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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중간 결산①] 발전한 수비 전술, 고전하는 K리그

작성일: 2017.03.17 11:17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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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락 위기' 고개를 떨군 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의 고전이 눈에 띈다. 다른 팀들의 수비 전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ACL 조별 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3경기를 치른 K리그 4팀은 3승 4무 5패로 부진하다. G조의 수원 삼성이 1승 2무로 조 2위, H조의 제주 유나이티드가 1승 1무 1패로 역시 조 2위를 달리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E조의 울산 현대가 1승 1무 1패로 3위, F조의 FC서울은 3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최근 ACL은 수비 전술이 공격 전술을 압도하고 있다. ‘두 줄 수비’와 ‘역습’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팀이 나타났다. 두 줄 수비는 개개인의 단점을 감추고 팀으로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경쟁 팀에 비해 떨어지는 전력을 가지고도 2013-14 시즌과 2015-16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두 줄 수비 때문이다.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를 혼용하는 두 줄 수비의 1차적 목표는 공을 빼앗는 것에 있지 않다. 최종 수비 라인을 골대 근처까지 내리고 두 줄로 쌓은 수비 블록 밖으로 상대를 몰아내는 것이 목표다. 위험 지역에선 공격수들이 돌지 못하도록 뒤에서 압박해 밀어낸다. 그리고 공격이 풀리지 않는 상대가 무리한 패스를 시도하거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 과감한 역습을 펼친다.

‘약체’라고 생각했던 팀들의 수비 전술이 뛰어났다. 울산이 득점 없이 비긴 무앙통 유나이티드, 수원이 힙겹게 1-0으로 승리한 이스턴SC 모두 ‘두 줄 수비’와 역습을 조합해 경기 전략을 짰다. 울산은 키치SC와 플레이오프에서도 밀집 수비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무앙통 전의 울산, 이스턴SC전의 수원 모두 페널티박스 근처에만 가면 공격 속도가 떨어졌다. 페널티박스까지 갔다가도 뒤로 밀려 나왔다. 주도권 유지는 어렵지 않았다. 점유율이 높아 공격의 ‘양’은 많았지만, 골까지 연결할 수 있는 ‘질’을 갖추진 못했다. 헛심을 썼다.

수비 전술과 짝을 이루는 역습에 대한 대처도 문제다. 수비 뒤 공간에서 공을 다툴 때 특히 수비가 무너지기 쉽다. 달리는 수비수들은 주변에 대한 시야가 좁아진다. 뒤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을 놓칠 가능성이 높고 패스에 따라 좌우로 흔들린다. 점유율을 높이면 최종 수비 라인은 중앙선까지 전진하게 된다. 그리고 이 최종 수비 뒤 공간이 역습 때 약점이 된다.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지 못하면 역습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미스는 더 위험하다. 전방 압박이 필요하지만 최근 K리그 팀들의 전방 압박은 아직 짜임새가 부족하다. 

▲ 홍콩 원정에서 수원의 골 세리머니는 조나탄 한 번뿐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의 부진 역시 앞서 언급한 문제들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은 상하이 상강전에서 주도권은 잡았지만 골대 앞까지 쉽게 접근하지 못했고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뒤 황선홍 감독도 “마지막 침투가 날카롭지 않아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격 작업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헐크의 묵직한 왼발 ‘한 방’에 무너졌다.
 
서울은 우라와 레즈전에서 추격을 위해 라인을 올렸다가 수비 뒤 공간을 허용해 대패했다. 체계적이지 않은 전방 압박은 패스가 장점인 J리그의 우라와에게 먹히지 않았다. 우라와는 패스로 서울의 압박을 피한 뒤 수비 뒤 공간을 노려 쉽게 득점을 올렸다.

서울엔 다소 운이 없는 결과였다. 선제골을 넣었다면 경기를 쉽게 풀 수도 있었지만 번번이 실점이 먼저였다. 그러나 촘촘한 수비를 상대로 골을 넣을 정도의 완성도 높은 공격은 없었던 것이 문제다. 큰 점수 차로 끌려가는 가운데 추격 골로 광저우전과 웨스턴 시드니전에서 2골씩 터뜨리며 추격 의지를 보인 것으로 자위하기엔 처참한 결과였다.

K리그만의 일은 아니다. 유럽 축구에서도 ‘수비 축구’와 ‘역습’이 득세한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처럼 경기 주도권과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팀들이 중하위권 팀들에 일격을 당하는 일은 흔하다. K리그 클럽이 얼마든지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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