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똥+원숭이' 충격의 경기장에 안세영이 돌아온다…인도 결국 '원숭이 언어 전문가' 3명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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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새똥에 원숭이까지'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던 인도가 결국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특단의 대책을 꺼냈다. 경기장에 원숭이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른바 '원숭이 언어 전문가'까지 고용했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다. 2009년 하이데라바드 대회 이후 17년 만에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이다. 대회 장소는 지난 1월 인도오픈이 열렸던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축제지만 개최국 인도에는 자존심 회복이 걸린 대회이기도 하다. 불과 7개월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인도오픈이 경기 결과보다 열악한 경기장 환경으로 더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은 국제대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장 내부로 비둘기가 날아들었고 코트와 훈련장 곳곳에서 새 배설물이 발견됐다. 실제 HS 프라노이(인도)와 로킨유(싱가포르)의 경기 도중 비둘기가 코트에 침입하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관중석에는 원숭이까지 등장했다. 한국 남자복식 국가대표 강민혁은 당시 경기장에 나타난 동물들의 모습을 공개하며 "동물들은 무료 입장인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선수들의 불만도 폭발했다. 덴마크 여자단식 미아 블리치펠트는 훈련장과 경기장의 위생 상태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바닥에 먼지와 새 배설물이 있고 주변 환경 역시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기 오염 문제까지 겹쳤다. 덴마크 남자단식 간판 안데르스 안톤센은 뉴델리의 공기질을 문제 삼아 인도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주요 월드투어 출전 의무를 부과하는 BWF 규정에 따라 5,000달러의 벌금까지 감수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안톤센은 개인 SNS를 통해 정상적인 호흡조차 어렵다는 취지의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같은 장소에서 세계선수권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17일 세계선수권 개막을 앞두고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경우 인도 배드민턴의 국제적인 신뢰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 결국 인도배드민턴협회가 대대적인 '동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책은 원숭이 퇴치 전문가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인도배드민턴협회는 특별히 3명의 전문 '원숭이 언어 전문가'를 고용했다. 이들은 랑구르(긴꼬리원숭이)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 경기장에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원숭이를 쫓아내는 데 능숙하다"라고 보도했다.
방법도 독특하다. 전문가들이 원숭이보다 몸집이 큰 랑구르의 울음소리를 직접 흉내 내 경기장 주변에 접근하는 원숭이들을 쫓아내는 방식이다. 원숭이 퇴치 작업에 참여하는 자파르는 "원숭이들은 자신보다 훨씬 큰 랑구르를 굉장히 무서워한다. 우리가 랑구르의 울음소리를 내면 대부분 사방으로 달아난다"고 설명했다. 이미 뉴델리 정부청사와 구르가온 등에서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고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비둘기와의 전쟁도 준비했다. 인도배드민턴협회는 새들이 들어올 수 있는 환기구의 틈을 막는 한편 맹금류의 울음소리를 재현하는 장비까지 설치했다. 비둘기 입장에서는 경기장 주변에 '천적'이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다만 한계도 있다. 같은 위치에서 반복적으로 소리를 내면 영리한 비둘기가 실제 맹금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배드민턴협회는 장비 위치를 지속적으로 바꾸면서 효과를 유지할 계획이다. 최근 15~20일 동안 진행한 시험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기장 지붕에는 피마자유를 원료로 한 무독성 조류 퇴치용 젤까지 설치했다. 새가 내려앉을 경우 발이 미끄러지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다른 장소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원숭이는 '울음소리'로, 비둘기는 '천적의 소리'와 퇴치용 젤로 막는 이중·삼중 방어막을 구축한 셈이다.
인도 여자단식의 간판 PV 신두도 독특한 대책을 두고 목소리를 냈다. 신두는 "이 해결책을 보고 웃을 수도 있지만 그 노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도가 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해결책에는 독특한 인도만의 방식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열정과 정신, 환대 역시 마찬가지"라며 세계선수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했다.
인도배드민턴협회 역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산제이 미슈라 사무총장은 앞서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비둘기를 비롯해 어떤 새나 동물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며 지난 인도오픈에서 지적된 문제들이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시선도 뉴델리를 향한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다시 한번 세계 정상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세영은 지난 1월 논란의 중심이었던 바로 그 경기장에서 열린 인도오픈에 출전해 정상까지 올랐다.
당시 주변에서 경기장 환경을 둘러싼 불만이 끊이지 않았지만 안세영은 외부 논란과 거리를 뒀다. 그는 경기 후 "경기장 분위기는 놀라웠고 관중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며 "나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저 내 경기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은 여자단식 1번 시드를 받았다. 첫 상대는 세계랭킹 39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다. 대진대로라면 8강에서 한웨(중국), 준결승에서 왕즈이(중국)를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결승에서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또는 천위페이(중국)와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안세영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대회다. 2023년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역사를 썼지만, 지난해에는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세계 챔피언 자리를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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