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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WC 예선] "폭력도 경험 됐다"…'능구렁이' 포사티

작성일: 2016.10.06 06:00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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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축구 국가 대표팀 호르헤 포사티 감독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도곤 기자] 호르헤 포사티(우루과이)는 능구렁이 같은 백전노장이었다.

카타르 축구 국가 대표팀 포사티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조별 리그 A조 3차전 한국과 경기를 앞두고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포사티 감독은 에콰도르, 카타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많은 리그를 옮겨 가며 팀을 맡았다. 알 사드(카타르),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알 아인(UAE) 등 프로 팀은 물론 카타르 국가 대표팀만 두 번째다. 서아시아 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포사티 감독은 축구 변방을 떠돌아 다닌 감독으로 볼 수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명문 팀을 맡은 적은 없다. 2004년 1년 6개월 동안 우루과이 대표 팀 감독으로 있었던 것이 가장 화려한 커리어다.

변방을 떠돌아 다녔지만 포사티 감독은 전혀 상관없는 한국에서 유명하다. 2011년 알 사드 감독으로 있던 포사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수원과 경기를 치렀다. 당시 나온 엄청난 장면은 아직까지도 수원 팬들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 있다.

알 사드는 후반 38분까지 1-0으로 앞서 있었다. 이때 수원의 최성환이 볼 경쟁을 하다 넘어졌다. 공격을 시도하던 수원은 경기 중단을 위해 볼을 터치라인 밖으로 차 냈고 치료 과정 후 경기가 속개됐다. 일반적으로 경기 중단을 위해 한 팀이 볼을 바깥으로 내보낼 경우 스로인 기회를 얻은 팀은 상대 팀에 공을 돌려 준다. 누구나 다 아는 축구 상식이자 관례다. 알 사드는 이 관례를 깨 버렸다. 

공을 넘겨 줄 것으로 여긴 수원 선수들은 모두 서 있었다. 알 사드는 스로인 후 수원 진영을 향해 길게 공을 찼고 마마두 니앙이 순식간에 공을 받아 선수 한 명 없는 수원 진영을 지나 골키퍼 정성룡(현 가와사키 프론탈레)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

니앙은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포사티 감독 역시 환호했다. 부끄러운 골을 넣고 기뻐했다. 수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격분해 항의했고 알 사드도 이에 맞섰다. 경기는 재개됐지만 신경이 날카로워진 두 팀 선수들은 곧 충돌했다.

비신사적인 골에 흥분한 한 관중이 난입해 알 사드 선수에게 항의했고 알 사드 선수는 이 관중을 밀어 버렸다. 수원 선수들은 자신의 팬에게 한 행동에 격분했고 폭력 사태로 번졌다. 경기를 뛰던 선수들은 물론 대기하고 있던 교체 선수들, 코칭스태프까지 난입해 아수라장이 됐다. 피를 흘리는 선수가 있었고 수원의 게인리히는 포사티 감독의 멱살을 잡았다.

심판의 중재로 상황은 중단됐지만 주먹을 휘두른 스테보와 고종수 코치는 퇴장당했다. 친정 팀을 상대한 이정수(현 수원)는 알 사드 동료들에게 비신사적인 골을 넣었으니 한 골을 그냥 주자고 설득했으나 통하지 않자 자진해서 그라운드를 나왔다. 경기는 0-2 수원의 패배로 끝났다.

AFC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었다. 포사티 감독은 5년 만에 그 현장을 카타르 감독으로 다시 찾았다. 백전노장의 능구렁이 같은 태도는 기자회견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포사티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포사티 감독은 "당시 경기가 폭력 사태도 있었고 좋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은 역사적으로도 배울 수 있다"며 오히려 자신에게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포사티 감독은 "일단 다가올 한국전에 집중하겠다"며 급하게 마무리했지만 당시 폭력 사태를 감독으로서 긍정적으로 보는 행동을 취했다. 부끄러운 장면에 조금도 난처한 표정은 없었다. 말 그대로 능구렁이 같이 넘어갔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감독의 자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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