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호날두처럼 대표팀 분열시킬 수도" 충격적인 英 가디언 보도…'96라인' 갈등설에 한국 축구 국제적 망신 "탁구 게이트보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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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불화설이 해외 언론에까지 전해졌다. 주장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 사이의 갈등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영국 유력 매체 '가디언'은 한국 축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한국시간) '선수단 내분, 경찰 압수수색,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기로에 선 한국 축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 축구에 정통한 존 듀어든 기자가 작성한 해당 기사에서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불거진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문제와 대표팀 내부 갈등설, 손흥민의 주장직을 둘러싼 논란까지 집중적으로 다뤘다.
가디언은 "참담했던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주장 손흥민의 입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흥민을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비교했다. 최근 호날두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출전 문제로 갈등을 겪은 상황을 언급하며 두 선수의 공통점을 조명했다.
가디언은 "손흥민과 호날두는 모두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을 달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자 국가대표팀에서 각종 기록을 세운 선수들이다. 이제 두 선수에게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공통점이 생길 위험이 있다. 바로 자국 대표팀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매체가 주목한 것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7번·그분' 논란이었다.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에게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을 이름 대신 다른 호칭으로 부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정 의원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 선수를 이름이 아닌 '7번', '그분'이라고 부른다는데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용수 직무대행은 "손흥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라고 되물었고, 정 의원은 "그렇다면 사실인 것 같다"며 대표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로 대표팀 선수들이 손흥민을 해당 호칭으로 불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용수 직무대행 역시 관련 의혹을 인정하거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이 영국 언론에까지 소개되면서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은 국제적인 관심사로 번졌다.
가디언은 한국 축구 특유의 선후배 문화에도 주목했다. 매체는 "축구에서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한국의 상황은 유난히 복잡하다. 한국에서는 불과 한 살 많은 동료에게도 공손하게 대하고 존경심을 표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스 히딩크 감독의 사례를 언급했다. 2001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히딩크 감독이 어린 선수들도 경기 중 선배들에게 자유롭게 지시할 수 있도록 식사 자리에서 선후배를 함께 앉게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 축구의 위계질서를 조명했다.
가디언은 현재 불거진 갈등설이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발생했던 이른바 '탁구 게이트'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손흥민은 이강인을 비롯한 후배 선수들과 탁구 문제로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후 이강인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두 선수는 화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화해했지만, 지금은 더 큰 문제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특히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선수들을 거론했다. 가디언은 "여러 보도에 따르면 '96라인' 선수들이 대표팀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제 모두 대표팀의 고참 선수들이며, 월드컵 이후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새롭게 출발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이 국가대표 은퇴까지 고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이 끝난 뒤 세 선수가 그라운드에 남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관련 의혹이 더욱 확산했다.
선수들의 발언도 재조명됐다. 황인범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마친 뒤 "대표팀에 들어온 지 9년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민재 역시 "수비수들이 불쌍하다"고 말하며 대표팀의 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세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고민했지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가디언은 "한국 팬들은 이러한 보도와 모호한 발언들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 정작 누구도 직접 나서서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부 팬들은 일부 기자들이 월드컵 당시 발생했던 언론 인터뷰 보이콧에 대한 보복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가 처한 상황은 선수단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이후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회에서는 협회의 행정 문제와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지난 6일에는 경찰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고위층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둘러싼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국 축구의 혼란은 더욱 커졌다.
가디언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이 공석인 데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의 계약 기간도 11월 말까지라는 점을 지적했다. 새로운 지도체제의 방향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단 내부 갈등설까지 불거지면서 한국 축구가 정체기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손흥민의 경기력과 향후 대표팀 입지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가디언은 "34세 손흥민이 더 이상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흥민은 여전히 대단한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프리킥으로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최다인 59번째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동안 손흥민이 측면과 중앙 중 어디에서 뛰어야 하는지를 두고 이어졌던 논쟁은 이제 그가 선발로 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의 대표팀 마지막 무대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가디언은 "호날두와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버티거나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할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2030년 월드컵 출전은 어려워 보이지만, 아시안컵 우승을 이끈다면 훌륭한 유산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단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9일 발표한 11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을 모두 포함했다. 최근 갈등설의 중심에 선 네 선수가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주장직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손흥민이 주장이다.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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