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봉크라이' 마지막 인사 "감사하다 죄송하다 울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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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투수 봉중근이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진다. 은퇴식에 앞서 봉중근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은퇴 소감을 남겼다.
봉중근은 1997년 신일고 재학중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네티 레즈를 거쳐 2007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봉중근은 KBO 12시즌 동안 321경기에 출장해 899⅓이닝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2007년 4월 17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투수로 첫 승을 올린 이후 2011년까지 선발투수로 뛰었고 2012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환해 109세이브를 올리며 활약했다.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봉중근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5개 대회 12경기에 출전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다음은 봉중근과 일문일답이다.
◆ 은퇴를 결심한 순간은
수술을 두 번 했다. 이번에도 나이가 걸림돌이었지만 재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었다. 이런 나이에 재기가 된다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힘들었다.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라이브피칭까지 마쳤다. 게임을 잡으려 했는데 재발했다. 평생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야구했다. 7월 정도였던 것 같다. 그때 재발하면서 스스로 버티기보다는 엔트리 하나라도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 어떤 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는지?
결정하고 난 후에 보니까 길거리에 팬들이 많더라. 첫 마디가 고생하셨다고 하더라. 너무나도 죄송스러웠다. 일단 스스로 판단했다. 그 뒤에 선배님들이나 코치님들, 타팀으로 가신 코치님들과 이야기 많이 했다. 선택에 후회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비록 2년 동안 팀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너는 할만큼 했다, 미련 갖지 말라고 하셨다. 다시 봄이 올 것이라고 용기를 많이 주셨다.

야구로 시작한 인생이다. 평생 야구로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제 꿈이다. 어릴 때부터 LG를 사랑했다. 이상훈 코치님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LG에 의미가 너무 크다. 평생 LG를 사랑하면서 큰 꿈을 이루고 싶다.
◆ 큰 꿈이란 LG에서 우승을 말하나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은퇴식을 하지만 구단과 대화를 많이 해봐야 될 것 같다. 구단이 배려를 워낙 너무 많이 해주셨다. 나는 행운아다. 많은 선수들이 은퇴하고 야구장을 떠날 때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너무나도 행운아다. 은퇴를 내가 먼저 말씀 드렸는데 생각 다시 해보라고도 말씀해주셨다. 구체적인 일들은 앞으로 이야기 해볼 것이다.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
◆ LG에서 우승을 꼭 하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한적이 있다.
이병규 코치님이 은퇴하는 걸 미국에서 봤다. 병규형이 아쉬워했던 부분도 같았을 것이다. 나에게도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는데 아쉽다. 우승을 무조건 해보고싶었는데 못하고 은퇴를 하게 됐다. 그게 가장 마음에 걸리고 팬분들께도 죄송스럽다. 분명히 다른 부분으로 LG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LG 유니폼 입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입단할 때, 그리고 시즌 때, 특히 2013년도에 최종전 두산전 이겼는데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처럼 모두가 울었다. 그때 우승을 할 것이라 믿었다.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하다. LG에선 그 날이 가장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 국가대표 유니폼도 많은 팬들이 기억한다.
LG도 평생 잊지 못할 팀이다. 대표팀은 누구나 욕심이 많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온 국민이 보는 경기를 한다. 아직도 몸이 괜찮다면 욕심이 나는 자리다. 저에게는 인생에 봉중근을 많은 사람들을 알린 기회였다. 특히 WBC 때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워낙 좋은 투수들 많았다. 뭐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큰 경기 치뤘다. 인생에 은인이다 국가대표는.
◆ 이치로 첫 타석 기억 나는지
'Too much flash'라고 말했다. 경기 전부터 생각했다. 쓸데없는 동작이 많다고 말했다. 사인을 내시면 타임을 부르겠다고 박경완 선배님께 말했다. 불필요한 제스처를 많이해서 거슬렸다. 마침 심판도 미국인이었다. 심판하고 좀 더 친해지고 싶었다. 스트라이크존이 그래도 영향을 미친다. 단 1%의 바람으로 영어를 총동원했다.
◆ 불운한 선발투수라는 별명이 있었다.
많은 관심을 받고 2007년에 입단했다. 첫 시즌을 선발로 시작했다. 정말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한국 타자들 너무나도 정교했다. 첫 해는 너무 힘들었다. 미국에서 해왔던 모든 걸 버리고 2007년 마무리캠프에서 한국 스타일로 운동했다. 옆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도움을 주셨다. 특히 김정민 코치님과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 마무리캠프때부터 공을 받아주시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 야구에 대한 분석을 해주셨다. 2008년부터는 그래도 LG에서 에이스라고 불렸던 시기였다. 제일 자랑스러웠던 3년이다.
◆ 봉크라이라는 별명은?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 선수들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쁜 별명이어도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봉미미라는 별명도 아직까지도 듣고 있지만 나는 좋았다. 봉크라이는 특히 열심히 던졌는데 승운이 없다는 거다. 지금 보면 윌슨도 마찬가지다. 야구하다보면 분명히 그런 시기는 온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그만큼 믿어주셨다는 이야기라 고맙게 생각한다. 팬들이 이해해주셔서 생긴 별명이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봉의사 같다. 야구하면서 제일 뿌듯한 별명이다. 한 직업 30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야구는 몸을 쓰는데 아플수도 있고 빨리 은퇴할수도 있다. 여태 버틴것도 대단하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지어주신 별명이라 훗날 대대로 이어질 자랑이라 생각한다.
◆ 암흑기의 에이스였는데 어떻게 정신력을 관리했는지?
선수들과 대화 많이 했다. 혼자 잘해서도 안되는 스포츠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선수로서 선배들, 친구들, 후배들의 격려를 받고 슬럼프를 벗어났다. 훈련이나 기술보다는 대화가 중요했던 것 같다. 동료들로부터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도 선배님을 믿습니다 같은 말에 힘을 얻었다.
◆ 후배 투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늘까지도 후배들과 통화를 많이 했다. 일단 미안하다. 그동안 선배로서 의지를 많이 했다. 분명히 고비는 온다. 찬헌이의 경우 블론세이브를 할 때마다 전화를 해줬다. 그 어느 마무리투수도 5~6개는 한다. 구체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힘든 시기가 왔지만 분명히 LG에서도 최다 세이브를 할 수 있는 선수다. 2년 동안 형 노릇을 못했다. 단 며칠이라도 함께하면서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고 부정적인 마인드 벗어날 수 있는지 조금이라도 이야기 해주고싶다.

"더 던져"라 그러더라. 며칠 전에도 통화했는데 믿지 않더라. 은퇴하니까 영상 메시지 하나 달라고 했다. 어깨 수술에 대해서 그전부터 이야기 많이 했다. 류현진도 참고 던졌다고 하더라. 나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다고 했다. 워낙 많이 친해서 슬퍼하더라. 한 타자라도 던지고 은퇴하라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선후배를 떠나 메이저리그 대투수가 진심으로 이야기 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 순위싸움 중인 후배들에게 어떤 메시지 전하고 싶은가.
처음엔 부담이 됐다. 은퇴식에 대해서는 내년을 생각했다. 아까도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팀이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다. 어제 이겨서 처음으로 TV보다가 박수를 쳤다. 너무 침체된 분위기라 이런 자리를 굳이 해야되나 싶었다. 괜히 팀 분위기 흐트리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수들과 직접 이야기했다. 분명히 고비는 온다. 144경기를 하다 보면 40~50%는 진다. 패에 대해서 너무 집착하고 힘들어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지다보면 또 이긴다. 그 이기는 경기에서 자신감 얻었으면 좋겠다. 자기 공 믿고 던졌으면 좋겠다. 어린 투수들 많다보니 안타 하나 홈런 하나 맞고 마운드에서 행동이 모든 걸 잃어버린 표정을 짓는다. 절대 하면 안된다. 분명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이길 수 있는 순간이 오고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 해주고 싶다.
◆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LG에 레전드 선임들이 많다. 김용수, 이병규 선배님 등 자랑스럽고 존경했던 선배님이다. 그 라인에 설 수 있을까 과연. 길면 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팬들이 그런 메시지를 줬다. 너무 감사하다. 레전드까진 아니어도 거론해준 팬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그래도 LG에서 힘든 시기에 많이 도와줬고 팔꿈치 어깨 LG를 위해서 썼고 이를 팬들이 알아주셨다. 그것만으로 한은 없다.
◆ 긴 선수생활 은퇴 소회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2~3년 1군에 없다보니 처음 뵙는 기자분들도 계신데 그동안 감사했다. 좋은 기사들 많이 캡처해서 가지고 있다. 팬분들 많이 기다려주셨고 꼭 나올 것이라 믿고 계셨을텐데 너무 죄송스럽다. 팀이 너무 힘든 시기에 은퇴를 해야하나 마음에 걸렸는데 구단, 선수, 감독, 코치님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멀리 떠나는 게 아니다. 팬분들과 함께 LG를 응원하면서 같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울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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