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이정후가 ‘고기 파티’에서 다졌을 각오… 몸은 멀리 있지만, 도약 목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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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애리조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키움은 현지 시간으로 1월 31일, 숙소 인근 한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다음 날이 휴식일이었기 때문에 선수들도 큰 부담을 가지지 않은 채 식사를 즐기며 친목을 다질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은 키움 선수단만이 아니었다. 이제는 메이저리거가 된 ‘전 키움 선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반가운 손님으로 찾아왔다. 키움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깜짝 방문해 동료들과 오랜만에 재회했다. 이정후는 선수들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등장에 회식 분위기가 더 화기애애해졌음은 물론이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팀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잡아 ‘바람의 손자’라는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정후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키움에서 뛰며 1군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1181안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그리고 2023년 시즌 뒤 소속팀 키움의 허가를 얻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타진했다. 이미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잭팟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건너갔다. 더 큰 꿈을 찾아 떠나면서 동고동락했던 키움 선수단과는 잠시 작별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키움을 잊지 않고 있었다. 키움은 이정후의 친정팀이자 뿌리이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갔기에 언젠가 KBO리그로 돌아올 때는 또 키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이정후도 사적으로 친한 동료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외로움을 털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시즌에서 수비 도중 어깨를 다치는 큰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접은 이정후는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로는 어깨 재활에 매달렸다. 지금은 부상 부위가 완치된 상태로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그런 이정후는 한국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지난 1월 12일 출국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트레이닝은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에서 열린다. 이정후도 캠프에 합류하기 전 근처에 근거지를 만들었고, 역시 애리조나에 짐을 푼 키움 선수들과 반갑게 재회할 수 있었다.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그리고 올해 김혜성까지 총 5명의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했다. 이들은 항상 친정팀을 잊지 않고 캠프 때마다 옛팀 동료들을 챙기곤 했다. 키움이 애리조나에 전지훈련장을 마련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키움 캠프에서 훈련을 한 뒤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연히 선수와 메이저리그의 노하우가 녹아들 수 있는 여건이었다.
모처럼 동료들을 만나 스스로도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낸 이정후는 “며칠 전 몇몇 선수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 자리를 가졌지만, 선수단 전체를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이다”며 “너무 반가웠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시즌 키움의 선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키움도, 이정후의 상황이 크게 다른 것 같지만 또 따지고 보면 ‘도약’이라는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키움은 객관적인 전력의 약세를 버티지 못하고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LA 다저스)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올해는 전력이 더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많은 이들이 키움의 3년 연속 최하위를 예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큰 기대 속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지만 어깨 부상 탓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어깨 부상 이전 성적도 아주 만족스럽다고 볼 수는 없다.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10, 2홈런, 8타점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41로 리그 평균 아래였다. 타구 속도나 기타 세부적인 수치는 나쁘지 않지만 그것이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부상 핑계를 댈 수 있었으나 2년 차인 올해는 그런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올해도 부진하면 대형 계약에 대한 압박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서로가 도약이 필요한 가운데 같은 꿈을 품고 있는 이들은 이제 서로의 일정에 따라 갈 길을 간다. 키움은 애리조나 1차 캠프를 마친 뒤 대만으로 넘어가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진행한다. 이정후는 조만간 시작될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다시 뛴다. 서로가 증명해야 할 것이 남은 가운데, 내년 이맘때는 그 목표를 이루고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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