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초반 5실점을 했으나 7회까지 버티며 이닝이터로서의 진가를 과시한 kt 라울 알칸타라 ⓒkt위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은 끝났다. 경기 결과도 패전이었다. 그러나 라울 알칸타라(27·kt)의 책임감은 패전과 어울리지 않았다.

알칸타라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2회까지만 5점을 내주는 등 11피안타를 기록한 채 5실점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즌 4패(5승)째가 올라갔다. 올 시즌 9경기, 즉 모든 경기에서 QS를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올 시즌 처음으로 QS를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팀도 끝내 5-7로 졌다.

1회 2사 후 최형우에게 투런포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시점부터 꼬였다. 2회 무사 2루에서는 이명기의 희생번트 때 3루 송구가 빗나가며 실책으로 1점을 내주는 등 전체적인 경기 양상이 좋지 않았다. 패스트볼 구속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로케이션이 잘 되지 않으며 11개의 안타를 맞았다. 시즌 최다 피안타였다. 탈삼진은 3개였다.

하지만 알칸타라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경기였다. 버티고 버티며 또 7이닝을 채웠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3회부터 7회까지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으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7회까지 97개의 공을 던지며 분전했다. 타선 지원이 조금 모자라 패전 요건을 지우지 못했으나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공을 세웠다. 주말 3연전 중 첫 경기임을 생각하면 기록 이상의 공헌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의 호언대로였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알칸타라에 대해 “승패를 떠나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아마도 100개 이하의 공으로 8회에 돌입하는 능력은 대한민국 최고일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단 나왔다 하면 기본 7이닝, 혹은 그 이상을 소화해주니 감독으로서는 이만한 복덩이가 없다. 설사 진다고 하더라도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알칸타라는 이날까지 10경기에서 71⅓이닝을 던졌다. 리그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 7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다. 5월 5경기에서는 모두 최소 7이닝을 책임졌다. 이날 평균자책점이 조금 올라가기는 했으나 그래도 2.78이다.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다. 올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날도 사실 2회까지 5실점하며 투구 수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섰다. 초반에 실점을 해 기분이 찜찜한 상황, 그리고 계속해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KIA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붙잡았다. 지는 경기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최고의 투구를 하는 선수. 이런 투수를 우리는 에이스라고 부른다. 알칸타라는 이날 졌지만 지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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