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상 최대 미스터리 터졌다… 한국에서 실력 숨긴 수준, 도대체 무엇이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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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외국인 투수나 타자가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성과를 내는 경우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처절하게 실패했던 선수가 미국에서 특급 성적을 낸 경우는 거의 없다.
올해 SSG에서 뛰다 퇴출된 좌완 앤서니 베니지아노(29·텍사스)는 그런 측면에서 미스터리한 선수다. KBO리그에서 성적은 리그 평균 이하였다. 국내 선수들보다도 못한 성적에 고전했다. 그런데 마이너리그에서 가장 레벨이 높다는 트리플A에서는 연전연승이다. 곧바로 이적했고 뭔가를 확 뜯어 고칠 시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렇다. 결국 리그 적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SSG 퇴출 후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다시 텍사스 조직으로 돌아간 베니지아노는 현재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에서 뛰고 있다. 현재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팀 마운드에 뭔가 펑크가 생겼을 때 곧바로 올라가 3~5이닝을 잡는 임무로 비상 대기를 하는 흐름이다.
지금까지 성적은 더할 나위가 없다. 베니지아노는 24일(한국시간) 엘 파소(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1.76에서 1.33으로 더 떨어졌다. 6경기(선발 2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1.33의 호조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5이닝을 깔끔하게 잡아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한 베니지아노는 2회도 역시 세 타자를 잘 정리하면서 퍼펙틑 행진을 이어 갔다. 3회 1사 후 워크먼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도루를 허용했지만 테일러를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1-0으로 앞선 4회에는 1사 후 솔락에게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후속 타자 상대 때 포수 패스트볼이 나와 1사 2루에 몰렸다. 그러나 상대 최고 유망주인 살라스를 2루 땅볼로, 그릭 카스태넌을 투수 땅볼로 잡고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5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고도 2사 후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면서 만루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92.8마일(149.3㎞),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7마일(147.6㎞)로 평소보다 떨어졌지만 슬라이더·스위퍼·체인지업을 적절히 잘 섞으면서 위기에서 탈출했다.
베니지아노가 뛰고 있는 퍼시픽코스트리그는 트리플A에서도 비교적 타고투저적인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6경기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것은 놀라운 성적이다. 당장 베니지아노의 올해 KBO리그 성적은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10이었다. KBO리그가 보통 더블A급, 잘 쳐줘도 더블A에서 트리플A급 경기력으로 평가받는 것을 고려하면 미스터리한 성적 호조다.
여러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구 등 여러 환경에서 한국보다는 익숙하고, KBO리그에서 짊어졌던 압박감도 덜어낸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동기부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KBO리그 타자들과 마이너리그 타자들의 성향적 차이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BO리그 타자들은 어떻게든 공을 커트하며 베니지아노를 괴롭혔다. 제구가 완벽하게 않은 베니지아노가 제풀에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퀵모션도 느렸다. 좌완임에도 상대 주자들의 먹잇감이 됐고, 자연히 셋포지션에서의 경기력이 흔들렸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지고 다양한 변화구가 있는데도 고전한 이유다.
반대로 마이너리그 타자들은 정면승부를 즐긴다. 끈질긴 승부보다는 자신이 노린 공에는 확실하게 배트가 나가는 유형들이다. 도루 시도 자체도 그렇게 많지 않다. 도루 시도는 대개 특정 선수들에게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은 투수와 타자의 정면 대결이다. 오히려 더 단순할 수 있다. 베니지아노가 이 상승세를 어디까지 이어 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9월 엔트리 확장 때 메이저리그 복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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