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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의 NBA액션] NBA의 골칫거리, 그 이름은 베이스라인

작성일: 2015.06.16 09:48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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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현일 해설위원]끊임없이 일어나는 충돌

지난 1997년 1월 17일. 유진 라모스라는 한 NBA 사진기자가 코트 바닥을 나뒹굴었다. 사타구니를 거머쥔 채 한참을 일어나지 못한 그에게 상해를 입힌 선수는 ‘사고뭉치’ 데니스 로드맨(당시 시카고 불스)이었다.

볼을 잡기 위해 베이스라인으로 몸을 내던진 로드맨은 넘어져 있는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는 이유로 라모스의 중요부위를 사정없이 걷어찼다. 브라운관을 통해 아픔이 느껴질 정도였다. 로드맨은 이 행위로 11경기 출장정지와 25,0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이후에도 NBA 선수와 카메라맨 사이에 몇 차례 충돌이 일어났다. 2005년, 스티브 프랜시스가 사진기자를 걷어차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최근엔 토니 알렌이 수비자 반칙을 저지른 후 옆에 있던 TV 중계 카메라를 손으로 내리쳐 벌금을 부과 받았다. 당시 카메라맨은 얼굴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2015 파이널 4차전 2쿼터 중반, 앤드류 보거트로부터 반칙을 당한 르브론 제임스가 코트 바닥을 한참 나뒹굴었다. 이후 장면이 더욱 아찔했다. 영상 기자가 들고 있던 카메라 렌즈와 강하게 충돌하며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만 것. 혈액 응고제로 지혈에 나선 르브론은 이후 자유투 4개 가운데 3개를 놓치는 등 부상 여파에 시달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긴 했다. 르브론과 부딪친 카메라 기자는 도무지 피할 겨를이 없었다. 공중에 떠 있는 르브론에게 반칙을 가한 앤드류 보거트의 플레이 역시 위험했다(보거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르브론이 카메라가 있는 쪽으로 두 걸음을 더 옮겼다. 명백히 그를 강하게 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스라인과 카메라맨 사이의 협소한 공간이 르브론의 부상을 야기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많은 NBA 동료들이 SNS를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014-15시즌 ‘올해의 식스맨’ 루 윌리엄스(토론토 랩터스)는 “이제부터라도 카메라맨을 뒤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며 규칙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 도중 카메라맨과 부딪친다. 선수들 역시 이에 큰 불만을 내비쳐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백업 빅맨’ 메이어스 레너드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카메라가 지나치게 코트 가까이에 붙어 있다.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큰 문제”라며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FL 선수인 애런 로저스 역시 “카메라맨을 좀 더 뒤로 물러나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와 같은 부상 장면이 반복되어선 곤란하다고 이야기했다. 상대와의 접촉이 빈번한 NFL 선수마저 NBA의 베이스라인 규정에 대해 유감을 표할 만큼 선수와 카메라맨의 충돌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완벽하지 않은 규정

NBA 사무국이 베이스라인 이슈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2014년 여름에 미국 농구 대표팀 청백전에 나선 폴 조지(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골대와 베이스라인의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한 탓이었다.

조지의 부상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부상 장면이 워낙 끔찍했을 뿐만 아니라 뼈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도 대단히 컸다. 당시 필자는 현장에 있었는데 조지의 부상에 놀란 나머지 눈물을 흘린 관중이 적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중도 취소됐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NBA 사무국은 베이스라인 규격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기존보다 베이스라인을 30cm가량 확장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이스케이프 라인(Escape Line)’의 설정. NBA는 베이스라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카메라맨들과의 거리를 12cm가량 늘렸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넓히기 위한 조치였다.

카메라맨 인원 조정에도 나섰다. 기존에는 양 베이스라인에 40명의 기자들을 투입했지만 2014-15시즌부터는 20명으로 대폭 줄였다. 생생한 영상 및 사진이 ‘돈’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BA 사무국은 절반을 덜어내는 변화를 감행했다. 나름 통 큰 결정이었다.

르브론이 올해 파이널에서 부상을 입기 전부터 NBA 선수들은 비좁은 베이스라인 규정에 큰 불만을 가져왔다. NBA 사무국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침 조지의 부상을 계기로 NBA는 해묵은 논쟁거리였던 베이스라인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르브론의 부상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익’에서 찾을 수 있다. NBA는 사이드라인과 가장 가까운 코트사이드의 좌석 판매, 베이스라인을 점령하는 카메라 기자들의 영상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NBA와 협업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 역시 추구하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 NBA 사무국의 고민은 그래서 더욱 커지고 있다.

본의 아니게 선수들에게 위협 대상이 되곤 하는 카메라 기자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사무국 및 방송국 혹은 사진 매체가 고용한 직원일 따름이다. 베이스라인을 지키며 생생한 영상을 담아내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자 책임이다.

국내 농구 월간지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이동운 氏(현 베켓 아시아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 아무리 기술의 발달이 따랐다고 하더라도 영상을 담아내는 이들에게 있어 코트와 가까운 것만큼 좋은 환경은 없다.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라이터(Writer)와 달리, 카메라맨의 경우 영상의 질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기 위해선 코트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카메라맨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할 순 없을까. 이동운 氏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을 담는 카메라의 경우, 앵글의 폭이 대단히 좁다. 눈앞에 오기 직전까지 볼이 자신을 향해 있는지 모른다”며 “더구나 NBA가 요하는 고화질 사진을 담기 위해선 고성능 장비가 필수다. 성능이 뛰어날수록 장비의 무게는 늘어나기 마련”이라 말했다.

이어 베이스라인에 위치한 NBA 사진사들이 철저히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그는 “NBA 카드만 봐도 비즈니스의 생리를 알 수 있다. NBA 카드 독점 계약을 맺은 파니니 社의 경우, 카드 제작 단가의 절반 이상이 선수 사진 계약금에 쓰인다”며 NBA 사무국이나 언론 매체가 영상 생산에 집중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NBA가 돈이 되는 지점에 투자를 감행하지 않을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렇듯 NBA가 영상 및 사진 계약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BA 사무국이 베이스라인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재럿 잭은 르브론의 부상 장면을 본 후 “그 망할 카메라 좀 뒤로 치워버려”라며 분노를 표했다. 다른 NBA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제히 동료들의 부상 방지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풀어야 할 이해관계가 적지 않다. NBA 선수들이나 사무국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장애물을 이겨냈던 NBA에 있어 베이스라인 이슈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NBA가 그들만의 해법을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르브론 제임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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