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지난해에도 시카고 팀들(컵스, 화이트삭스)의 시즌 성적은 참담했다. 나란히 7389패의 성적을 거둔 컵스와 화이트삭스는 각각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그치고 말았다2010년부터 5년 연속 5,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메리칸리그로 자리를 옮긴 2013년부터는 지구 꼴찌에 그쳤던 컵스와 역시 2년 연속 지구 하위권(5, 4)에 머물렀던 화이트삭스는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지난해 시카고 팀(컵스, 화이트삭스)은 오프시즌 동안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이었다. 투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지션에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망주들을 채워 놨던 컵스의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화이트삭스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FA 계약에 쓴 것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오프시즌 동안 두 팀의 주요 영입은 다음과 같다.

구단 사장을 맡고 있는 테오 앱스타인의 지휘 아래 타자는 생산하고, 투수는 영입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컵스는 대부분의 포지션을 뛰어난 젊은 유망주들로 채우고 FA 시장에 있는 투수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침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지 않고도 영입이 가능한 존 레스터(31)가 시장에 나와 있었고 컵스는 그와 615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또한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 3위에 오른 애디슨 러셀(21)을 영입할 수 있도록 큰 공을 세운 제이슨 해멀(33)22000만 달러 계약으로 다시 영입하면서 컵스는 레스터, 제이크 아리에타, 해멀, 카일 헨드릭스로 이어지는 경쟁력을 갖춘 선발투수진을 구성하게 됐다.

컵스의 선발투수진은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레스터가 시즌 첫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23으로 흔들렸으나 이후 28경기에서 1110패 평균자책점 2.99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계약 첫해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5.0 fWAR). 더불어 해멀이 10승 평균자책점 3.74 2.4 fWAR, 헨드릭스가 8승 평균자책점 3.95 3.4 fWAR을 기록하며 하위 로테이션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준 컵스 선발투수는 아리에타였다. 지난해 2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10승 평균자책점 2.535.0 fWAR을 기록하며 201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아리에타는 올 시즌 22승 평균자책점 1.77 7.3 fWAR로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가 거둔 22승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으며 평균자책점과 fWAR에서는 각각 잭 그레인키(1.66)와 클레이튼 커쇼(8.6)에 이어 전체 2위였다. 컵스의 에이스로 부상하고 그레인키, 커쇼와 같은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아리에타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시즌을 만들어 냈다.

컵스는 투수들뿐만 아니라 유망주들 역시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BA가 선정한 2015년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 1위에 오른 크리스 브라이언트(23)는 내셔널리그 신인왕이 됐으며 러셀 역시 21세의 나이로 142경기에 출장해 13홈런을 기록했다. 브라이언트와 러셀보다는 늦게 메이저리그 데뷔전(한국 시간 617)을 치른 카일 슈와버(22)69경기만에 홈런 16개를 터뜨렸으며 ISO(순장타율) .241을 기록하는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뽐냈다호르헤 솔레어(23)101경기 출장에 그쳤으며 fWAR 역시 0.1에 불과하지만 어린 나이를 미뤄 본다면 아직 그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지난해 컵스가 영입한 인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는 따로 있다컵스가 가장 공을 들이며 영입한 조 매든(61) 감독이다. 매든 감독은 2008,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며 탬파베이 레이스의 전성기를 이끌고 올해의 감독 상을 두 번이나 받을 정도로 능력이 있는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수많은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52500만 달러)를 받고 컵스에 온 매든 감독은 이적 후 첫해에 팀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로 이끌면서 기대를 충족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염소의 저주를 풀고 컵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24, 데이브 로버츠(43)LA 다저스의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졌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들과 탬파베이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들이 서로 뒤섞이며 컵스와 다저스에서 사장과 감독 사이로 만났기 때문이다.


사장과 감독 사이로 만난 보스턴, 탬파베이 출신들

시카고 컵스

사장 : 테오 앱스타인(보스턴 2002~2011년)/감독 : 조 매든(탬파베이 2006~2014년)

LA 다저스

사장 : 앤드류 프리드먼(탬파베이 2005~2014년)/감독 : 데이브 로버츠(보스턴 2004년)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3위 그리고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어 낸 컵스와는 달리 화이트삭스는 많은 투자를 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FA 계약으로만 데이비드 로버슨(30), 아담 라로시(35), 멜키 카브레라(30), 잭 듀크(32)를 영입하며 13200만 달러를 지불했지만 시즌 성적은 지난해 대비 겨우 3승을 추가한 7686패였다. 화이트삭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지구 4위에 그쳤으며 아메리칸리그 전체로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12위였다.

화이트삭스가 이렇게 무너진 가장 큰 이유는 FA들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인 로버슨이 34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방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그렇지 못했다. 듀크는 71경기에 나서 60.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해 표면적인 성적은 좋아 보이나 지난해만큼 활약을 보여 주질 못했다. 볼넷 비율은 5.5%p가 증가한 12.6%였으며 FIP4.62에 달했다. 그 결과 그의 fWAR은 대체 선수 수준보다도 낮은 (-0.3)에 불과했다.

FA 타자들의 성적은 더욱 심각했다.

출루율(.351.314)과 장타율(.458.394)이 하락한 카브레라는 OPS(.808.709)에서 큰 손해를 입었으며 Off(공격 기여도)는 (-10.4), wRC+(조정 득점 창출력)는 평균(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91이었다. 지난 2년 간 34.1%, 30.5%의 강한 타구 비율을 유지했던 카브레라는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 비율이 27.1%로 하락하고 말았다. 특히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299에서 .231로 무려 68리가 하락하면서 타석에서 결과가 좋지 못했다.

라로시 또한 마찬가지다. 올 시즌 그의 타격 라인은 .207/.293/.340에 불과하며 지난 3년간 33, 20, 26개였던 홈런 역시 12개로 줄고 말았다. 올 시즌 라로시의 wRC+75에 불과하며 fWAR 역시 (-1.5)로 대체 선수보다도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보나파시오 또한 출장한 경기 수는 47경기에 그쳤으며 타격 라인 역시 .167/.198/.192로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FA로 영입한 선수들에게 배신을 당한 화이트삭스는 선발투수들에게 다시 한번 배신을 당했다. 크리스 세일(26)과 호세 퀸타나(26)는 건재했다. 세일은 기복이 있었지만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으며 시즌 초반, 부진했던 퀸타나는 반등에 성공해 다시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3.36ERA, 3.18FIP 4.8 fWAR. 또한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인 카를로스 로돈(22)23경기에 등판해 9승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부터 영입한 제프 사마자(30)는 피안타 228, 피홈런 29, 자책점이 무려 118점이나 됐다. 평균자책점이 4.96으로 치솟으며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존 댕크스(30) 역시 평균자책점 4.71로 매우 좋지 못했다. 두 투수는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컵스와 화이트삭스, 두 시카고 팀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시즌 성적을 거둬 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똑같이 많은 투자를 했는데도 두 팀의 시즌 성적은 엇갈리고 말았다. 두 구단 모두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서 내년 시즌을 어떻게 풀어 낼까. 시카고 팀들은 과연 2016년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 있을까.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브룩스베이스볼

[사진1] 조 매든 ⓒ Gettyimages

[그래프] 컵스와 화이트삭스의 주요 영입 ⓒ 스포티비뉴스 디자인팀

[사진 2] 크리스 세일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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