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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웃지 않겠다"…벼랑 끝 송은범의 변화

작성일: 2018.03.30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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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엔 송은범이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건일 기자]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는 한화 오른손 투수 송은범의 트레이드 마크다. SK 시절부터 송은범은 마운드 위에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미소를 지었다.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그의 표정을 좋아하는 팬들이 꽤 있다.

그러나 프로 16년째를 맞이한 올 시즌 그는 웃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 서면 진지하다. 아직 예전 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듯 간혹 입꼬리가 씰룩 대지만 예전처럼 '씨익' 웃지는 않는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송은범은 마운드 위에서 웃지 않기로 했다. 웃으면 행여나 약해 보일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타자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다.

2015년 한화와 4년 FA 계약을 맺은 송은범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한화 유니폼을 입고 남긴 성적은 불과 4승 24패다. 스프링캠프를 1군이 아닌 2군에서 보냈다. 새로 꾸려진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못 줬다는 뜻. 벼랑 끝에선 그는 표정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바꿨다.

29일 NC와 경기에서 송은범이 던진 공은 60개. 이 가운데 48개가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지난해 구사율이 46.2%였던 포심 패스트볼은 단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송은범의 투심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이 143km에 그쳤지만 움직임으로 NC 강타선을 이겨 냈다. NC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돌거나 빗맞았다. 2회 머리 사구로 퇴장당한 김민우를 대신해 황급히 투입된 송은범은 4⅓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송은범은 이번 2군 스프링캠프에서 투심을 익혔다. 퓨처스리그 코칭스태프가 제안하고 송은범을 도왔다. 투심을 장착한 효과는 기록으로 나타났다. 송은범은 2군 캠프에서 10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남겼다. 송은범을 전력 외로 뒀던 한용덕 한화 감독을 사로잡은 기록이었다.

1군에서 송은범의 투심을 본 송진우 투수 코치는 "똑바로 던지면 손가락을 잘라 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똑바로"는 '포심 패스트볼'을 뜻한다. '투심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라는 뜻이었다.

송 코치는 "송은범이 왜 자꾸 (타자들에게) 맞을까 생각했다. 송은범은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폼 봐라. 멋있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송은범의 포심 패스트볼은 밋밋하다. 회전수가 적다. 그래서 145km 짜리를 던져도 타자들은 130km 대 빠른 공보다 쉽게 공략하는 것"이라며 "송은범의 투심 패스트볼은 움직임이 좋다. 또 낮은 코스로 들어간다. 수비를 믿고 던지면 올 시즌 제 임무를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송은범은 왼쪽 다리를 높게 드는가 하면 이전보다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즌이 개막하고 송은범과 붙어 다니다시피 하고 있는 송 코치는 "투심도 그렇고 은범이는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범은 29일 호투로 개막하고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 갔다. 앞선 2경기가 부담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날 경기는 0-0에서 선발이 초반에 내려간 돌발 상황이었다. 현재 한화 불펜에서 한 감독이 가장 믿음직하게 꺼낼 수 있는 투수다. 시범경기 때 한 감독에게 질책을 받았고 로스터 조정 때 가장 먼저 내려갈 선수로 꼽혔던 점을 떠올리면 기막힌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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