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칼텍스 김유리 ⓒ KOVO
[스포티비뉴스=장충, 김민경 기자] "인터뷰한대서 뭐 잘못한 줄 알았어요. 조금 놀랐어요."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러 나선 김유리(30, GS칼텍스)는 얼떨떨했다. GS칼텍스가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3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14, 25-13)으로 완승한 뒤였다. 김유리는 2세트부터 출전해 블로킹 1개 포함 7점을 올리며 오랜만에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올 시즌 처음 인터뷰실을 찾을 정도로 코트에 나설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김유리는 코트를 누비는 시간 보다는 웜업존에서 후배들과 함께 동료를 응원하는 시간이 더 늘고 있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웜업존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김유리의 그런 마음가짐을 잘 알고 있었다. 차 감독은 "(김)유리가 우리 팀에서 고참 선수다. (한)수지랑 (오)지영이 다음 고참이다. 우리 팀에 오래 있었고, 고참 선수가 웜업존에 빠져 있으면 스스로 다운될 수 있다. 그런데도 늘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제 몫을 해주는 선수라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김유리는 차 감독의 마음을 전해 들은 뒤 "흐름상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선수가 있으면 어깨도 주물러 주고,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도 해준다. 블로킹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타이밍을 알려주고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려 하는 편이다.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더 잘 뛰는 선수가 당연히 뛰는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이날 외국인 공격수와 김희진(백신 접종)까지 빠진 IBK기업은행을 상대하면서 세트마다 초반에 승기를 잡으면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까지 고르게 활용할 계획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2세트부터 김유리를 본격적으로 투입한 배경이다. 김유리는 세터 안혜진과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사령탑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김유리는 "경기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3세트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2세트에 들어갔다. 처음에 (안)혜진이랑 호흡이 잘 맞았다. 혜진이가 믿고 써줘서 경기를 잘 풀어 나간 것 같다"고 세터에게 공을 돌렸다. 

코트 안이든 밖이든 앞으로도 팀 분위기를 밝게 이끄는 게 김유리의 목표다. 그는 "다들 내가 밝은 스타일인 줄 아는데, 나는 매우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린다. 중요한 자리에 있다 보니까 성격이 바뀐 것 같다. 그래서 춤도 추고, 애들 앞에서 밝게 보이려 하다 보니 바뀐 것 같다. MBTI가 ISFJ"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차 감독은 이날 굳이 김유리에게 조금 더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블로킹에서 조금 더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차 감독은 "유리가 내 옆구리를 잘 찌른다. 이 말을 하고 찔릴까 걱정"이라고 유쾌하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김유리는 "감독님 옆구리를 찌르고 하는 게 예의없어 보일 수는 있는데, 장난을 잘 받아주신다"고 답하며 웃은 뒤 "감독님 말이 맞다. 블로킹에서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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