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경구(왼쪽) 이선균.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설경구와 이선균이 영화 '킹메이커'로 뭉쳤다. 내년 대선을 앞둔 겨울, 묵직한 정치드라마가 관객을 찾아온다.

13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 

'불한당'으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이 다시 뭉치고, 신뢰의 배우 이선균이 호흡을 맞췄다. 공개된 '킹메이커'는 진한 브로맨스에 정치드라마라는 장르를 가미하고, 목표를 향하는 길은 어때야 하는가를 묻는 진득한 메시지를 녹여낸 작품이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를 아우르는 정교한 미술과 시대상도 볼거리다. 

대권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 김운범, 그리고 그와 함께한 전략가 서창대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정치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설경구는 작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삼은 정치인 김운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설경구는 "우리나라의 위인같은 인물이 모티프가 되셨다"며 "그분을 모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저는 김운범을 위해 모사해 나가야 하는데 그분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서 중간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건 연설이다. 그런 걸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톤을 잡아야 하는지 난감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톤을 잡아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부담스러웠다"며 "처음 책(시나리오)을 받았을 때는 실제 인물(김대중) 이름이 배역 이름이었다. 너무 부담스러워서 이름을 바꿔달라 해서 김운범이 됐다 그 이름 하나로 마음의 짐을 조금 덜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실존 인물의 것을 가져왔냐 하면, 저는 최대한 안 가져오려고 했다"면서 "최대한 김운범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김대중 대통령님 생존의 모습을 따라한다거나 할수도 없고 될 수도 없어서 텍스트에 쓰여진 김운범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선균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거 전략의 귀재 서창대로 분했다. '그림자'로 불리며 선거팀의 막후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이선균은 "다 모티프가 있는 롤이지만 제 역할은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했다"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이 사람이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에만 있어야 하는지였다. 당위성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창대에 대해 "복잡한 인물이다 출생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고 과시하고 싶지만 감춰야 하는 고뇌가 있다"며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하며 연기했고 감독님께도 질문을 많이 던졌다. 그런 고민과 환경을 생각하신다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영화를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창대를 향한 여러 수식어 중에서는 '그림자'가 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설경구, 변성현, 이선균.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왼쪽부터 설경구, 변성현, 이선균.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변성현 감독은 실존 인물이 모티프가 된 극중 캐릭터들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삼았다기보다는 그분의 자서전을 읽다가 거기에 있는 몇 줄 밖에 쓰이지 않은 한 남자에 호기심을 가졌다"면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기 걸맞게 정보가 별로 없었다. '선거의 귀재'였다는 설명에 야사로 불리는 '썰' 위주의 구전되는 이야기가 많더라. 이런 이야기라면 장르적으로 영화적으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그곳에 집중하며 포커싱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또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는, (서창대라는) 이 인물에 대해서 정확한 자료가 크게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 배경을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여서 거짓말을 하지 말되 그렇다고 다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어느 정도 공존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변성현 감독은 특히 "'킹메이커'가 스타일리시한 것으로 홍보가 돼 있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흡족한, 자신있는 부분은 연기다. 그 부분을 가장 잘 담아낸 것 같다.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며 배우들의 연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 설경구.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설경구는 함께한 배우들에 대해 "눈에 보이는 영향만이 아니다. 이선균씨뿐 아니라 우리 보좌관들까지 참 재미있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게 아닌가. 화면 밖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선균은 이에 설경구를 향해 "롤모델 같은 분"이라며 "서창대가 김운범을 바라보듯 연기했던 것 같다. 듬직한 큰형 같았다. 어떤 것을 표현해도 다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했다"고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 설경구.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킹메이커'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영화로도 주목받았다. 실존 인물에 바탕을 뒀기에 더 눈길을 끌고 있지만, 두 배우와 감독은 대선 정국과는 무관하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

설경구는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어떤 메시지를 주려 했던 것은 아니다. 개봉 또한 코로나 시국에 미루고 또 미루다가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뭔가 조금 더 올라오겠다 해서 개봉일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지를 던지기 위해 목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하며 "보시는 분들 마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각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의 전작 '불한당'을 언급하며 "저는 '불한당'을 변성현 감독과 했고 그 믿음이 컸다. 외피는 정치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 부담스럽지만 변성현 감독을 믿고 했다. '불한당'의 좋은 추억이 '킹메이커'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설경구, 변성현, 이선균.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선균 또한 "이 영화가 고증을 위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치영화라 생각하지 않고 참여했다. 정치를 다루지만 시대에 따라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봉 시기는 우연찮게 겹친 것 같다. 질문은 받곤 하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봐주실 것인가가 더 크다"고 힘줘 말했다.

▲ 변성현 감독.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변성현 감독 또한 선거 정국을 앞두고 개봉하는 데 대해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하고 있다. 두 선배가 언급하셨다시피 개봉 시기가 의도한 것이 아니다"며 "장르영화, 상업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이 인물에게 매혹을 느낀 것은 이것이 장르적일 수 있겠다, 장르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정치적 시대배경을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 늘 고민한 물음이 있었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 정당하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가"라며 "저는 정치와 시대는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며 그 시선을 바꾸는 작업도 했던 것 같다. 정치뿐 아니라 인간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는 질문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정치인 김운범을 빛으로, 전략가 서창대를 그림자로 표현한 변성현 감독은 "빛과 그림자라는 모티프는 연기 이외에 조명과 미술로도 표현했다. 배우들에게 주문한 것은, 경구 선배님은 더 커보이길 원했다. 빛이 더 커 보이고 밝게 보이길 원했다"고 설명하기도. 변 감독은 "설경구 선배에게 '불한당' 때는 체중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더 큰 사람, 담대한 사람'이길 바랐고, 풍채가 큰 사람이었으면 해서 살을 찌워달라고 했다. 너무 찌워서 중간에 빼달라고 해야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킹메이커'는 위드코로나 시대와 함께 연말 개봉을 확정하고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와 함께 극장가의 위기감도 커져가는 분위기기지만 설경구는 ""큰 결심을 했다"면서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 '킹메이커'는 오는 12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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