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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 가는' 이재우, 두산 향한 감사

작성일: 2015.12.03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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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16번의 시즌을 두산과 함께했다. 내가 프로 투수로 뛸 수 있기까지 도와준 팀이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현역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 두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

자리가 없어져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고 다른 팀에서 현역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예정이다. 그러나 자신을 프로 투수로 뛸 수 있게 했고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는 한화 이글스 오른손 투수로 2016년 시즌을 치를 이재우(35)가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를 향해 미안한 마음과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한화는 2일 “두산에서 방출된 자유계약선수 이재우와 2016년 시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재우는 2001년 정식 선수로 등록된 뒤 지금까지 1군 통산 342경기 39승20패3세이브69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28홀드로 홀드왕이 됐으며 2008년에는 계투로 11승을 올렸고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승선하며 태극 마크도 달았다. 2000년대 후반 두산의 자랑거리였던 계투 'KILL' 라인의 맏형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시즌 초반 경기 도중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수술대에 오른 뒤 2011년 6월 재활 과정에서 다시 같은 부위가 끊어지는 비운을 겪었다. 은퇴 위기는 물론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으나 이재우는 두 번의 수술과 재활을 버티고 2013년 시즌 두산 5선발로 활약한 뒤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선발승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해와 올 시즌은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14년 송일수 전 감독이 기회를 주지 않아 트레이드 직전까지 갔던 이재우는 올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 가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 결국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올해는 팀이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그는 변두리에서 박수를 치는 데 만족했다. 두산에서 더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 이재우는 지난달 27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구단과 면담에서 '다른 팀에서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두산은 그를 배려해 조건 없이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며 새 팀을 찾지 못할 경우 앞으로 진로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우는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한화로 이적을 결심했다. 한화행 발표 후 이재우는 “지금은 원 없이 던지고 싶을 뿐이다. 한화에서 반드시 잘 던져서 감독님께 눈도장을 받고 출장 기회도 잡고 싶다”고 밝혔다. 이재우는 김성근 감독과 처음 한솥밥을 먹는 데 대해 “기대된다. 항상 상대 더그아웃에서 뵈었을 뿐이고 포스트시즌 상대팀으로 맞붙었을 뿐인데. 꼭 좋은 투구로 보답하고 싶다”며 들뜬 어조로 말했다.

“두산에서 같이 있었던 (장)민석이도 있고. 초등학교(고명초) 동문인 (심)수창이. 역시 두산에서 같이 있던 (이)성열이, (허)도환이. 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김)태균이랑 (정)근우도 있구나. (권)혁이도 인사하며 지냈고. 또래 선수들이 많아서 기쁘다.” 나이가 비슷한 30대 베테랑이 많다는 데 이재우는 다시 한번 웃었다.

뒤이어 이재우는 자신의 친정팀 두산에 거듭 고마워했다. 실제로 이재우는 수술 뒤 재활에 지쳤을 때 수없이 은퇴를 생각했고 지난해에도, 올 시즌에도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두산은 그를 다잡았다. “올해는 내가 기회가 있었지만  잘하지 못해서 자리를 잃은 것이다”며 말을 이어 간 이재우는 두산에 대해 계속 '고마운 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프로 투수로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팀이 두산이다. 햇수로 따지면 벌써 16년이 됐다. 전성기도 이곳에서 누렸고 아파서 힘들 때도 두산과 함께했다. 그래서 방출을 앞두고 면담을 하면서 이렇게 요청했다. '후배들, 특히 아파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와드리고 싶다'라고.”

휘문고를 졸업한 1998년 두산의 전신 OB에 2차 11라운드 지명된 뒤 탐라대(현 제주국제대)로 진학했던 이재우는 1999년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내야수로 뛰던 이재우는 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고 지명권 해제 후 두산에 훈련 보조 및 기록원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김경문 당시 배터리 코치(현 NC 감독)가 훈련을 돕던 이재우의 묵직한 공을 높이 평가해 공을 받아 주고 기를 북돋워 주며 투수로 추천했다. 이후 이재우는 정식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고 홀드왕, 국가 대표 투수로 성장했다.

“내가 선택한 길에 후회는 없다. 기회를 주신 김성근 감독님과 새 팀 한화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리고 선수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다시 선수로 현역 생활을 이어 갈 수 있게 도와준 두산에도 감사 드린다.”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친정에 고마워한 이재우는 훗날 은혜를 갚을 수 있길 바랐다.

[사진] 이재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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