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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스타일은…쫓겨난다니까" 염경엽 감독이 오지환 백업으로 이 선수 지목한 이유 "파워"

작성일: 2024.02.25 15:15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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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염경엽 감독은 수비 하나만 되는 백업 선수로는 팀이 강해질 수 없다고 본다. 자신이 곧 그 사례다. ⓒ LG 트윈스
▲ LG 염경엽 감독은 수비 하나만 되는 백업 선수로는 팀이 강해질 수 없다고 본다. 자신이 곧 그 사례다. ⓒ LG 트윈스
▲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유격수 백업 1순위'로 지목받은 김민수. ⓒ LG 트윈스
▲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유격수 백업 1순위'로 지목받은 김민수.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수비만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나 같은 스타일은 소용 없다는 거죠. 결국 쫓겨난다니까."

염경엽 감독은 25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청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롯데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합류한 내야수 김민수에게 지난해 김민성(롯데 자이언츠)이 했던 몫을 그대로 맡기겠다고 예고했다. 유격수까지 가능한 만능 내야 백업, 그러면서도 가끔은 오지환이 쉬어야 할 때 선발 라인업에도 들어갈 수 있는 선수. 의외의 결정으로 보이는데, '수비 전문 백업' 출신 염경엽 감독에게는 그만의 이유가 있다. 

의외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김민수의 커리어 때문이다. 김민수가 롯데에서 내야 멀티 포지션을 책임졌던 것은 맞지만, 지난 3년 동안 유격수로는 12경기 46이닝 출전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는 단 1경기도 유격수로 나서지 않았다. LG에는 구본혁이라는, 신인 시절부터 낯선 포지션에 들어가도 수비 하나는 빈틈이 없었던 내야수 자원이 있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왜 김민수를 먼저 언급한 것일까. 

돌아보면 지난해 유격수 백업 1순위였던 김민성 역시 한동안 유격수와는 거리가 있었던 선수다. 염경엽 감독은 "센터라인에 들어가는 선수는 공격력을 갖춰야 한다"며 팀이 어느정도 전력을 유지하려면 수비에만 강점이 있는 선수를 라인업에 넣기는 어렵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31과 출루율 0.465, 장타율 0.517을 기록한 만년 유망주 김민수의 잠재력이라면 유격수 백업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봤다.  

▲ LG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타율 0.195에 그친, 대신 수비력으로 버티는 선수였다. ⓒ LG 트윈스
▲ LG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타율 0.195에 그친, 대신 수비력으로 버티는 선수였다. ⓒ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센터라인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돼야 한다"며 당연히 수비가 첫 번째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타격이다. 센터라인도 타격이 있어야 한다. 우리(LG)가 1번부터 9번까지 타선이 강한 것은 센터라인에 들어가는 선수들이 다 특별한 면을 가졌기 때문이다. (유격수)오지환은 홈런도 칠 수 있고 뛸 수도 있다. (2루수)신민재는 타율이 좋고 뛸 줄 안다. (포수)박동원은 홈런타자다. (중견수)박해민은 뛰는 선수다. 이렇게 특징을 가져야 강한 타순이 된다. KIA도 센터라인에 들어가는 타자들이 강하기 때문에 타선이 강하다고 보는 것이다"라고 얘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수비만 잘하면 나처럼 된다'며 통산 타율 0.195에 그쳤던 자신을 돌아봤다. 염경엽 감독은 1995년 9월 5일 쌍방울전부터 1997년 8월 23일 해태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 걸쳐 3시즌 동안 51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불명예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0년 84경기에서 타율 0.261을 쳤지만 박진만(삼성 감독)에게 완전히 밀리면서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후 프런트를 거쳐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감독, 단장까지 요직을 모두 거쳤다. LG에서는 지난해 29년 만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까지 이끌며 선수 시절의 아쉬움을 지도자로 풀었다. 그래도 '백업 내야수의 설움'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백업도 타격을 갖춰야 한다'는 지론도 여기서 나왔다. 

▲ 스프링캠프 직전 롯데 자이언츠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 ⓒ LG 트윈스
▲ 스프링캠프 직전 롯데 자이언츠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 ⓒ LG 트윈스

김민수에게는 장타력을 기대하고 있다. 김민수는 1군 통산 188경기에서 타율 0.240, 3홈런에 그치면서도 2루타는 21개를 만들어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7시즌 통산 타율 0.293에, 2루타 53개와 홈런 37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롯데 퓨처스팀에서 기록한 59안타 가운데 장타가 19개였다. 2루타 12개 홈런 7개로 장타율은 0.517에 달했다.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의 수비 실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타석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의 예를 들었다. 이 걱정이 구본혁에게 전해졌을까. 구본혁은 이날 청백전에서 백업 선수들로 이뤄진 청팀 1번타자 유격수를 맡아 중견수 쪽 2루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백팀 3루수로 나온 김민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려 실책을 유도하기도 했다. 

김민수는 3루수 자리에서 실책 2개를 기록해 수비에서는 보완점을 드러냈다. 대신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는 했다. 올해 LG 스프링캠프 첫 실전이었던 이번 청백전은 청팀과 백팀의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 LG 구본혁은 신인 시절부터 유격수 외에 2루와 3루수까지 금방 적응해내는 수비 센스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 LG 트윈스
▲ LG 구본혁은 신인 시절부터 유격수 외에 2루와 3루수까지 금방 적응해내는 수비 센스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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