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김광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다승왕은 하고 싶었어요. 내가 이기면 팀도 이기는 거잖아요. 탈삼진왕, 평균자책점 1위보다는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SK 와이번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품격이 엿보이는 한마디였다. 김광현은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⅔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 호투로 개인 통산 130승을 달성했다. 시즌 11승(2패). SK는 4-2로 이겨 6연승을 질주했다. 

김광현의 130승에는 각종 수식어가 붙었다. 역대 좌완 가운데 송진우(한화, 210승) 다음으로 2번째였고, 현역 좌완 최다승을 기록했다. 우완까지 통틀면 역대 9번째 기록이고, 배영수(두산, 138승) 윤성환(삼성, 132승)에 이어 현역 최다승 3위다. 

선동열 다음으로 어린 나이에, 그리고 빨리 대기록과 마주했다. 선동열 30세 4개월 25일의 나이로 261경기 만에 130승을 달성했다. 130승 당시 승률은 0.813에 이르렀다. 김광현은 30세 11개월 14일의 나이로 286경기 만에 130승 고지를 밟았다. 승률은 0.640으로 역시나 선동열 다음이었다. 

김광현은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에게 먼저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야수들에게 고맙다. 투수는 야수들의 도움을 받아 플레이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운드에서 팀을 믿고 공을 던지자 더 빠르게 승수가 쌓였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어릴 때는 이닝마다 전력투구를 했다. 5이닝 무실점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5이닝에 100구를 넘길 때도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요즘은 6이닝 3실점을 생각하고 던진다. 이닝을 더 길게 끌자는 생각이 강해졌다. 점수를 줘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고 믿고 던진다. 그래서 승수도 잘 쌓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수 조장인 김광현의 마음가짐은 고스란히 동료 투수들에게 전달된다. 김광현은 틈이 날 때마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에게 마운드에서 긍정적으로 버티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덕분에 풀타임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로 꾸려진 SK 불펜진이 팀이 선두로 치고 나가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었다. 

김광현은 "투수 조장을 처음 맡아서 잘 이끌 수 있을까 부담이 됐다. 불펜들이 잘 던지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변 한마디 한마디에 팀을 생각하는 김광현의 마음이 묻어났다. 이런저런 대기록을 떠나서 팀이 더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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