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UFC 역사상 두 체급 챔피언은 여럿 있었다.

이 가운데 동시 챔피언은 코너 맥그리거(페더급·라이트급)와 다니엘 코미어(라이트헤비급·헤비급) 단 둘이다.

맥그리거는 타이틀 두 체급 중 어떤 타이틀도 지키지 못했다. 방어전을 갖지 못한 채 두 타이틀을 반납했다.

코미어(39, 미국)는 맥그리거와 다른 행보로 새 역사를 썼다.

4일(한국 시간) 4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230 메인이벤트에서 도전자 헤비급 랭킹 2위 데릭 루이스(33, 미국)를 2라운드 2분16초에 리어네이티드 초크로 꺾고 헤비급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라이트헤비급 4차 방어를 이어 가고 있는 코미어는 헤비급 타이틀까지 지키면서 UFC 최초로 두 체급 동시 방어전에 성공한 챔피언이 됐다.

체급을 막론하고 UFC 내 최고로 평가받는 코미어의 기술이 루이스의 힘을 압도했다.

경기가 시작하고 단 1분 만에 코미어는 루이스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루이스의 위에 올라타 파운딩으로 1라운드 주도권을 잡아갔다. 루이스가 어렵게 일어나니 두 번째 테이크다운이 들어갔다.

1라운드에 맞기만 했던 루이스는 선 채로 2라운드가 시작되자 기지개를 켰다. 주먹을 크게 휘두르며 코미어를 위협했다.

루이스의 주먹은 스치면 간다. 한 대를 맞아도 위험하다.

그러나 코미어에겐 통하지 않았다.

코이어는 단 한 대도 맞지 않았다. 오히려 루이스가 킥을 차는 순간 다리를 잡고 넘어뜨렸다. 

루이스가 일어나려 하자 다시 한 번 다리를 잡아 넘어뜨렸다. 루이스가 빈틈을 보이자 이번엔 목을 감고 탭을 받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물 흐르는 듯한 경기였다. 헤비급에서 볼 수 없는 움직임과 기술이었다.

코미어는 3번째 벨트를 노린다. 그런데 UFC 밖 벨트다.

"브록 레스너, 네 WWE 챔피언벨트 가져 와라"고 소리쳤다.

코미어는 만 40세가 되는 내년 3월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 UFC는 레스너가 복귀하는 시점에 맞춰 코미어와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드디어 만났는데…'전' 챔피언이라니

반등 길목에서 만난 전 미들급 챔피언 랭킹 3위 크리스 와이드먼(34, 미국)과 랭킹 5위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38, 브라질)는 치열하게 싸웠다.

마치 공격 차례를 나눠가지듯 한 명이 공격한 뒤 다른 한 명이 공격했다. 공격하는 과정에서 묵직한 타격도 몇 회씩 주고받았다.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까지 같은 양상이었다.

두 파이터 모두 체력이 빠진 3라운드 말미 와이드먼에 힘을 비축한 자카레는 아꼈던 주먹을 뻗었다. 자카레의 주먹이 관자놀이를 강타했고 와이드먼이 쓰러졌다. 버티고 버틴 경기에서 첫 다운이었다.

와이드먼이 완전히 정신을 잃었는데 심판은 경기를 안 끝냈다. 와이드먼은 자카레의 다리를 부여잡고 버텼다. 공격을 하지 않았던 자카레가 추가로 파운딩을 하고 나서야 심판이 두 선수를 떼어놓았다.

자카레는 지난 5월 켈빈 가스텔럼전 패배를 딛고 일어났다. 통산 26번째, UFC 14번째 승리로 앤더슨 실바를 따라잡고 UFC 미들급 최다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마이클 비스핑(16승), 2위 루크 락홀드(15)가 가시권이다.

3연패 내림세에서 지난 7월 가스텔럼을 꺾고 부활 기미를 밝혔던 와이드먼은 자카레에게 덜미를 잡혔다. 14승 4패.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를 홈인 뉴욕에서 했지만 1승 3패다.

제2의 존 존스 미들급 평정 눈앞

14전 14승으로 미들급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랭킹 9위 이스라엘 아데산야(29, 나이지리아)는 UFC 5번째 경기에서 미들급 타이틀 전선을 지키고 있는 첫 번째 '문지기'를 만났다. 이번 상대는 베테랑 데릭 브런슨(34, 미국)으로 아데산야보다 랭킹이 3위 높다.

UFC 무대에서 7년째 활동하고 있는 브런슨은 영리했다. 아데산야보다 신체 조건이 좋지 않고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매미 작전을 들고 나왔다. 쉴 틈 없는 클린치로 아데산야의 긴 팔다리를 묶었다.

그러나 아데산야는 이에 못지않게 침착했다. 신중하게 기회를 엿보다가 묵직한 한 방으로 전세를 바꿨다.

아데산야는 브런슨의 패턴을 읽었다. 브런슨이 태클을 시도할 때 펄쩍 뛰어오르며 니킥을 꽂았다.

브런슨이 정신을 차리려 하자 허락하지 않았다. 헤드킥, 펀치 콤보로 무력화했다. 다리가 풀린 브런슨에게 니킥과 펀치 연타를 날려 경기를 끝냈다.

아데산야는 킥복싱 무대를 평정하고 2012년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었다. 팔다리가 길고 생김새까지 비슷해 제2의 존 존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킥복싱 무대에서 81전 75승 1무 5패 기록을 갖고 있지만 종합격투기에선 진 적이 없다. 브런슨을 상대로 15전 15승을 이어 갔다. 15승 가운데 13승이 (T)KO승이다.

브런슨은 2연승 뒤 3연패에 빠졌다. 통산 18승 7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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