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 149㎞ 전율의 KKK에 탄성… 한가운데 던져도 헛스윙, 신인상 후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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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이 2024년 스프링캠프 들어 가진 첫 연습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연습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타격이 폭발했고, 특히 올해 가장 큰 기대가 모이는 신인 김택연(19)의 공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또렷하게 확인했다. 한때 신인상 명가로 뽑혔던 두산의 전통을 이어 나갈 선수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기록지에 남긴 것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선보였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기술 및 전술 위주의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두산은 2차 전지훈련이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 24일 미야자키 이키메구장에서 소프트뱅크 2군을 상대로 첫 연습경기를 치렀다. 두산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고루 터진 타선의 힘, 그리고 마운드의 호투 릴레이를 묶어 9-1로 이겼다. 주축 선수들이 몇몇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팀이 기대를 걸고 있는 몇몇 선수들이 힘을 내며 이승엽 두산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선발 최원준은 2이닝 동안 45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약간 고전했다. 투구 수가 많았다. 다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나름의 성과와 함께 이날 등판을 마쳤다. 불펜 릴레이가 돋보였다. 김민규(최고 구속 시속 145㎞)가 1이닝 무실점, 박신지(최고 145㎞)가 1이닝 퍼펙트 무실점, 최준호(최고 146㎞)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최종인(최고 146㎞)이 1이닝 퍼펙트 무실점, 박소준(최고 145㎞)이 1이닝 무실점, 박정수(최고 141㎞)가 1이닝 무실점, 그리고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택연(최고 149㎞)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 8이닝 무실점 역투를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타선 기대주인 김민혁이 2회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대활약을 펼치며 폭발을 이끌었다. 정수빈이 2타수 1안타 2타점을 활약했고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도 안타를 쳐 냈다. 강승호 김대한 홍성호 박준영 김인태 김기연 또한 안타를 신고했다. 두산은 이날 장단 12안타를 치며 첫 연습경기치고는 타자들이 좋은 감을 뽐냈다.
두산은 2회 1사 후 강승호의 안타에 이어 김민혁이 좌월 선제 투런포를 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2회 3득점한 두산은 3-1로 앞선 4회에는 김민혁의 안타와 김대한 장승현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추가했다. 이어 백업 선수들이 투입된 경기 중반 이후에도 차곡차곡 추가점을 내며 도망갔다. 5회 1점, 6회 2점, 7회 1점을 추가해 점수차를 벌렸고 마운드의 안정적인 계투 릴레이 끝에 9-1로 이겼다.
마운드에 선 투수 거의 대부분이 호투를 이어 간 가운데, 역시 가장 돋보인 건 9회 나선 김택연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김택연은 지난해 아마추어 최고 투수 중 하나로 손꼽혔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황준서(한화)에 이어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캠프 명단에 당당히 합류한 김택연은 1차 캠프 불펜피칭과 연습경기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17일 팀의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14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끝에 2차 캠프 초대권도 손에 넣었다.
김택연의 상승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첫 연습경기, 그것도 일본 구단을 상대로 한 경기라 여러모로 긴장이 됐을 법도 했지만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공격적인 피칭으로 1이닝을 ‘KKK’로 장식했다.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두산 투수 중 가장 빠른 구속이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였다. 게다가 공격적이었다. 149㎞의 구속뿐만 아니라 그 구속이 나오는 공을 좌타자 몸쪽으로 붙일 수 있는 제구력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부분 패스트볼 승부였지만 로케이션이 좋아 상대 타자들이 좀처럼 공을 정타로 맞히지 못했다. 한가운데 공도 헛스윙을 만들어 낼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포심패스트볼 외에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인상적인 투구였다.
김택연은 경기 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첫 연습경기였다. 마운드 위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나를 믿고 자신있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동안 해왔던 걸 이어가는 데만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내 공이 통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비공식 첫 경기였기 때문에 들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성실히 준비해 시즌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경기를 총평하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은 2000년대 들어 신인상 명가로 이름을 날렸다. 2007년 임태훈, 2009년 이용찬, 2010년 양의지가 각각 신인상을 수상하며 구단의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한때 신인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다가 2022년 정철원이 58경기에서 72⅔이닝을 던지며 4승3패3세이브23홀드(역대 신인 최다 홀드 기록) 평균자책점 3.10의 호성적을 거두며 그 명맥을 이엇다. 올해 김택연도 그 계보를 이을 선수로 기대할 만한 강렬한 인상을 이날 연습경기에서 남겼다.
타선에서는 김민혁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산 타선을 이끌어나갈 야수 기대주로 뽑혔으나 아직까지 그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는 김민혁은 이날 선발 6번 1루수로 나서 4안타 대활약을 펼쳤다. 첫 연습경기부터 선발 1루수로 출전했다는 것은 이승엽 감독이 김민혁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5년 두산의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혁은 지명 당시 동기 또래에서는 최고의 파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정작 1군에서는 그 재능을 만개하지 못했다. 1군 통산 105경기에서 타율 0.228, 7홈런에 머물렀다. 이승엽 감독이 취임한 지난해에도 기대를 모았으나 21경기에서 타율 0.138에 그치며 1군 전력으로 포함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출발은 좋다.
김민혁은 “첫 경기부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부터 감독님께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두는 것을 강조하셨다. '헛스윙이나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씀해주시면서 확실히 부담이 덜해진 것 같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 좋은 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이 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발 최원준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준비한대로 잘 되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은 시드니에서 중점적으로 연습한 것을 실험하는 기회로 삼았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범타를 유도한 점이 만족스럽다. 일본에서 타자들을 상대하며 확실히 정립한 뒤 시범경기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경기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뒀다.
2020년 10승, 2021년 12승을 기록하며 두산 마운드의 핵심으로 평가됐던 최원준은 2022년 30경기에서 8승13패 평균자책점 3.60, 지난해에는 26경기에서 3승10패 평균자책점 4.93에 머물며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했고 팀에서 선발을 소화할 만한 선수가 적지 않아 올해는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최원준으로서는 절치부심하며 2024년 시즌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유력한 선발 주자로 뽑혔던 최승용이 팔꿈치 피로 골절로 빠진 만큼 시즌 초반 최원준의 귀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와 토종 에이스인 곽빈까지 로테이션의 세 자리는 확정됐다. 여기에 4선발 후보로 최승용이 가장 유력하고 나머지 한 자리를 여러 선수들이 두고 다투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최승용이 부상으로 빠지며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최원준에게도 기회가 더 넓게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원준 외에도 이영하 김동주가 선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최원준 이영하는 경험을 앞세우고 김동주는 이승엽 감독이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차세대 선발 투수다. 이중 불펜으로 갔었던 이영하에 비해 최원준은 계속해서 주로 선발로 나섰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준호도 캠프 기간 중 좋은 평가를 받아 두산 선발진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기를 지켜 본 이승엽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였는데 투수, 야수 구분없이 모두가 좋은 모습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가을부터 1차 시드니 캠프까지 치열하게 준비한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결과보다 과정과 내용이 더 만족스럽다”면서 “선발 최원준부터 마지막에 등판한 김택연까지 투수들 모두 고른 활약을 했다. 야수들 가운데는 좋은 스윙으로 홈런을 기록한 김민혁과 김기연을 칭찬하고 싶다. 남은 연습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미야자키에서 실전 위주의 일정으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다. 당초 예정은 일본프로야구팀과 6경기를 포함해 총 7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두산은 27일 세이부, 29일에는 지바 롯데와 구춘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3월 3일에는 특별한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일본프로야구의 강자 소프트뱅크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두산은 이 연습경기를 치른 뒤 미야자키로 돌아와 캠프를 마치고, 3월 6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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