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빛내주셔서"…'류현진 잡은' LG 타석에선 고개부터 숙였다, 존경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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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우리끼리 고민을 많이 했어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4188일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날, LG 선수들은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는 한편 류현진을 어떻게 환영해야 할지도 고민했다. 고심의 결과는 인사. 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박해민은 헬멧을 벗어 류현진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경기가 LG 트윈스의 8-2 완승으로 끝난 뒤, 박해민은 "우리 선수들끼리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오)지환이랑 (김)현수 형이랑 (박)동원이랑 (류현진이)한국을 빛내고 돌아오셨으니까. 내가 선두타자이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인사를 하기로 했다"고 얘기했다.
박찬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이 지난 2012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그랬다. 4월 12일 한화전에서 두산 베어스 1번타자를 맡았던 이종욱 현 NC 코치는 박찬호 선배를 향해 인사하며 '코리안 특급'의 복귀를 반겼다. 13년 뒤 류현진이 상대 팀으로부터 존경을 담은 인사를 받았다.
박찬호 고문이 역대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면, 류현진은 KBO리그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로 또다른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 복귀 후 메이저리그에 더이상 미련이 없다고 할 정도로 류현진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아주 많은 것을 이뤘다.
비록 우승은 못 이뤘어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도 맡아봤다. 올스타게임 선발투수라는 영광도 누렸다.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그런 류현진을 향해 LG 선수들은 경쟁심과 함께 존경심을 안고 개막전을 준비했다. 류현진에게 인사한 박해민은 "(류현진 선배에게)고생하셨다, 정말 우리나라를 빛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존경의 의미로 선수들이 다같이 얘기해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기에도 최선을 다했다. LG는 류현진을 상대로 4회 2사까지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얻어내며 5점을 뽑았다. 실책이 끼어있어 자책점은 2점이었지만 LG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수 22승을 뽑아낸 '천적' LG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류현진의 제구가 평소와 다르기도 했다. 류현진이 던진 86구 가운데 31구가 볼이었다. 류현진이 1경기 볼넷 3개를 기록하는 것은 분명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도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개막전에 나선 LG 타자들은 끝까지 긴장감을 안고 경기했다. 4회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기록한 박해민은 "제구력이 워낙 좋아서 보더라인 끝에서 끝으로 던지는 투구가 빠른 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커브 슬라이더에 왼손타자 상대로 체인지업까지 던지시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한 투수라느 점을 느꼈다"고 감탄했다.
4회 추가 타점을 올린 홍창기도 "컨트롤이 좋아서 까다롭게 느꼈다. 투구 폼도 퀵모션이 빨랐다가 느렸다가 또 갑자기 빨라지고 하는 스타일이셔서 타이밍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선제 2타점 적시타를 쳤던 신민재는 "제구가 좋은 투수라 빠른 카운트에 치려고 했다. 왼손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이 2%인가 밖에 없다고 하셔서 직구 커브 두 가지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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