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대신 여유", 두산 '싸움닭'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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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 전반기 두산 베어스는 쓸 만한 투수 유망주 한 명을 찾았다. 스리쿼터 투구폼에서 140km 초중반의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담대한 마인드로 마운드에 올라 힘껏 던지는 투수. 비록 두각을 나타내는 성적은 아니었으나 마운드에서 그가 보여주는 씩씩한 품새에 팬들도 은근한 기대를 비췄다. 5년차 우완 유망주 이정호(23)가 어깨 부상을 딛고 퓨처스팀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기 위해 훈련에 몰두 중이다.
2011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7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정호는 고교 시절 좌완 에이스 유창식(한화)과 함께 광주일고 마운드를 양분하던 유망주. 입단 후 첫 두 시즌은 퓨처스팀에서 보내다 2013시즌 1군 무대를 밟은 이정호는 13경기 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9.55를 기록했다. 기록 상 성적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4월 개릿 올슨의 부상 여파로 인해 투수진 공백이 생겼을 때 계투진에서 '싸움닭'처럼 씩씩하게 던졌던 바로 그 투수다.
그러나 5월 두산 투수진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을 때 그도 함께 좌초하고 말았다. 2013년 5월8일 문학 SK전에서 팀이 10점 차를 역전당한 충격적인 패배(12-13 끝내기패)를 당했을 때 그는 선발로 나서 5회까지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6회 무너지며 최종 6실점을 떠안고 말았다. 선발로 훈련하지 않았던 선수라 한계 투구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힘이 떨어지던 순간 SK의 예봉을 피하지 못했다.
“아, 그날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라며 얼굴을 찌푸린 이정호. 그러나 아직 젊은 투수인 만큼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대단하다. 지난해 1군 1경기 출장에 그쳤던 이정호는 어깨 부상으로 인해 제 잠재력을 떨치지 못했다. 현재 이정호는 2월3일 대만 퓨처스팀 전지훈련을 앞두고 잔류조에서 피칭을 하고 있다.
“롱토스와 하프피칭 단계를 마치고 이제는 불펜 투구에 나서고 있어요. 어깨는 아프지 않습니다”라며 웃은 이정호. 이정호의 가장 큰 장점은 유순해 보이는 인상에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주눅들지 않고 던진다는 점. 지난해 절박하던 가운데 당시 고양 원더스 투수코치로 재직하던 이상훈 현 두산 퓨처스팀 코치의 조언은 이정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제구가 되지 않아 선발 등판 다음날 경기에서 기록지를 작성하는 데 마침 본부석 옆에 이 코치님께서 앉아 계셨어요. 용기를 내서 '제구가 잘 되지 않습니다'라고 질문을 드렸더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저 편하게 던져라. 생각이 많아지면 결국 이도 저도 안 된다'라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코치의 조언은 이정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현재 이정호는 전지훈련 본대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이 클 법도 하지만 본인은 꿋꿋하게 그리고 여유있게 잔류조 훈련을 소화 중이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그만큼 훈련에 매진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1군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해 제 제구력을 더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정호는 1차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으나 2차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중도 합류했던 바 있다. 그만큼 이정호는 긍정적인 자세로 다음 기회를 기다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으나 사실 아프면 환자다. 아픔을 그저 끌어 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스스로 치유해 극복했을 때 비로소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법. 어깨와 가슴의 아픔을 모두 털어낸 이정호는 진짜 1군 투수로서 도약을 꿈꾼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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