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63분 45분 63분 45분 76분...손흥민 '풀타임 NO', 월드컵에서도 짧게 쓰고 폭발시킬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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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조용운 기자] 손흥민(33, 로스앤젤레스FC)의 A매치 출전시간 감소 추세가 계속됐다.
'홍명보호 캡틴' 손흥민은 다시 한 번 90분 완주에 실패했다. 골은 아름다웠지만, 경기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손흥민의 활용법을 확실하게 보여준 대목이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6개월 남짓, 손흥민의 폭발력을 언제 가동할지 홍명보호가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지점이 됐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은 경기 흐름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이 완전히 지배한 경기였다. 볼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로 사실상 본선에서 만날 1승 목표 팀과 다름없다.
홍명보 감독은 강팀들에게 꺼내는 스리백 대신 플랜A의 포백을 가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지션 라인을 끌어올리고 양쪽 풀백을 전진시키며 한국은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전반 내내 볼 점유율을 압도했음에도 마무리에서 고전했고, 후반 초반까지도 공방전이 이어졌다.
경기 양상을 바꾼 건 역시 손흥민이었다. 후반 10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을 꿰뚫었다. 단 한 번의 킥으로 경기의 균형이 무너졌고, 볼리비아의 감독 역시 "프리킥 골 하나에 분위기가 넘어갔다"라고 인정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A매치 139경기 54골째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멕시코전 이후 두 달 만의 득점이자 차범근 전 감독(58골)의 한국 최다 득점 기록을 4골 차로 좁히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기쁨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1분 교체 보드에 자신의 번호가 올라오자 천천히 김민재에게 다가가 주장 완장을 넘겨준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근래 A매치 흐름처럼 이번에도 90분을 채우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출전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흐름은 이미 9월 A매치 시리즈부터 시작된 변화다. 미국전 63분을 시작으로 멕시코전 45분, 브라질전 63분, 파라과이전 45분 그리고 이날 76분으로 항상 풀타임이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기용 방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표면적으로는 “특별히 시간을 조절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홍명보 감독의 전략 변화가 영향을 줬다. 월드컵 본선이 확정되자 홍명보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는 스리백과 수비 집중 플랜을 실험하고 있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두되 한정된 공간에서 고강도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역할로 변화했다.
손흥민이 계속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는 이유다. 볼리비아전도 포백으로 달라졌으나 손흥민의 위치는 가장 앞선 가운데였다. 원톱으로 손흥민은 볼리비아 수비에 고전했다. 경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부분에서는 아쉽긴 해도 역시 프리킥 결승골이 말해주듯 손흥민의 번뜩임은 대표팀 최고 수준이다.
홍명보 감독은 볼리비아전 종료 후 “특별한 이유는 없다. 손흥민은 몸 상태가 좋아서 선발로 뛰는 게 맞았다”고 말했다. 출전 시간 관리가 의도된 실험이었음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은 "오현규와 조규성은 팀에 합류한지 이틀됐다. 유럽에서 건너와 하루 쉬고 경기하는 건 쉽지 않다"며 "조규성을 교체로 준비시켰고, 오현규는 가나전에 선발로 나선다"라고 했다.
결국 손흥민은 가나전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벤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손흥민은 여전히 단 한 번의 터치로 경기를 뒤집는 특별한 선수지만, 월드컵에서는 90분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내년 미국의 폭염과 34세가 되는 손흥민의 나이를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변화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이전에도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해 출전시간 조절에 따른 조커로 기용도 암시했었다. 실제로 손흥민을 60~70분 강하게 쓰고, 이후 오현규, 조규성 같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마무리하는 전환을 반복해서 그려나가고 있다. 이 흐름은 앞으로의 모든 평가전과 월드컵 조별리그 전략을 관통하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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