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코치 나오자 하늘 보고 탄식… 후회 때문에 샘솟는 의욕, “선발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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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경헌호 투수 코치가 더그아웃을 떠나 천천히 마운드를 향해 올라오자, 마운드에 서 있던 최민준(27·SSG)은 더그아웃을 등지고 하늘을 바라봤다. 최민준은 경기 후 온갖 후회가 밀려 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올해 팀의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잦은 선발 펑크에 선발로 뛰는 경우가 많은 최민준이다. 최근에도 토마스 해치의 부상으로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다. 투구 퀄리티는 나쁘지 않다. 등판할 때마다 그래도 팀이 싸울 수 있는 판은 만들어준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투수다. 공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제구력도 좋고, 다양한 구종을 통해 맞혀 잡는 피칭도 능하다.
하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뭔가 한끗이 모자란다. 때로는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을 때도 있었고, 근래에는 선발 투수의 이닝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인 6이닝에 아웃카운트 1~2개가 모자란다. 아직 올해 6이닝 투구는 없다. 이상하게 6회만 되면 꼬이는 날도 있었다.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도 그랬다. 다시 선발로 나선 최민준은 이날 5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으며 잘 버텼다.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위해 다시 6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예전 같았으면 5회에 끝낼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SSG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최민준도 이를 알기에 이를 악물었다. 선두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로 잘 잡았다. 이제 6이닝까지 아웃카운트 두 개가 남았다. 하지만 문현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모든 게 다 꼬였다.
경헌호 투수코치가 한 번 마운드를 방문했으나 교체는 하지 않았다. 역시 예전보다 더 커진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지윤에게 3루수 글러브 밑을 빠져 나가는 좌전 안타를 맞자 SSG 코칭스태프도 교체를 결정했다. 5⅓이닝 무실점 89구. 잘 던졌다고 할 수 있지만, 또 기회를 놓친 최민준은 한참이나 마운드에서 하늘을 바라봤다.
이날 승리 투수가 됐음에도 최민준은 경기 후 후회가 많다고 했다. 그는 “자꾸 경기가 끝날 때마다 ‘캠프 때 좀 더 했어야 했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체력이 부치는 게 느껴지고 조금씩 흔들리는 게 느껴지면 ‘조금 더 했어야 됐나’는 이런 후회들이 머릿속에 생각이 나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 “계속 한 타자씩 더 믿어주시는데 거기서 결과를 못 내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곱씹었다.
80구 이후 확실하게 구위가 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볼넷도 나오고,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디고 털어놨다. 사실 캠프 때 선발로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불펜 투구 수 자체가 엄청 많은 것은 아니었다. 올 시즌 뒤에는 아예 그 후회를 없앨 생각이다.
최민준도 당연히 선발을 선호한다. 이에 대한 물음에 “선발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려야지 감독님도 생각이 열리시고 그럴 텐데 계속 이렇게 6회 때 막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 된다”고 잘라 말하면서 “깔끔하게 해야지 내년에 계속 기회를 받을 수 있다.앞으로 몇 경기가 남았는데 일단 최선을 다하고, 시즌이 끝난 뒤 이를 갈아야 한다”고 했다.
80구 이후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시즌 중인 지금은 뭔가 근본적인 문제에 손을 대기는 어렵다. 최민준은 투트랙으로 간다. 일단 지금은 “80구 이상 되면 제구가 흔들리는 게 나도 보이니까 그 전에 6회를 끝내겠다는 마인드로 올라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시즌 뒤에는 불펜 투구 수도 늘리고, 러닝 등 여러 가지 훈련을 더 할 생각이다.
최민준은 “(지난 캠프 때) 100개까지 올리기는 했는데 150개까지 올려야 할 것 같다. 러닝도 더 뛰고, 그냥 다 많이 하면 될 것 같다”고 의욕을 다졌다. SSG는 내년 외국인 투수 2명에 김광현 김건우 이로운 김민준이 선발 후보군에 있다. 여기에 최민준이 더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총성 없는 경주는 이미 막을 올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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