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김하성이 고작 8000만 달러? 이정후 앞에서 홈런으로 멍군… FA 유격수 최대어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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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9‧샌디에이고)의 준비 상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을 더 개선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김하성의 방망이가 본토에 돌아온 이후 불을 뿜고 있다. 서울시리즈에서의 아쉬웠던 7타수 무안타는 이제 기억에서 잊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의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의 가치를 카운트하는 현지 언론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손길도 바빠질 전망이다.
김하성과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의 키움 선·후배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은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4연전 일정은 장군멍군으로 끝났다.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의 감독이었던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펫코파크 귀환으로도 관심을 모아 ‘멜빈 시리즈’로도 관심을 모았던 시리즈는 2승2패로 두 팀이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양팀의 시리즈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초반부터 상대 마운드를 박살낸 타선의 폭발을 등에 업고 13-4로 크게 이겨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맞췄다.
김하성은 이날 선발 5번 유격수, 올 시즌 자신의 자리에 변함없이 고정돼 맹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은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대활약을 펼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167에서 0.273으로 크게 올랐고, 출루율 또한 0.273에서 0.370으로 하루 만에 1푼 가까이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장타가 없었으나 이날 홈런과 2루타 하나씩을 추가하며 장타율도 0.455가 됐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825로 껑충 올랐다.
전날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린 이정후도 이날 볼넷 3개를 골라내며 선배 앞에서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으나 적어도 이날 활약상은 김하성이 더 좋았다. 메이저리그 선배의 자존심을 세운 셈이다. 전날 이정후가 홈런을 치자 다음 날 김하성이 홈런으로 응수하는 모습은 많은 한국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두 선수의 첫 만남은 이렇게 끝났는데, 다음 맞대결이 제법 빨리 돌아온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오는 6일부터 장소를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오라클파크로 바꿔 3연전을 치른다.
◆ 이정후도 3볼넷 잘했는데… 김하성이 너무 좋았다, 홈런 치는 유격수 증명이요
4연전에 낮 경기이기는 했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선수들의 체력은 괜찮을 때였다. 두 팀은 이날도 상당 부분 정예 라인업을 총동원하며 정면충돌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그레엄 파울리(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이 선발로 나갔다. 3루수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주전 그대로였다.
샌프란시스코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후(중견수)를 필두로 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우익수)-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타일러 피츠제랄드(유격수)가 선발 라인업을 이뤘다. 유격수 닉 아메드 정도만 빠진 라인업이었다.
선발은 마이클 킹(샌디에이고)과 달튼 제프리스(샌프란시스코)의 맞대결이었다. 특히 킹의 투구에 관심이 모였다. 오프시즌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 당시 후안 소토라는 거물을 눈물을 머금고 내준 대가로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이정후가 먼저 볼넷을 고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킹의 제구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3B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끝에 결국 볼넷으로 골라 나갔다. 그러나 후속 타자 솔레어의 유격수 땅볼 때 이정후는 2루에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가 1회 무사 1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샌디에이고의 과격한 반격이 시작됐다. 경기는 3회만에 사실상 끝이 났고, 김하성이 그 중심에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1회 선두 잰더 보가츠가 실책으로 출루한 것에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인정 2루타를 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포수 패스트볼이 나오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1사 3루에서는 매니 마차도의 적시 2루타가 터져 2-0으로 앞서 나갔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이 2S의 불리한 카운트에도 불구하고 3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커브를 받아쳐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기세를 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루이스 캄푸사노가 3점 홈런을 터뜨려 1회에만 5점을 뽑아냈다.
샌디에이고의 공격력은 2회에도 터졌다. 선두 잭슨 메릴과 잰더 보가츠가 나란히 안타를 때리고 나갔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적시 2루타가 터졌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김하성이 경기를 샌디에이고 쪽으로 기울게 하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제프리스의 초구 체인지업이 한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받아쳐 좌월 3점 홈런으로 9-0을 만들었다. 펫코파크가 뒤집어졌다.
이정후는 0-9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다시 볼넷을 골랐다. 킹의 제구가 이정후만 만나면 흔들렸고, 이번에도 공들이 사방으로 빠진 가운데 이정후는 미동도 하지 않고 볼넷을 골라 나갔다. 리드오프로 만점 활약이었다. 그러나 후속타는 불발이었고, 이정후는 3루를 밟지 못하고 다시 잔루 처리됐다.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3회에도 무사 1루에서 잭슨 메릴의 적시 2루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 매니 마차도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12-0까지 달아났다. 김하성은 이어 볼넷을 골라 이날 세 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를 이어 갔다.
이정후는 4회에도 1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과시했다.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파울을 치고 버티면서 결국 볼넷을 얻어내 끈질김을 보여줬다. 첫 한 경기 3볼넷 경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침묵했고, 이정후는 홈을 밟지 못했다. 이미 경기가 기운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야수인 타일러 피츠제랄드를 투수로 올렸는데 김하성은 자비가 없었다. 8회 이정후 방향으로 2루타를 치며 3안타, 4출루 경기도 완성했다.
김하성은 지난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두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지 못했다. 홈인 서울로 돌아와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이정후로서는 다소 아쉬운 두 경기였다. 2024년 정규시즌도 7타수 무안타로 시작했다. 약간의 찜찜한 뒷맛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당시 두 경기에서도 볼넷 하나씩은 골라 출루는 했었다.
이어 미국으로 돌아온 뒤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안타를 치며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29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1득점을 기록한 김하성은 30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로 올 시즌 첫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31일에는 4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1일 첫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전날 무안타의 아쉬움을 달랬다.
◆ 4년 8000만 달러는 너무 싸다… 기본이 1억 달러, 얼마까지 오를까
김하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고, 당장 유격수 최대어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유격수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최대어라고 해봐야 김하성과 윌리 아다메스 정도라 유격수가 필요한 시장의 관심이 치솟을 전망이다. 타이밍도 좋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유격수였던 잰더 보가츠와 2루수였던 김하성의 포지션을 바꾸기로 했다. 수비가 좋은 김하성, 공격이 좋은 보가츠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서다. 김하성은 유격수로 FA 쇼케이스에 들어갔다. 같은 공격 성적이라고 해도 유격수와 2루수는 대접이 다르다. 그리고 이미 김하성은 2루에서는 최상급 수비력, 그리고 3루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비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런 김하성을 샌디에이고가 연장 계약으로 눌러 앉힐지, 혹은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해 마지막 실리를 챙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시즌 전 김하성의 연장 계약 금액으로 4년 8000만 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와 비교한 성적이었다. 히메네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와 김하성을 비교한 것인데, 이를 고려하면 4년 8000만 달러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하성의 가치는 그 이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만 30세 시즌에 FA 시장에 나가 나이도 많지 않을뿐더러,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과 수비력이 비슷한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이 7년 1억7700만 달러에 계약했던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7년까지는 아니더라도 5년 기준으로 해도 1억 달러는 무난하게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수비력은 물론 공격에서도 평균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다. 리그에 이런 유격수를 찾는 것도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있다면 십중팔구 대형 계약을 한 선수들이거나 할 선수들이다.
김하성이 마지막으로 증명할 것은 지난 2년의 공격력이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수비와 주루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만큼, 올해 유격수를 보면서 지난해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공격에서도 ‘상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시즌 초반은 김하성의 공격 성적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인 역대 최고액(추신수 1억3000만 달러)을 향한 김하성의 질주가 이제 막 시작됐다.
이정후와 김하성의 활약이 주목되는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주요 경기는 TV 채널 스포티비 프라임(SPOTV Prime)과 스포츠 OTT 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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