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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톡] 시드 못 받은 스페인 감독, “1994년에 한국-독일과 비겼었다”

작성일: 2017.12.01 11:2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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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미국월드컵을 선수로 경험한 로페테기 스페인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는 스페인 축구 국가 대표 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시드국이 되지 못했다. 강팀이 한 조에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축구연맹은 조주첨 첫 번째 포트에 모아 둔다. 월드컵 조추첨은 14개 팀이 본선에 오르는 유럽 대륙을 제외하면 한 조에 같은 대륙 팀이 둘 이상 들어가지 않게 배분한다. 이번 대회는 여기에 총 4개의 포트를 FIFA 랭킹 순으로 잘라 실력 순으로 강 팀이 쏠리지 않게 했다.

언제나 개최국을 포트1에 넣는 혜택으로 인해 우승에 근접한 강호가 포트2에 들어가 죽음의 조가 만들어져 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포트2로 밀린 스페인이 들어가는 조가 죽음의 조가 될 전망이다. 스페인은 유로2008,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로2012 우승을 이루며 FIFA 랭킹 1위를 차지했으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유로2016 16강 탈락으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훌렌 로페테기 현 스페인 감독이 부임했을 때 스페인의 순위는 14위까지 추락했었다. 로페테기 감독 부임 후 성적과 경기력이 개선되며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포트 배정 기준인 2017년 10월에 8위까지 올리는 데 그쳤다. 개최국 러시아가 1펀 포트에 들어갈 8개국 중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스페인은 한 순위 차이로 2번 포트로 밀려났다.

러시아와 더불어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가 1번 포트에 들었다. 월드컵 경험이 없는 포르투갈, 벨기에, 폴란드가 그나마 해볼만한 팀으로 평가되지만, 전력이 만만치 않다. 포르투갈은 유럽 챔피언이고, 벨기에도 스타 선수가 즐비하다. 폴란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팀이다.

▲ 포트2로 밀려 죽음의 조를 경계하는 스페인스포츠 신문 마르카 12월 1일자 1면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12월 1일자 신문 1면에 “작은 적은 없다”고 했다. 포트1에서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꺼리고 싶은 상대로 지목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조추첨 현장에서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와 인터뷰한 로페테기 감독은 “우리 조가 가장 강한 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1번 포트에 들어가고 싶었다. 지금은 사실 그 수준까지 올라왔다. 1년 만 만에 순위를 6위나 끌어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2점이 모자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로페테기 감독은 월드컵 유럽 예선전에서 9승 1무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원정 무승부가 승리로 바뀌었다면 스페인은 1번 포트에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11월 FIFA 랭킹에서 6위로 올라왔지만 이 순위는 반영되지 않는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대표 팀의 후보 골키퍼 출신이다. 1994년 3월에 크로아티아와 친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유일한 A매치 출전을 기록했다. 레알소시에다드 유소년 팀에서 자란 로페테기 감독은 레알마드리드 카스티야, 레알마드리드 1군에서 생활했고, 1994년부터 1997년까지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등 스페인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선수로 현장에서 월드컵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스페인은 C조에 속했다. 포트1의 독일과 만났다. 직전 대회 우승 팀이다. 당시 대회는 대륙 별로 포트를 나눴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 팀이 속한 포트2에선 남미의 볼리비아, 유럽 잔여 국과 아시아 팀이 모인 포트4에서 한국을 만났다.

독일을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았고, 볼리비아와 한국, 특히 한국은 첫 승 제물로 꼽혔다. 결과는 달랐다. 스페인은 한국과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고이코체아와 살리나스가 먼저 두 골을 넣었지만 홍명보와 서정원이 경기 막판 극적인 골을 넣었다. 로페테기 감독도 그 점을 현장에서 지켜봐 잘 알고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자신의 월드컵 경험을 묻자 “우리는 그때 한국과 비겼다. 독일과도 비겼다. 볼리비아에 승리했다”고 했다. 팀의 이름만 보고 하는 사전 예상보다 경기 자체를 잘 준비하고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스페인은 한국전 2-2 무승부 이후 독일과 1-1로 비긴 뒤 볼리이바에 3-1 승리를 거둬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스위스를 꺾었으나 8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1-2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엔 이탈리아가 본선에 없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당시 첫 경기에 패배를 안긴 스위스는 있다. 한국은 스페인이 월드컵 본선에서 무려 세 번이나 만났다. 1994년 대회에 이어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에서 만나 승부차기 패배를 당해 좌절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나 역시 월드컵이라는 대회 안에 들어가본 경험이 있다. 중요한 것은 신선한 상태로, 모든 면에서 최고 레벨을 갖추고 대회에 임하는 것이다. 피지컬과 정신을 잘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죽음의 조든, 최상의 조든 내가 잘 하지 않으면 소용 없다. 월드컵 본선에 오른 이상 모든 팀이 만만하지 않다. 

한국 대표 팀의 운명도 결정될 월드컵 조추첨은 한국 시간으로 1일 밤 12시,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다. 신태용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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