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정호연.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정호연.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정호연.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정호연.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이성필 기자] "경쟁해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

축구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중앙 미드필더 정호연(광주FC)은 합류 직전 소속팀 이정효 감독에게 크게 혼났다. 대표팀에 뽑힐 정도면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여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 이적설에도 이름이 거론됐던 정호연이라는 점에서 유럽파와는 종이 한 장 차이 신분이다. 

대표팀 합류 전 정호연은 포지션 경쟁자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을 거론하며 "어린 시절부터 황인범을 좋아했다. 많이 배우고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소감이 이 감독의 귀를 거슬리게 했던 모양이다. 정호연에게 "경쟁해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라며 똑같은 A대표팀 선수라면 우러러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위치에서 실력을 따져 감독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일단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 태국전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정호연이다. 함께 첫 발탁의 기회를 얻었던 중앙 공격수(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 HD)는 선발 출전, 왼쪽 측면 수비수 이명재(울산 HD)는 후반 28분 김진수(전북 현대)를 대신해 들어왔다. 

정호연이 뛰는 자리에는 황인범과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선발로 나서 끝까지 뛰었다. 서로의 장점이 발휘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변화의 측면에서 정호연이 26일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예정된 태국과의 4차전에 나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선발, 교체 상관 없이 뛰는 것 자체가 감사한 정호연이다. 

▲ 형들에게 섞여 열심히 뛰는 정호연,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 형들에게 섞여 열심히 뛰는 정호연,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 형들에게 섞여 열심히 뛰는 정호연,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 형들에게 섞여 열심히 뛰는 정호연,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를 이틀 앞두고 윈드밀 풋볼 클럽에서 열린 훈련 직전 취재진과 만난 정호연은 "새로운 느낌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리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스럽고 뜻깊은 기분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정효 감독의 말도 뼈에 깊이 새겼다. 그는 "감독님이 대표팀은 배우러 가는 게 아니고 경쟁해서 증명하는 것이라 하셨다. 네가 그 자리에 가서 경쟁에서 이겨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서 정말 다시 한 번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라며 웃었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안고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을까. 그는 "운동하다 보면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하는 부분이다. 언제든지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기회가 온다면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고민이 깊은 자리다. 그는 "꼭 수비형이 아니라 모든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포지션이) 그 부분이 약점이라기보다 모두가 잘 채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황 감독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호흡했던 정호연이다. 그렇지만, A대표팀은 분위가 180도 다르다. 그는 "형들에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것을 알고 말 걸어주시고 장난도 쳐준다. 조금씩 하루하루 잘 적응하고 있다"라며 고마움을 전한 뒤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김)진수 형이 정말 카리스마 있고 무서우실 것 같다. 의외로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편하게 대해준다"라며 김진수 사랑(?)을 표현했다.

어쨌든 많은 일을 겪었던 대표팀이고 태국과 비긴 것을 승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는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하고자 했던 것들을 시간이 지나고 경기를 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결정력에 대한 부분은 기회가 왔을 때 찾아온 것들에 대해서 결정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만남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결과까지 같이 챙겨올 수 있는 경기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승리 의지로 뭉친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가리(머리) 박고 뛰자"는 대표팀의 현재를 감싸는 말이 됐다. 그는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모두에게 주어진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쏟아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선배들이 박고 뛴다면 막내급인 정호연의 대처는 무엇일까. 그는 "어린 선수로서 더 먼저 하려고 해야 한다. 처음에는 방콕에 와서 너무 습하고 더워서 몸이 처지는 느낌이었다. 이제 사흘째고 적응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강점을 보여줘야 하는 정호연이다. 그는 "공간을 찾는 것과 빠른 수비 전환 등이 많이 발전하고 느끼고 있다"라며 하나씩 배우고 나아지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훈련 템포를 따라가는 것도 숙제다 그는 "많은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볼 소유 시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정립된 것 같다. 쉽게 볼을 뺏기 어렵다.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고 배우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은 정호연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자리다. 지금, 이 순간이 정말 꿈 같지만, 이제 이 순간에 왔다. 제가 할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마냥 설레고 걱정하기보다는 이제 제가 무엇을 해야 하고 경기에 나선다면 어떤 것을 해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고 믿고 실천해야 한다"라며 기량을 꼭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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