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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서의 Pepper Game] 부상과 통증, MLB란 이런 곳이다

작성일: 2015.03.09 20:29 오준서 해설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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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오준서 해설위원] 1925년 뉴욕 양키스 주전 1루수 윌리 핍은 두통으로 한 경기를 결장했다. 그를 대신해 출전했던 선수가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낯설었던 루 게릭이었다. 그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이후 14년 동안 2,130경기 연속출장 기록의 금자탑을 쌓았다. 양키스의 주전 1루수였던 윌리 핍은 그렇게 3년 후 쓸쓸한 은퇴를 맞이하게 됐다. 당시 에피소드 때문에 '윌리 핍'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하루 결장을 원할 때 사용하는 핑계의 대명사가 됐다. 

윌리 핍과 반대의 경우도 있다. 16년 동안 2,632경기 연속 출장하며 루 게릭의 기록을 뛰어넘었던 사나이.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롤 모델이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의 칼 립켄 주니어가 주인공이다. 칼 립켄 주니어는 볼티모어 한 팀에서만 21년 동안 활약하며 무려 19번의 올스타전 출전과 2번의 리그 MVP를 차지했다. 명예의 전당이 원하는 진짜 명예를 가진 몇 안 되는 선수였다. 칼 립켄 주니어는 지난 2007년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입성했다. 

2015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6개월 동안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치게 된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위해서 수많은 도시를 옮겨다녀야 한다. 이동거리만 해도 한국과는 비교가 안된다. 스스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도와주는 이는 없다. 통증과 부상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때로는 선수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에 조심 또 조심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메이저리그에서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날은 개막일 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빅리그 하나만 꿈꾸며 최선을 다하는 이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에는 각 팀당 60~70명의 선수들이 머무르면서 25인의 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이미 검증이 끝난 주축 선수, 고액연봉 선수 몇몇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팀 내 부상 소식에 촉각을 기울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우승후보에서 리그 최하위로 전락했던 텍사스는 론 워싱턴 전 감독이 경기마다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던 바 있다. 경기력에 손해가 있었지만 덕분에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길더 로드리게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마이너리그 13년차로 2014시즌도 그렇게 끝나갈 무렵, 다르빗슈 유가 부상을 당하며 드라마틱하게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어 그는 2004년 이후 자식의 경기를 보지 않던 부모님 앞에서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기록했고 텍사스 팬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메이저리그란 이런 곳이다.

[사진] 2009년 우승한 양키스.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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