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국민 타자' 이승엽(41. 삼성)이 마지막 골인 지점을 향해 가고 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승엽은 전반기서 타율 2할8푼3리 16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만 나이로도 마흔을 넘긴 선수의 성적으로는 최상급의 결과다. 

특히 홈런이 그랬다. 이승엽은 러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 내 홈런 1, 2위를 다퉜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나는 홈런 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마지막 시즌은 홈런을 많이 치며 마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목표였던 30개까지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팀 내에서 톱클래스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과 약속을 지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자신의 전반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점수로 매겨 달라는 질문에 그는 "60점 정도"라고 답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일상이 된 선수라고 하지만 너무 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그 이상의 점수를 주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엽은 "성적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맘에 걸리는 대목이 몇 가지 있다. 때문에 60점 이상은 주기 힘든 전반기였다고 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걸리는 대목은 득점권에서 약세와 팀 성적이다.

이승엽은 주자가 있을 때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주자 있을 때 타율이 2할9푼이었고 주자가 없을 땐 2할7푼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 기록에 만족하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이 2할4푼1리에 그쳤고 주자 있을 때(6개)보다 주자 없을 때(10개) 홈런이 좀 더 많은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승엽은 "득점권에서 내가 좀 더 잘했다면 팀이 보다 많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을 것이다. 득점권에서 보다 좋은 타격 내용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9위로 끝난 팀 성적도 이승엽을 웃지 못하게 한 이유가 됐다. 마운드 운용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며 삼성은 전반기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이승엽은 "변명은 필요 없다. 어디까지 가겠다는 목표도 없다. 눈앞의 1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하나씩 길이 보일 것이다. 후반기엔 보다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팀 성적은 이승엽 혼자 어찌해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삼성은 분명 전반기 초반보다는 나아졌지만 그 과정에서 백정현 장필준 등에 대한 과부하 걱정이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만에 하나 그들이 지금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삼성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이제 남은 경기는 50여 경기뿐. 많다면 많지만 급하게 마음 먹자면 급해질 수 밖에 없는 숫자다. 이승엽이 남은 경기에서 모자란 40점을 채울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그는 팀과 함께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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