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의 고백 “배트 잡으면 걱정부터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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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해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이적해 온 최재훈은 안정적인 수비와 포수로는 평균 이상의 타격으로 한화 주전 포수를 꿰찼다. 포수 기근에 시달렸던 한화엔 더 할 나위 없는 ‘복덩이’였다.
영리한 투수 리드, 수준급 프레이밍, 안정적인 블로킹. 게다가 도루 저지까지. 올 시즌에도 최재훈은 포수가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약체로 지적됐던 한화를 3위로 올려놓은 원동력. 투수들은 호투할 때마다 “최재훈의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최재훈이 정말 잘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최재훈의 표정은 어두운 날이 많다. 워낙 맞지 않는 방망이 때문. 8일 현재 최재훈의 타율은 0.214 OPS는 0.557로 지난해 개인 타율 0.257, OPS 0.637보다 낮다.
타격 이야기를 꺼내자 최재훈은 한숨을 깊게 쉬었다.
최재훈은 “처음엔 너무 안 맞을 때 타격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수비 까지 안 됐다. 감독님, 팬들에게 미안한 게 내가 타격이 너무 안 됐고 해 줘야 할 상황에서 못했다.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밤새 스윙을 했다. 집에도 가기 싫었다. 아내와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집에 가기가 두려웠다. 아내가 혼자 아들 키우느라 정말 고생한다. 내가 보답을 해야 하는데 못 보여 줘서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포수의 주요 임무는 수비다. 하지만 최재훈에게 타격 스트레스는 작지 않은 압박이었다. 길어지는 타격 슬럼프에 스스로 위축됐다. 되던 야구도 되지 않았다.
“계속 안 됐을 때는 방망이를 잡는 것부터 스트레스였다. 방망이를 잡으면 걱정부터 시작됐다. 방망이를 집어 던질 때도 있고. 방망이를 안 보려고 했는데 손이 가더라. 불안하니까. 안 맞으니 방망이를 손에서 못 놓았다.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해야 하는 수비가 안 되고 크게 봐야할 게 좁게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최재훈을 일으킨 건 동료들. 다른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 주니 타격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선배들의 조언도 큰 힘이었다. 잊고 있었던 것을 되찾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타격이 안 되고 나 때문에 많이 졌다면 정말 낙담을 했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해 주니 그나마 편해질 수 있었다. 타격이 빨리 올라가는 게 내 몫이지만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투수들이 승리를 챙기고 홀드를 챙기고 세이브를 챙기게 도와주는 것. 팀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또 “신경이 날카로웠을 때 형들이 많이 도와 줬다. ‘타격은 언젠간 맞고 언젠간 떨어진다. 형도 어렸을 때 그랬다. 타격 잘해 주는 게 좋지만 일단 네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한 다음 일이라고. 우린 욕먹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욕먹는 것이라고. 주눅 들지 말고 네 일을 열심히 하라고’ 그래서 편해졌다”고 고마워했다.
최재훈이 고마워하는 사람은 더 있다. 포수 지성준이다. 데뷔하고 처음으로 1군에서 경기하고 있는 지성준은 시즌 초반 최재훈이 몸이 안 좋았을 때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최재훈과 포수 마스크를 나눠 쓰며 28경기에 출전했다. 타석에선 1홈런 타율 0.280을 기록했다.
최재훈은 “성준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성준이가 잘해 줬기 때문에 다행히 팀이 여기까지 왔다. 성준이에게 정말 고맙다. 힘든 상황에서도 안방을 지켜 줬다. 성준이와 서로 응원하다 보면 팀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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