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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흑역사를 향해 달려가던 선수… 올해는 병원 탈출하나, 시작부터 ‘158㎞ 쾅’ 조짐이 좋다

작성일: 2025.03.10 11: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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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활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텍사스 우완 제이콥 디그롬
▲ 올해 부활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텍사스 우완 제이콥 디그롬
▲ 텍사스 이적 후 곧바로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던 디그롬은 올해 경력 최대의 갈림길을 맞이하고 있다
▲ 텍사스 이적 후 곧바로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던 디그롬은 올해 경력 최대의 갈림길을 맞이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이콥 디그롬(37·텍사스)는 의심의 여지없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였다. 선발로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앞세운 디그롬은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디그롬은 1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수치였다.

그런데 ‘최고 투수’라는 호칭에는 ‘건강하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이 항상 따라다닌다. 구속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파워 피처에게는 항상 부상 위험성이 존재하고, 디그롬도 근래 들어 그 벽을 넘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디그롬은 2021년 15경기, 2022년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잔부상이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아무리 최고 투수라고 해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었다.

그래서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디그롬을 누가 잡아가느냐는 큰 화제였다. 최고 투수이기는 하지만 원 소속 구단인 메츠조차 3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주는 것을 꺼릴 정도의 부상 경력이 있었다. 여기서 나선 팀이 바로 성적이 급했던 텍사스였다. 텍사스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디그롬과 5년 총액 1억8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텍사스도 디그롬이 매년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건강하게 던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150이닝 이상만 제 정상으로 던져줘도 연봉값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만큼 디그롬의 구위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디그롬의 몸은 텍사스의 생각 이상으로 망가졌다. 2023년 디그롬은 6경기에서 30⅓이닝을 던진 뒤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다. 개인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였다. 시작부터 부상으로 사실상 두 시즌을 날린 것이다. 디그롬은 지난해 막판 복귀해 3경기에 던졌다. 텍사스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9경기, 41이닝 소화에 그쳤다.

지난해 막판 구위는 전성기보다 떨어져 있다는 평가였다. 자칫 잘못하면 텍사스 구단 역사상 최악의 투수 계약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첫 시즌이었고, 완벽하게 예열이 되지는 않았다는 두둔도 있었다. 결국 올해 성적이 중요한 가운데 시작은 좋다. 예전의 구속을 찾아가면서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디그롬은 9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을 완벽하게 막고 상큼한 출발을 알렸다. 동료들보다 다소 늦게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 디그롬은 이날 2이닝을 31구로 막아내면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바비 위트 주니어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이날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98마일(약 157.7㎞)까지 나왔다. 

▲ 디그롬은 2025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최고 98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며 부활을 기대케 하고 있다
▲ 디그롬은 2025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최고 98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며 부활을 기대케 하고 있다

앞으로 빌드업 과정이 있어야겠지만 텍사스는 디그롬의 몸 상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개막전 등판과 같은 훈장을 챙겨줄 생각은 없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우선이다. 개막 로테이션 순번도 5번으로 빼놓는다는 구상을 마쳤다. 디그롬 또한 “계획에 대해 구단과 토론한 뒤 나도 이해를 했다. 목표는 가능한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가능한 많이 팀 승리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비록 부상으로 지난 2년을 사실상 날렸고, 역시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 직전 2년을 더하면 절정으로부터 4년간 공백기가 있다. 그럼에도 건강한 디그롬은 여전히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디그롬은 올해 4000만 달러, 2026년 3800만 달러, 2027년 3700만 달러의 연봉이 남아있다. 부상으로 한 번만 더 장기 이탈을 한다면 이후 투구 내용과 관계없이 텍사스 구단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가 유력하다. 위기에서 에이스의 부활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디그롬의 부활은 오는 3월 18일과 19일 도쿄시리즈(스포티비 중계)로 시작되는 2025년 메이저리그 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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