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한국계 준영이, 역대급 최악 하루 보냈다… 2사 후 6실점→끝내기 제물, "좌절했다"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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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내셔널리그 구원왕에 도전하는 한국계 2세 선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이 말 그대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4점 리드를 날린 것도 모자라 끝내기 홈런을 맞고 머리를 감싸쥐었다.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준영’이라는 한국인 이름도 가지고 있는 오브라이언은 24일(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 악몽의 하루를 보냈다. 이날 팀이 4-0으로 앞선 9회 경기 마무리를 위해 등판한 오브라이언은 ⅔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졌으나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이라는 최악의 기록으로 패전을 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94에서 3.93으로 무려 1점 가까이가 올랐다.
올해 33세이브를 기록하며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구원왕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오브라이언은 8월 들어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지금까지의 세이브가 단순히 운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공든 탑이 하루에 무너졌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패배에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이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 라이히부터 불펜 투수들이 모두 선전하면서 8회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4-0으로 앞선 가운데, 기나긴 원정 11연전의 마무리 임무는 오브라이언에게 주어졌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확실한 마무리를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오브라이언은 선두 브라이스 하퍼에게 2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다만 루이스 아라에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브랜든 마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 마무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뒀다. 백투백 홈런을 맞아도 3점이었다. 세인트루이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2사 2루에서 J.T 리얼무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2사 1,3루에 몰렸고 리얼무토는 주루 방해 판정을 얻어 2루까지 갔다. 오브라이언은 2사 2,3루에서 저스틴 크로포드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고, 여기서 에드문도 소사에게 3명의 주자에게 모두 홈을 허용하는 싹쓸이 2루타를 맞고 1점 차까지 쫓겼다.
그래도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여전히 팀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아웃카운트 하나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브라이언은 브라이언 데 라 크루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쯤되자 경기장은 필라델피아 팬들의 광적인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분위기에 휩쓸린 오브라이언은 리그의 대표적인 홈런 타자 카일 슈와버를 상대로 먼저 스트라이크 두 개를 잡았다. 그러나 좀처럼 결정을 짓지 못했고, 결국 2B-2S에서 던진 높은 쪽 싱커가 통타당했다. 타구는 중앙 담장을 넘어갔고, 필라델피아의 미친 끝내기 승리가 완성됐다. 오브라이언은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보통 끝내기 홈런을 맞은 투수는 서둘러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지만, 오브라이언은 슈와버가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에도 마운드에 서 있었다. 충격이 큰 듯했다.
경기 후 오브라이언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좌절감을 드러냈다. 오브라이언은 “그렇다, 좌절했다”고 말하면서 “이전에 내가 얼마나 많은 세이브를 거두었든 간에, 이런 일은 결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2S 카운트를 많이 잡았지만 끝내기 못했다”고 풀 죽어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그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해서 다음 경기에 나설 준비를 확실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9회가 정말 아쉽다. 우리가 많은 것들을 잘했다는 사실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모든 면에서 정말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잘 풀려나갔다. 마무리가 아쉬웠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무리 교체 등 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충격을 이겨내고 구원왕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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