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게 부활한 대포알 직구의 매력… 혼란의 SSG 불펜, 큰 퍼즐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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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전영준(24·SSG)의 투구에는 힘이 넘쳤다. 가뜩이나 패스트볼의 묵직함이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평가를 받는 선수다. 그런데 지난해에 비해 구속이 눈에 띄게 올라 있었다.
전영준의 패스트볼은 리그 정상급 회전 수와 수직무브먼트를 자랑한다. 육안으로도 대포알처럼 시원시원하게 들어간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물리적인 구속이었다. 지난해까지는 시속 140㎞대 초·중반을 형성했다. 덩치(?)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낮은 구속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구속이 140㎞ 후반대까지 올라왔다. 150㎞ 돌파가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강력한 패스트볼, 그리고 지난해보다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아진 변화구를 보며 이숭용 SSG 감독의 시즌 전 구상은 성공적으로 펼쳐지는 것 같았다. SSG는 지난해 리그 최강의 불펜을 선보였다. 특히 필승조가 그랬다. 김민 이로운 노경은 조병현으로 이어지는 쿼텟은 경기 막판 상대의 창을 모조리 막아내는 최강의 방패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여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필승조의 성적이 뛰어나기는 했지만 너무 높은 고점을 찍은 까닭에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구단 안팎에서도 “유지만 해줘도 절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 감독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필승조들의 성적이 떨어진다고 아예 가정을 하고, 이들의 뒤를 받칠 선수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그런 이 감독이 찍은 선수가 바로 전영준과 좌완 박시후였다.
그런데 전영준의 상승세는 얼마 가지 않아 뚝 끊겼다. 볼넷을 많이 허용하고, 피장타가 늘어나면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SSG 불펜의 추락은 전영준의 어려움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다. 시즌 초반 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필승조들의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이 원했던 그림, 그때 전영준이라는 새로운 피가 나타나 그 저하를 만회하는 그림은 오히려 전영준의 부진 속에 손 쓸 수 없이 망가졌다,
이유는 명확했다. 허리가 좋지 않았다. 전영준은 “허리가 좋지 않다 보니 폼이 무너졌다. 팔이 옆에서 돌아서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부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에 결국 4월 24일 2군으로 내려갔다. 치료 후에도 한동안 부진이 이어졌다. 한 번 흐트러진 것을 시즌 중에 경기를 하며 다잡는 게 쉽지 않았다. 6월 11일 또 2군으로 갔다. 전영준의 시즌, 그리고 SSG 불펜의 야심이 그렇게 망가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올해 점차 잊히는 듯했던 전영준이 늦지 않게 반등한 것은 최근 SSG 불펜진의 안정, 그리고 SSG 팀 전체의 안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6월 21일 다시 1군에 올라온 전영준은 점차 경기력 향상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최근 10경기에서는 특유의 대포알 직구를 앞세워 희망을 키우고 있다.
전영준은 최근 10경기에서 9⅓이닝을 던지며 단 3피안타 1볼넷 2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93이다. 세부 지표는 더 환상적이다. 이 기간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43에 불과하다. 두 이닝에 한 번 정도 주자가 나갔다는 의미다. 올해 평균자책점과 별개로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리그 톱클래스인 전영준은 이 기간 동안 볼넷을 줄이면서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고, 3명의 승계주자에게도 모두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몸 관리를 하고 투구 밸런스를 찾은 덕에 다시 최고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나오고 있다. 구단 내에서는 “조병현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그 패스트볼의 아우라가 물씬 느껴지는 나날이다. 시즌 초반 부진 탓에 올해 평균자책점은 6.13에 머물고 있지만, 홈런을 중립화한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에서는 3.52로 굉장히 뛰어난 성적이다.
홈런을 맞는 코스가 비교적 정직하다는 게 아직 단점이지만, 현재 구위를 더 발전시키면서 하나둘씩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면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자원임에 분명하다. SSG 코칭스태프가 왜 이 선수에게 기대를 걸었는지는 잘 드러난 만큼, 이 기대감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운의 선발 도전 등 SSG 불펜은 내년에 변수가 꽤 많다. 전영준이 당당하게 필승조로 자리를 잡야아 한다. 남은 시즌은 그 계속된 테스트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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