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버 초반 부진, 원인은 '피하지 못한 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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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민규 기자]201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새로운 감독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테리 프랑코나가 신임 감독으로 임명됐다. 프랑코나 감독은 클리블랜드로 오면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미키 캘러웨이를 투수 코치로 선임했다. 캘러웨이 코치는 코리 클루버에게 결정구를 커브로 바꾸고 포심 대신 싱커를 던질 것을 주문했다.
캘러웨이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인 클루버는 28세의 조금 늦은 나이에 팀 역사상 4번째로 사이영상을 수상한 투수가 됐다. 18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을 차지했으며 평균자책점 2.44로 펠릭스 에르난데스, 크리스 세일에 이은 리그 3위에 올랐다. 클루버가 기록한 b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과 fWAR(팬그래프 기준)은 각각 7.4와 7.2로 아메리칸리그 투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클레이튼 커쇼에 이은 2위였다. 또한 탈삼진 269개를 기록하며 클리블랜드 투수로는 밥 펠러, 허브 스코어, 샘 맥도웰, 루이스 티안트 4명의 투수만이 기록한 단일 시즌 260탈삼진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 시즌 클루버는 지난해 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은 4.62에 달한다. 클리블랜드는 클루버가 등판한 6경기에서 전부 졌다. 사이영상이 제정된 1956년 이후 전년도 수상자가 나선 첫 6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역대 첫 번째 1989년 미네소타 트윈스의 프랭크 비올라)다.
● 코리 클루버 성적 변화
2014 : 34경기 18승 9패 2.44ERA 235.2이닝 269탈삼진 14홈런 51볼넷
2015 : 6경기 0승 4패 4.62ERA 39이닝 39탈삼진 3홈런 9볼넷
클루버는 시즌 첫 3경기까지는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여기서 21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25개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모습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서 17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7.27에 달했다.
● 클루버 등판 일지
4월 7일 : 7.1이닝 2실점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패)
4월 12일 : 6.1이닝 2실점 7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볼넷
4월 18일 : 8이닝 2실점 3피안타 8탈삼진 1볼넷
4월 23일 : 6이닝 6실점 13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패)
4월 28일 : 6.1이닝 6실점(4자책) 10피안타 5탈삼진 2볼넷(패)
5월 3일 : 5이닝 5실점(4자책) 8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볼넷(패)
지난 시즌 클루버는 평균 93.1마일(약 149km), 최고 97마일(약 156km)의 싱커를 던졌다. 올 시즌에는 그보다 낮은 평균 92.8마일, 최고 95.3마일의 싱커를 던지고 있다. 싱커 피안타율은 지난 시즌 0.316, 올 시즌 0.307이다. 땅볼 비율은 지난 시즌보다 조금 더 좋아졌으며(46.8%→50.8%), 플라이볼 비율 또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25.5%→21.3%). 그러나 우려할만한 점은 탈삼진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내야 뜬공의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16.3%→7.7%)과 타자들이 방망이에 맞히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87.7%→93.7%). 또한 올 시즌 7볼넷 중 6개를 싱커로 내줬다.
또 다른 문제는 클루버의 세컨드 피치인 슬라이더다. 지난 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236, Pitch f/x를 통해 본 구종 가치는 12.4로 개럿 리차즈에 이은 리그 2위-메이저리그 전체 4위였다. 지난 시즌 클루버의 슬라이더는 결정구인 커브를 더욱 위력적이게 하는 훌륭한 구종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올 시즌 클루버의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지난해에 비해 0.053이 상승했고 라인드라이브 비율은 9.3%p가 올랐으며(22%→31.3%), 홈런/플라이볼 비율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4.2%→12.5%).
단 슬라이더의 BABIP(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가 지난해보다 0.076 상승한 0.387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구속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고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불운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클루버의 BABIP는 0.366으로 리그 평균(0.289)보다 높다. 지난 시즌은 0.316, 통산 기록은 0.329다.
타자들의 BABIP는 일시적-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게 나타나더라도 타자 개인의 커리어에 수렴한다고 한다. 그러나 투수들은 대체적으로 투구 이후 타구의 결과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비나 운이 크게 작용한다. 결국 투수의 BABIP는 타자와는 달리 리그 평균에 수렴한다. 클루버 역시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BABIP가 정상 범위로 내려온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의 훌륭한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2.96)와 지난해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9이닝당 홈런(0.69개), 메이저리그 평균(72.1%)보다 확연히 낮은 잔루 처리율(63%)이 그것을 반증한다.
● 올 시즌 높은 BABIP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들(메이저리그 전체)
1. 클레이 벅홀츠(.407)
2.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94)
3. 지오 곤잘레스(.391)
4. 알렉스 우드(.370)
5. 코리 클루버(.366)
6. 윌리 페랄타(.350)
7. 클레이튼 커쇼(.348)
메이저리그 전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 수비도 한몫했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UZR(특정 선수가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더 막았는지, 실점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은 –7.4로 리그 11위이며 수비 기여도인 Def는 –9.4로 역시 리그 11위이다. 클리블랜드에서 100이닝 이상 소화한 수비수 중 '플러스' UZR을 기록 중인 선수는 2루수 제이슨 킵니스(1.5)와 3루수 로니 치즌홀(2.1), 우익수 브랜든 모스(3.4) 뿐이다. 그 외의 선수들은 모두 '마이너스'다.
"대부분의 기록은 표본이 확대되면 평균으로 회귀한다", 이를 스탯 회귀의 법칙이라 한다. 올 시즌 클루버는 운이 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스탯 회귀의 법칙에 따르면 클루버의 성적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28세의 나이로 자신의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코리 클루버가 전성기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앞으로 그의 투구를 주목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사진] 코리 클루버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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