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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길, 묵묵해서 빛났던 노장 불펜 투수의 은퇴

작성일: 2017.06.02 11: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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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를 결심한 마정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잠수함 투수 마정길(38)이 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했다.

넥센 구단은 1일 마정길이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며 2일부터 불펜 코치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정길은 2002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0년 트레이드를 거쳐 넥센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45를 기록한 그는 프로 통산 575경기 26승 21패 60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25의 기록을 남겼다.

마정길은 구단을 통해 "16년간 몸담았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시점이 왔다. 지금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게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린다. 무엇보다 팀에서 저를 좋게 봐 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린다.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마정길은 선수로서 흔치 않은 '시즌 도중 은퇴'를 선택했다. 어떻게든 시즌 끝까지 버티며 진로 고민을 해 볼 법도 하지만 그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시점'을 스스로 느끼자 시즌과 관계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박승민 불펜 코치가 투수 코치로 승격되며 불펜 코치가 공석이던 구단은 그동안 팀을 위해 힘든 등판도 마다하지 않은 마정길을 바로 1군 불펜 코치로 선임하는 '파격 기용'을 결정했다.

그는 올 시즌까지 주로 불펜 요원으로 뛰며 팀의 '허리'를 담당해 왔다. 지난해 12홀드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나서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등판하던 상황은 대부분 팀이 힘들 때, 뒤지고 있을 때였다. 등판해서 잘 던져 봐야 크게 빛나지도 않고 실점하면 부각되는 '추격조'라는 자리. 그러나 마정길은 그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글러브를 집어 들고 마운드를 지탱해 왔다.

어느새 팀 투수조 최선참이 된 마정길의 꾸준한 페이스와 성실성은 후배들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마정길은 작은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청주고 시절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관심을 갖고  시즌 중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았다.

넥센 구단은 기술적인 내용뿐 아니라 마정길의 생활 습관,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을 후배 투수들이 지켜보며 배우길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투수가 선발, 마무리, 그리고 불펜 순이라면 그 가운데에서도 필승조가 아닌 투수는 경기 후 단상에 설 일도 많지 않다. 하지만 현장의 감독, 코치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선수는 10점차 에도 등판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투수들이다. '베테랑'이라는 왕관에 취하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마정길이 이제는 그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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