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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애리조나] ‘4번 타자 박병호’ 없다? 키움의 실험과 기대 효과

작성일: 2019.02.26 09:48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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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4번이 아닌 3번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박병호 ⓒ키움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박병호(33·키움)는 키움의 간판은 물론 한국야구계의 간판이다. 그의 앞에는 항상 ‘4번 타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해에도 전체 400타수 중 397타수를 4번에서 소화했다. 나머지는 대타 출전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박병호를 ‘4번 타순’에서 찾아볼 수 없을지 모른다. 키움이 박병호 타순 조정을 시도하고 있어서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박병호 타순이 남은 시범경기 일정의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일단 3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키움은 연습경기에서 박병호를 꾸준히 3번에 넣고 있다.

야구에서 4번은 상징성을 갖는다. 장타 생산력이 가장 뛰어난 슬러거의 자리다. ‘4번 타자’ 하면 홈런왕 이미지다. 특히 한국은 더 그렇다. 하지만 최근 야구 트렌드는 바뀌고 있다. 좋은 타자가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서는 게 낫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팀 최고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전략이 이미 널리 쓰인다. 주루 능력까지 갖춘 선수라면 아예 1번에 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키움도 이를 따르려고 한다. 장 감독은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3번 타자가 4번 타자보다 몇십 타석 이상을 더 소화한다”면서 “박병호는 출루율도 뛰어난 타자다. 반대로 제리 샌즈는 힘은 있지만 출루율이 조금 떨어진다. 박병호를 3번으로 생각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박병호 활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만한 능력이 있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장 감독도 “정말 많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4번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박병호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박병호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감독님은 저를 다른 타순에 쓰실 생각이 전혀 없으십니까?’라고 물어보더라”고 떠올렸다. 박병호가 자신의 구상을 흔쾌히 수락한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

당사자인 박병호는 “어느 타순이든 상관이 없다”고 강조한다. 박병호는 “원래부터 타순에 그렇게 연연한 적이 없다. 팀이 고민을 많이 한 만큼 감독님과 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팀이 잘 되는 방향이라면 자신의 상징이야 언제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팀의 핵심 선수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박병호다운 반응이다.

박병호는 거포지만, 그 이전에 타율과 출루율이 좋은 타자이기도 하다. 대개 슬러거는 타율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박병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인 2015년 타율 3할4푼3리, 그리고 한국에 복귀한 지난해 타율 3할4푼5리를 기록했다. 출루율도 4할5푼7리에 이르렀다. 장타는 매일 나올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팀 타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그래서 최고 타자다.

박병호를 3번으로 둘 때 남은 타순 조합도 실험 중이다. 장 감독은 “이정후 서건창이라는 출루율 좋은 선수들이 테이블세터에 있다”면서 “샌즈를 4번으로 두고, 5번을 생각 중이다. (3번, 4번이 우타자라) 좌타자가 하나 있으면 좋다. 임병욱이나 송성문이 후보다. 아니면 김하성을 5번으로 둘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른 기용을 시사했다. 키움의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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