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원조 타격 기계', '스나이퍼' 장성호(38, kt 위즈)가 은퇴를 결심했다.

kt 위즈는 7일 '한국 프로야구 기록의 사나이 장성호가 은퇴한다'고 밝혔다. 장성호는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시작해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15년 kt까지 20년 간 프로 생활을 했다. 또 국가 대표로 뽑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는 데 이바지했다.

장성호는 20년 선수 시절 동안 2,064경기에 나와 타율 0.296(7,084타수 2,100안타) 221홈런 3,193루타 1.043타점 1,108득점 등 한국 프로 야구 레전드급 대기록을 만들면서 '스나이퍼'라는 호칭이 붙기도 했다.

또한, kt 유니폼을 입은 2015년 들어 장성호는 4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94타수 29안타) 1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베테랑'으로서 임무가 컸다. 장성호는 지난 8월19일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KBO 리그 역대 2번째로 2,100안타를 기록하며 노장의 투혼을 보였다.

장성호는 "올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생팀 kt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했으나, 두 차례 크게 다치면서 생각하지 못한 재활을 하게 돼 팀에 큰 보탬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가족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조금이라도 야구를 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많이 도와준 후배들이 고마웠고,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내가 후배들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인 것 같다"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장성호는 "감독님이 어렵게 불러 주셨는데 그만두게 돼 죄송하고, 이번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으니 내년에는 꼭 포스트 시즌에 나가길 바란다"며 "20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안타를 쳤던 기억 등 좋은 기억만 안고 가겠다. 야구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후에도 야구 관련된 일을 하며 살 계획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어떤 길을 가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장성호는 "20년 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저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드리고, 늘 내 곁에서 힘이 돼 줬던 아내와 딸, 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은퇴 인사를 했다. 

은퇴 소식을 들은 조범현 감독은 "프로 야구에서 많은 업적을 쌓아 온 선수인 만큼 어려운 결정을 했을 것으로 안다. 본인 생각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야구 발전에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kt 장성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