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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의 Behind] 비난 속 숨 죽여 운 노경은

작성일: 2015.06.24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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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모친의 병환을 전해 들은 것은 사실 시일이 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세가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약 두 달 전 쯤. 그가 1군 실전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천붕지통(天崩之痛)의 마음에서도 팀 상황 상 마운드에 올랐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며 팬 비난이 극심한 가운데 그는 숨죽여 고개를 떨궜습니다. 두산 베어스 우완 노경은(31)은 그렇게 어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두산 구단으로부터 부음 보도자료가 왔습니다. 노경은의 모친 전기순 여사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입니다. 노경은이 1군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암 세포가 췌장까지 전이되어 손을 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 약 두 달 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수 본인에게 '힘내라'라는 말 한 마디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민감한 부분인 만큼 본인에게 묻지 못하고 현장의 선후배, 그리고 함께 하는 선수에게 소식을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 선배 이재우는 노경은에 대해 “경은이가 믿음직하게 자기 공을 던져야 어머니께서도 힘을 내셔서 쾌차하실 수 있을 텐데”라며 항상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지켜보는 주위의 바람과 달리 노경은의 모친은 소천하셨습니다.

최근 2년 간 노경은은 마음고생 속 공을 던져야 했습니다. 사실 노경은은 뛰어난 구위와 좋은 공을 가졌으나 성격이 모질지 못해서 돌발 변수와 자신을 향한 외부의 비난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선수입니다. 2013년 말 은사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코치의 잇단 퇴진 속 지난 시즌 중에는 슬럼프가 왔을 때 더욱 좌절하며 자신감을 더욱 잃는 악순환을 겪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마무리로 착실히 준비했으나 타구에 얼굴을 맞는 돌발 변수가 생기며 몸 만들기 조차 리셋 상태로 돌아갔었네요.

22경기 1승3패4세이브3블론 평균자책점 5.40(24일 현재)의 기록 만으로 노경은의 올 시즌 전반기를 평가하기는 힘듭니다. 어머니의 병환으로 인해 노경은이 흔들릴 수 밖에 없던 현실이라 턱 부상 후 제대로 몸을 만들기 위해 전지훈련 막판 일본 미야자키 합류는 물론이고 퓨처스 합숙소까지 들어갔던 노력이 숨어 있으니까요. 그러나 팬들은 선수들이 쏟는 노력을 100% 볼 수 없는 만큼 온전히 경기력을 보고 선수에 대한 호평과 비난을 결정합니다. 구위로 판단했을 때 마땅한 마무리가 없던 팀 사정 상 노경은은 계속 뒤를 지켜야 했습니다.

아쉽게도 노력이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노경은을 향한 팬들의 비난도 극심했습니다. 원래 노경은은 2012~2013시즌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기 전까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팬들에게 거의 비난만 들었고, 그래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분통을 터뜨리던 선수입니다. 성정이 모질지 못한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착한 동시에 성실한 노경은. 그의 성품과 그의 주변 상황을 아는 담당 취재진들이 모두 안타까워 하는 가운데서도 그의 슬럼프에 대해 꼬집지 못한 이유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병마로 인해 하늘로 떠난 어머니. 빈소에서 만난 노경은은 턱 골절상으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살이 빠졌던 3~4개월 전보다 더욱 수척해보였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노경은은 빈소를 찾은 동료와 선후배,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잊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했던 노경은이 아픔을 딛고 다시 힘을 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 노경은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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