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릭 루이스(오른쪽)의 첫 타이틀전 나들이는 7분 14초 만에 막을 내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데릭 루이스(33, 미국)는 한 달이 채 안 돼 옥타곤에 다시 올랐다.

지난달 7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9에서 알렉산더 볼코프를 종료 직전 짜릿한 펀치 KO로 꺾은 지 28일 만이다.

최근 재치 있는 입담과 행동으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볼코프에게 역전승을 거둔 뒤 옥타곤 인터뷰에서 갑자기 바지를 벗은 게 대표적.

"왜 이러느냐" 묻는 조 로건에게 "거기가 뜨거워서(My balls was hot)"라며 관중들을 폭소하게 했다.

다니엘 코미어와 헤비급 타이틀전이 확정됐을 때 인터뷰도 걸작이었다. 루이스는 "왜 나한테 도전권을 줬는지 모르겠다. 나보단 스티페 미오치치가 (재대결을 하는 게) 더 명분 있지 않나"라며 남다른 정신세계를 보였다.

지난 1일에는 직격탄을 날렸다. 코미어는 겁쟁이라며 챔피언을 '내려다봤다'.

"코미어가 왜 나랑 붙는지 알겠다. 그 녀석은 존 존스를 두려워한다. 반면에 나는 (상대하기) 완전 쉬운 놈으로 보고 있고. 존스와 3차전이 잡히고 그 경기에서 또 지면 '약물 복용 파이터에게 (억울하게) 패한 것'이란 변명이 더는 통하지 않을 테니까, (자기보다 약자라고 판단한) 날 상대하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말해 유효타를 먹였다.

이처럼 예측불허 인터뷰는 KO만 노리는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과 맞물려 루이스 상품성을 크게 키우는 양분이 됐다. 

루이스는 이른바 돈 벌 기회를 맞았다. 갑작스레 잡힌 타이틀전에서 챔피언까지 잡아낸다면 금상첨화였다. 몸값과 입지가 껑충 뛰어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루이스는 4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230 메인이벤트 코미어와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서브미션 패했다. 2라운드 2분 1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를 내주고 탭을 쳤다.

상대가 되지 않았다. 라운드마다 초반엔 묵직한 하이킥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코미어가 움찔움찔할 정도로 힘이 있었다.

하지만 테이크다운 수비가 너무 허술했다. 미국 국가 대표 레슬러 출신인 코미어를 맞아 힘 한 번 못쓰고 테이크다운을 뺏겼다. 몇 차례 효율적인 롤링을 펼치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코미어가 다시 발과 어깨를 잡아채며 재차 포지션 우위를 확보했다.

맞대응으로 내놓을 만한 카드가 전혀 없었다. 타이틀전답지 않게 승세가 한쪽으로 일찌감치 쏠렸다. 

헤비급 2위 파이터는 시종 무기력했다. 루이스 장기인 펀치를 뻗을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다.

28일 동안 단꿈을 꿨다. 루이스의 커리어 첫 타이틀전은 7분 14초 만에 막을 내렸다. 타이틀 샷을 다시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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