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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아픈 교훈 봤나, 김혜성은 달리 움직였다… 편도 티켓으로 미국행, 이제 다저스가 기다린다

작성일: 2025.01.14 06: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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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 이후 입단식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출국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던 김혜성은 아예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14일 출국한다. 김혜성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문다. ⓒ곽혜미 기자
▲ 계약 이후 입단식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출국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던 김혜성은 아예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14일 출국한다. 김혜성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문다. ⓒ곽혜미 기자
▲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최대한 빨리 준비하기 위해 오프시즌 일정을 최대한 다듬어 진행한다. ⓒ곽혜미 기자
▲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최대한 빨리 준비하기 위해 오프시즌 일정을 최대한 다듬어 진행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고우석(27·마이애미)은 포스팅 시한 마감 직전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생각보다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은 가운데, 그래도 마지막 순간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받고 도전을 결심했다.

신체검사 등 최종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국한 고우석은 1월 6일 귀국했다. 캠프가 아닌, 2년 계약을 한 만큼 준비할 것이 꽤 많았다. 가족도 있는 고우석은 정리할 것이 더 복잡했다. 다만 출국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졌다. 한국에 있는 동안 운동을 꾸준히 했지만, 고우석이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2월 9일의 일이었다. 샌디에이고의 스프링트레이닝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고우석이 게으른 게 절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를 기억하는 한 관계자는 “에이전시와 구단이 고우석의 취업비자 발급을 서둘렀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비자가 늦게 나왔다”면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보증이 있어도 비자 발급은 대사관의 고유 영역이다.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비자 발급에 걸리는 시간까지 다 계산한 오프시즌이었지만, 이 시일이 길어진 것은 생각하지 못한 걸림돌이었다.

운도 없었다. 보통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2월 중순 투·포수를 시작으로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하고, 투·포수보다 5일 정도 늦게 야수들이 들어와 모든 세팅을 완료한다. 그런데 샌디에이고는 하필 2024년 개막전을 미국 본토가 아닌 한국에서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월드투어’ 때문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열고, 개막전 형식도 취하기로 했다.

서울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있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여독을 풀고 시차 적응을 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는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다른 팀에 비해 스프링트레이닝을 빨리 시작했다. 고우석은 말 그대로 캠프 직전에 합류했는데 몸이 정상일 리가 없었다. 계약 때문에 한국과 미국을 왕복했고, 다시 미국에 들어갔다. 바로 스프링트레이닝과 시범경기가 이어지면서 고우석을 몸을 100% 끌어올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3월에는 또 한국에 와야 했고, 시차를 넘나드는 장거리 이동에 고우석은 결국 자신의 구위를 다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한국에 오기는 했지만 서울시리즈 전 연습 경기에서 부진하며 끝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고우석은 계약 2년 차였던 2025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었지만 2024년은 그렇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자유롭게 마이너리그에 보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결국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된 채 더블A로 가서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무래도 성적 압박이 덜한 더블A에서 차분하게 구위를 되찾으라는 구단의 배려였다. 하지만 또 미국으로 장거리 이동을 해 또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고우석의 구위는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더블A 성적이 좋지 않은데 승격은 쉽지 않았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루이스 아라에스 영입이 골자가 된 마이애미와 트레이드 때 카드 한 장을 고우석으로 채우며 인연을 정리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이적 후 트리플A 무대에서 뛰었지만 경기력이 들쭉날쭉했고 끝내 연내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했다. 마이애미로서는 고우석을 올려 시즌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마무리했을 때 고우석이 2025년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김혜성 계약 이후 입단을 환영하는 LA 다저스 공식 SNS. 다저스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내야수라는 판단 하에 포스팅 전쟁에 뛰어 들어 승리를 거뒀다. ⓒLA 다저스 SNS
▲ 김혜성 계약 이후 입단을 환영하는 LA 다저스 공식 SNS. 다저스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내야수라는 판단 하에 포스팅 전쟁에 뛰어 들어 승리를 거뒀다. ⓒLA 다저스 SNS
▲ 아직 미국에서 한 경기도 뛰어 보지 못한 김혜성은 최대한 빨리 미국 현지 분위기에 적응할 필요가 있고,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자마자 전력 질주할 필요가 있다. ⓒ키움히어로즈
▲ 아직 미국에서 한 경기도 뛰어 보지 못한 김혜성은 최대한 빨리 미국 현지 분위기에 적응할 필요가 있고,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자마자 전력 질주할 필요가 있다. ⓒ키움히어로즈

결국 비자 발급 지연으로 오프시즌 계획이 꼬인 고우석은 잦은 장거리 이동에 압박감까지 겹치며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이는 시즌 내내 그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만약 고우석이 더 일찍 출국해 정상적으로 몸을 만들고 스프링트레이닝에 돌입할 수 있었다면, 혹은 서울에 오지 않고 다른 팀처럼 애리조나나 플로리다에서 계속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고우석의 문제도 있었지만 운도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26·LA 다저스)의 움직임은 사뭇 다른 것이 느껴진다. 사실 김혜성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포스팅 시한을 꽉 채웠다는 것은 비슷하다. 계약 시점도 1월 4일로 똑같았다. LA 다저스는 올해도 스프링트레이닝 소집 시점이 빠르다. 또 개막전을 일본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다시 월드투어 멤버로 선정돼 시카고 컵스와 일본 도쿄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연다.

이에 김혜성은 고우석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다른 방향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혜성은 11월 말 시장 분위기를 보는 동시에 훈련을 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현재 병역특례요원 신분이라 해외 체류 기간이 제한되어 있는 김혜성은 12월 말 귀국했다. 다만 그 사이 신체검사에 필요한 테스트 등을 모두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계약이 되자마자 바로 출국하지 않고, 신변을 모두 정리하고 1월 14일 미국으로 나간다.

고우석은 왕복 티켓을 끊고 나갔지만, 김혜성은 편도 티켓이다. 김혜성은 이번에 출국하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귀국하지 않는다. 입단식 등 최종 절차를 완료하고 구단 훈련 시설에 입소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직 다저스의 2025년 스프링트레이닝 시작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사례를 참고하면 2월 1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에게는 고우석과 달리 한 달 가까운 여유가 있다.

김혜성도 아직 비자를 받지 못한 건 똑같다. 비자 발급은 한국이 아닌, 현지에서 해결할 예정이다. 미국 외 제3국에서 비자 신청을 할 수 있는 방법 등 차선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가 언제 나올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일단 현지에서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하며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수가 최적의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에이전시 측에서 부지런히 모색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당시까지만 해도 물음표 섞인 시선을 많이 받았다. 이미 주전 유격수는 무키 베츠, 주전 2루수는 개빈 럭스로 공언한 상태였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단장이, 불과 한 달 전에 그랬다. 그렇다면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3년 1250만 달러가 다저스라는 갑부 구단에서 그렇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과 크리스 테일러라는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는 내·외야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있다. 김혜성의 자리가 애매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을 확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하며 다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럭스의 트레이드가 김혜성의 주전 2루수 무혈 입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에드먼과 테일러가 언제든지 2루로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주전 3루수 맥스 먼시도 2루 소화가 가능하다. 김혜성이 부진하다면 내야로 들어갈 수 있는 에드먼과 테일러를 믿고 외야수 하나를 로스터에 더 넣는 것도 가능하다. 조합 자체는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다저스다. 현재로서는 외야수들인 제임스 아웃맨, 앤디 파헤스 둘 중 하나가 로스터에서 빠져야 하는데 이들은 마이너리그 옵션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다저스도 로스터 제외를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

▲ 개빈 럭스 트레이드로 주전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는 했지만, 아직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진입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범경기 활약상이 메이저리그 전체 경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히어로즈
▲ 개빈 럭스 트레이드로 주전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는 했지만, 아직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진입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범경기 활약상이 메이저리그 전체 경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히어로즈

요약하면 다저스는 김혜성에 큰 기대를 걸고 영입했고, 현재 상황에서는 주전 2루수 경쟁에 나설 것이며, 개막 26인 로스터 합류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거나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저스도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기 때문에 일단 트리플A로 내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한 번 내려가면 좀처럼 올라오기 쉽지 않은 게 메이저리그 무대다. 게다가 다저스 정도의 팀 선수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김혜성은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초반 러시’를 할 필요가 있고, 팀 코칭스태프에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일부터가 전쟁인데, 한 달 가까운 전쟁 준비 시간을 그것도 현지에서 벌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차분하게 몸을 잘 만들어 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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