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타이거즈
▲ 26일 광주 롯데전에서 선발 9번 1루수로 나서는 서건창 ⓒKIA타이거즈
▲ 이범호 감독은 타순 선택에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이범호 감독은 타순 선택에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 구상에 골몰했다. 가장 고민을 했던 지점은 바로 선발 1루수였다. 나성범의 갑작스러운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주전 1루수로 낙점한 이우성이 다시 외야로 간 가운데, 우타자인 황대인과 좌타자인 서건창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지난 23일 광주에서 열린 키움과 개막전에서는 황대인이 먼저 나갔다. 지난해 받은 수술 여파로 올해 캠프를 2군에서 시작한 황대인은 2군 캠프에서의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시범경기에 합류해 장타를 펑펑 때리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결국 이우성 변우혁의 경쟁 구도로 시작한 KIA의 1루 자리를, 개막전에서 황대인이 차지하는 반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26일 광주 롯데전은 1루수가 바뀌었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이창진(좌익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개막전 라인업과 큰 틀에서 바뀐 건 없는데 황대인이 빠지고 서건창이 들어가면서 타순의 조정이 있었다.

사실 지금 타격감은 누가 좋고 나쁘고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민을 거듭한 이범호 감독은 결국 데이터를 믿었다. 이 감독은 “서건창이 2루와 1루 두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면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이득이 있을 것 같았다. 전에 있던 팀에서도 1루 연습을 많이 했고, 1루로도 많이 나갔다”면서 캠프 때부터 주 포지션인 2루 외에도 1루 준비 또한 착실히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서건창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데이터를 들었다. 이 감독은 “서건창이 반즈 상대로 2타수 2안타더라. 반면 황대인은 성적이 별로 안 좋았다”고 짚었다. 실제 황대인은 반즈를 상대로 통산 타율 0.083(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철저한 약세였다. 반즈는 좌완이기는 하지만, 사실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더 강한 역스플릿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서건창이 반즈를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타이밍이 맞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 감독은 반즈가 좌타자를 상대로는 두 가지 구종에 집중하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네 가지 구종을 다양하게 던진다면서 그런 이유를 추측했다. 이 감독은 “오늘 점수 차이가 많이 안 날 것 같다. 하위타선에서 찬스가 걸리면 작전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상대) 성적이 좋은 서건창을 초반에 선택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KIA는 이날 선발로 팀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최종 낙점했다. 양현종은 당초 지난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키움전에 등판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일정이 꼬였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KIA 코칭스태프가 볼 때는 다소간 변수가 있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고, 양현종은 장염 증세로 시범경기에서도 한 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런데 26일 들어오면 시작부터 일주일에 두 번 등판을 해야 했다. 양현종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 양현종의 롯데전 상대 전적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것도 변수였다. 

▲ KIA 이적 후 첫 선발 출전에 나서는 서건창 ⓒKIA타이거즈
▲ KIA 이적 후 첫 선발 출전에 나서는 서건창 ⓒKIA타이거즈
▲ 26일 등판 뒤 일요일 다시 등판하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 26일 등판 뒤 일요일 다시 등판하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이에 이범호 감독은 24일 경기를 앞두고 비로 경기가 취소될 경우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선수의 의견을 물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흔쾌히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고 코칭스태프는 그의 뜻을 따랐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이날 등판하기로 하면서 구단으로서는 가장 좋은 로테이션 일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반색했다.

이 감독은 “본인도 원래 로테이션 들어가서 던지고 싶어 하고, 우리가 봤을 때와 투수코치님과 상의했을 때도 그대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 선수가 던지고 싶은 의사를 충분히 비춰졌다”면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우리한테도 그렇고 양현종에게도 그렇게 가장 좋은 게 아닐까 해서 그대로 가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이 이날 나서면 또 하나의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27일에 던지고, 다음 주 두 번의 등판이 가능해 KIA로서는 가장 이득인 조합이다. 이범호 감독도 “양현종이 오늘 던지고 일요일에 던진다. 그 부분 때문에 양현종과 이야기를 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첫 등판인데 화요일과 일요일 두 번을 던지면 부담감이 있을 수 있어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봤다”면서 “두 번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 상태면 그 다음 주에 네일이 두 번 던질 수 있었다. 본인 의지가 중요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그렇게 판단하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단 KIA의 주중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은 양현종-네일-이의리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5선발인 윤영철의 첫 등판은 언제일까. 순번상으로는 29일 잠실 두산전이지만, 이미 23일 던진 외국인 에이스 윌 크로우가 정상적인 루틴을 밟고 들어가면 29일 등판해야 한다. 약간 겹친다. 이 감독은 “지금 순번 자체는 그대로 갈 생각이다”면서도 “두산하고 할 때 크로우가 날짜를 지키고 들어갈지, 윤영철 나온 뒤 들어갈지는 봐야 한다”고 아직 결정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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