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한화 18연패는 명함도 못 내민다… 야구 역사상 첫 40연패 팀 탄생, 이런 눈물의 사연이 있었다

작성일: 2026.09.12 18:2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록이 남아 있는 현대 야구 리그 역사에서 최초로 40연패를 당한 팀이 된 레드포켓 모바일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 기록이 남아 있는 현대 야구 리그 역사에서 최초로 40연패를 당한 팀이 된 레드포켓 모바일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포츠라는 것은 의외성이라는 것이 있고, 팬들을 경기장에 모으는 하나의 요소다. 업계 꼴찌 팀이 1등 팀을 이길 수 있는 게 바로 스포츠다.

특히 야구의 경우는 1등 팀과 꼴찌 팀이 10번 대결을 한다고 해서 1등 팀이 전승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언제든지 꼴찌 팀이 1등 팀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이 있다. 이런 특성상 거의 모든 팀들은 2승1패(승률 0.666)와 1승2패(승률 0.333) 사이에 있다. 이 미세한 차이가 모여 한 시즌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야구에서 단일 시즌 40연패 팀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통 한 팀이 10연패 이상을 기록하면 그것 또한 의외의 일로 평가받으며 각 팀의 암흑기 역사를 들춰내기 마련이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세운 한화(18연패)의 당시가 그랬다. 그런데 이 팀은 20연패를 넘어 30연패, 그리고 40연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의 일은 아니고 미국 독립리그에서 벌어진 일이다.

불명예의 주인공은 미국 독립리그 중 하나인 파이오니어 리그 소속의 레드포켓 모바일스다. 이 평범한 팀은 지난 9월 3일(한국시간) 빌링스 머스탕스와 경기에서 5-23으로 지며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무려 39연패를 당한 것이다. 

▲ 올 시즌을 앞두고 급조된 레드포켓 모바일스는 홈구장도 없이 시즌 전체를 원정 경기로 소화했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 올 시즌을 앞두고 급조된 레드포켓 모바일스는 홈구장도 없이 시즌 전체를 원정 경기로 소화했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메이저리그나 KBO리그, 일본프로야구 역사에 39연패를 당한 팀은 당연히 없었고, 현재 현대 야구에서 인정되는 가장 긴 연패는 1923년 머스코기 메츠가 기록한 38연패였다. 그리고 레드포켓 모바일스는 9월 4일 경기에서도 역시 패하며 40연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는 야구 어느 리그에서도 40연패를 당한 팀은 없었다.

사실 탄생부터 특이한 팀이었다. 파이오니어 리그는 2026년 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스프링스 록키마운틴 바이브스가 해체됐다. 리그 구성 팀이 11개 팀으로 줄었다. 구성 팀이 홀수가 되면 한 팀은 강제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등 리그 운영이 쉽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든 한 팀을 더 창단해 짝수로 맞추려 했고, 그 과정에서 알뜰폰 통신사인 레드포켓이 자금을 대 새 팀을 창단했다. 약간 급조된 성격의 팀이었고, 개인 기량은 물론 조직력도 중요한 야구에서 승리보다 패배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일이었다.

시즌에 들어가자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자연히 전력 구조가 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환경도 좋지 않았다. 레드포켓 모바일스는 홈구장이 없다. 시즌 96경기를 모두 원정 경기로 치르는 극악의 환경에서 뛰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선수단이 한 시즌 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한 시간만 160시간 이상에 이른다. 당연히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

▲ 올 시즌 팀을 이끌며 선수들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디미트리 영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게티이미지
▲ 올 시즌 팀을 이끌며 선수들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디미트리 영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게티이미지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올 시즌 동안 팀을 이끈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디미트리 영 감독은 ‘아워스포츠 센트럴’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에) 무엇이 걸려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경기에 임했다”면서 “우리 팀은 리그의 모든 경기장을 오가며 매일 빠짐없이 경기에 나섰다. 우리 선수들이 경쟁했던 그 방식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을 옹호했다.

40연패를 당한 팀은 자연히 조롱이나 걱정의 대상이 되고, 팬들은 떠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잘 알기에 모두가 따뜻한 시선으로 레드포켓 모바일스를 바라볼 수 있었다. 실제 39연패를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사용된 공은 쿠퍼스타운에 있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전달돼 평생 전시된다. 숨기고 싶은 연패 기록도, 어쨌든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야구 역사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렇게 이 팀은 야구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겼다.

레드포켓 모바일스는 9월 5일 경기에서 14-5로 이기고 드디어 기나긴 40연패에서 벗어났다. 이 팀은 야구 역사에 진기록을 남긴 뒤 2026년 시즌을 14승82패(.146)로 마감했다. 

▲ 레드포켓 모바일스의 39연패 확정 공은 쿠퍼스타운의 미국 야구의 전당에 기증돼 앞으로 역사를 지키게 된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 레드포켓 모바일스의 39연패 확정 공은 쿠퍼스타운의 미국 야구의 전당에 기증돼 앞으로 역사를 지키게 된다 ⓒ레드포켓 모바일스 SN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