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최원태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우완 최원태 한 명 뿐이었다. 창단 후 역대 최고 금액(110만 달러)에 영입한 션 오설리반이 퇴출되고 5월 제이크 브리검이 입단하는 사이 앤디 밴 헤켄도 어깨 통증으로 재활하면서 외국인 원투펀치가 증발했던 넥센 마운드에서 전반기 유일한 소득이었다.

최원태는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뿌려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직구 평균 구속이 143.3km에 머물렀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심 패스트볼도 141.9km에 그치고 있다. 대신 체인지업, 커브 비중을 늘리면서 제구 위주의 투수로 변모하고 있다. 스스로 강하기보다는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하며 생긴 변화다.

전반기를 마친 최원태는 "시즌을 시작할 때 선발로 나갈지 몰랐다.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주신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에 불안할 때도 많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했다. 지금은 1군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1경기 1경기마다 느끼는 게 있고 배우는 게 있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지난해 1군 첫 시즌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7.23에 그쳤던 최원태는 올해 16경기에 나와 7승6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하며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도 노려보고 있다. 그는 "10승은 연연하지 않는다. 풀타임 첫 시즌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 때마다 6이닝 씩은 던지는 게 더 큰 목표다. 평균자책점도 4점대로 낮추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이닝 이터가 되고 싶은 최원태에게 12일 잠실 두산전은 큰 공부가 된 경기였다. 최원태는 이날 5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불펜 방화로 8승을 날렸다. 두산은 장원준이 2회 3실점하면서 패전 위기에 처했지만 7이닝을 버틴 끝에 김재환의 9회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최원태는 "그날 장원준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승리는 하지 못하셨어도 7회까지 끌고 가셨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승리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도 사실은 제가 진 것이다. 이닝을 길게 끌어주는 게 선발의 역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느낌 점을 밝혔다.

지난해 힘으로 던지면서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힘과 구위가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던 최원태는 올해 "이상하게 이닝이 지날 수록 힘이 더 난다. 경기 중반부터는 한 타자 한 타자를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진다"며 달라진 점에 대해 설명했다. 한 걸음 성장한 최원태가 후반기까지 팀의 '효자 선발'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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