수비의 교과서인 그가 후배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지명권을 행사했다.
김강민이 한화에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SG 선수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SSG의 간판이자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은 "SNS는 인생에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고 적으며 하루 아침에 김강민과 이별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SSG의 거포 외야수 한유섬도 "이게 맞는 건가요? (김)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갈게요"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지명에 김강민도 고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한화는 손혁 단장이 직접 나서 김강민을 설득했고 김강민은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위치한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한화에 합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결국 독수리 둥지에 합류한 김강민은 23년 동안 응원해준 SSG 팬들에게 "사랑하는 팬 여러분.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습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김강민은 올 시즌 타율 .226 2홈런 7타점 2도루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난 해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리고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면모를 보였고 여전히 경쟁력 있는 수비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외야진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
'김강민 파동'은 김강민의 한화 합류로 완전히 매듭이 지어진 것이 아니었다. SSG는 25일 "김성용 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SSG 구단은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결국 김강민을 떠나보낸 2차 드래프트가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단장이 좌천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어 SSG 구단은 "빠른 시간 안에 객관적인 인선 기준을 마련해 후보군을 선정한 뒤, 신규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신규 단장이 선임될 때까지 단장 역할은 민경삼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라고 밝혔지만 스토브리그가 한창인데 단장부터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올해 전격 부활한 2차 드래프트는 이미 시작 전부터 '역대급'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샐러리캡과 유망주 보호 등을 이유로 이름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풀린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 실제로 최주환이 키움, 우규민이 KT로 이적하면서 역대급 이적이 이뤄졌다. 그러나 단장까지 좌천될 정도로 후폭풍이 거셀줄 누가 알았을까. 이래저래 올해 2차 드래프트는 '역대급'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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