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은 불가요' 김민재, 뮌헨의 대의를 위한 대담한 선발 제외 요청…통증 참은 괴물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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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얼마나 힘들었으면 직접 휴식을 요청했을까.
'철기둥' 김민재가 스스로 보수를 요청했다. 혹사 수준의 경기를 소화하면서 탈이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심리적으로도 외부의 비판이 계속되니 무덤덤하게 넘기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독일 종합지 '빌트'는 21일(한국시간) 뮌헨 담당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를 영상 뉴스에 내세웠다. 요지는 이렇다. "뮌헨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잠시 선발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라고 전했다.
빌트는 뮌헨 내부 소식을 거의 가족 수준으로 알고 있다. 필요에 따라 뮌헨이 빌트나 축구 전문 키커에 흘려 유용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김민재가 직접 뱅상 콩파니 감독에게 요청해 이뤄진 일이라고 한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철인 수준으로 뛰었다. 필드플레이어 기준으로 리그의 경우 21경기 1830분을 소화했다. 22경기에서 1980분을 뛴 요슈아 키미히 다음으로 많다. 포지션 특성상 중앙 수비는 쉽게 교체되지 않는다. 김민재의 수비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가 19경기 1673분을 소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많이 뛴 셈이다.
여기에 조기 탈락한 독일축구협회(DFB) 포칼도 3경기 232분으로 역시 키미히(270분) 다음으로 많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도 9경기 754분을 뛰었다. 10경기를 뛴 키미히(900분), 9경기 우파메카노(810분), 해리 케인(766분) 다음이다.
모든 공식 대회를 더하면 키미히 다음으로 많이 뛴 것이 확인됐다. 아킬레스건 통증이 확실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통을 견디며 콩파니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길게 보면 지난 시즌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왔다. 체력 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했고 활용하는 근육도 달라 부상 위험이 컸지만, 이를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뮌헨이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는 바람에 김민재가 팀의 수준에 맞지 않는 중앙 수비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의 속을 모르는 뮌헨 전설들은 김민재 역량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특히 로마르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뮌헨에서 뛰면 안 되는 선수다.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라며 모독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빌트나 키커 등은 김민재가 아무리 잘 뛰어도 평점 테러를 했다. 89분을 잘하고 마지막에 한 차례 실수가 나오면 이를 빌미로 최하 평점을 부여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김민재는 묵묵히 견뎌냈다. 올 시즌 우파메카노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것은 시즌 중간 아시안처럼 단일 대회가 없어 집중력을 살리기 좋기 때문이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역시 일정이 유리했다. 중동 2연전으로 시차, 체력 손해 없이 독일로 돌아가 연속성을 보일 수 있었다.
김민재가 아킬레스건과 무릎 통증을 참아가며 뛰는 이유는 명확하다. 절실함 때문이다. 뮌헨이라는 대형 팀에서 주전에서 밀려 벤치 요원이 될 경우, 언제 선발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김민재는 지난해 스포티비뉴스에 "페네르바체나 나폴리에서 한 경기에 90의 체력을 쏟는다면 뮌헨은 120이다. 정신적으로도 정말 빡빡하다"라며 주전 자리를 잃지 않으려 몸과 마음을 확실하게 다져야 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매체는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마도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내린 결단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즉 김민재는 팀에 손해를 끼치기 싫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 해석 가능하다.
멀리 보면 우승을 원하는 뮌헨에도 이득이다. 뮌헨은 24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을 치른 뒤 3월 1일 슈투트가르트와 24라운드로 향한다. 일주일 간격이라 프랑크푸르트전을 쉬어 간다면 어느 정도 회복의 여유를 얻을 있다.
이후 중요한 경기가 있다. 3일 레버쿠젠과의 UCL 16강 1차전 홈경기가 기다린다. 12일 2차전은 원정이다. 두 경기 사이에 보훔과의 25라운드가 있다. 상대적으로 리그 순위에 여유가 있어 레버쿠젠과 2경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 복귀 시점이 미정이라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는 1무 1패였다. 올 시즌은 포칼을 더해 2무 1패다. 무승을 깨려면 수비 집중력이 정말 중요하다. 지난 16일 22라운드 겨루기에서도 공격진이 침묵한 가운데 0-0으로 비겼다. 김민재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었던 경기다.
올 시즌 UCL 결승은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다. 홈에서 레버쿠젠이 혹시라도 결승전을 치른다면 자존심 상할 일이다. 자기희생으로 대의에 힘을 보태는 김민재다.
대체자는 에릭 다이어 또는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이토 히로키가 될 전망이다. 다이어는 우마메카노가 부상이나 휴식으로 빠지면 대체자로 활약했다. 이토는 김민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뮌헨에 왔다. 자기 역량을 보일 기회다. 레버쿠젠전에서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등장했다.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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