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2007년 4월 트레이드로 영입할 뻔했던 투수. 그러나 돌고 돌아 8년이 지난 2015년 12월. FA(프리에이전트) 보상 선수로 비룡 유니폼을 주게 됐다. SK 와이번스가 오른손 계투 윤길현(롯데)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베테랑 오른손 투수 김승회(34). 8년 전 SK에 김승회 영입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돌아보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SK는 7일 낮 “윤길현의 보상 선수로 선발-계투가 가능한 김승회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프로 13년째 오른손 투수 김승회는 통산 363경기에 출전해 30승 38패 40홀드 2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2년 시즌 후 홍성흔의 FA 보상 선수로 이적한 뒤 3년 후 다시 FA 보상 선수로 이적했다. KBO 리그 사상 2012년 말 SK에서 롯데, 그리고 SK로 재이적 했던 외야수 임훈(LG)에 이어 보상 선수로 두 번 이적한 사례다. 

김승회의 SK 이적은 2007년 일어날 뻔했다. 2007년 시즌 개막 직후 손시헌(NC)의 상무 입대 공백을 막지 못해 최하위를 맴돌던 두산이 SK에 유격수 이대수(SK)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이대수는 당시 김성근 신임 감독(현 한화 감독)에게 사이드 스로 송구를 지적 받아 주전 유격수 자리를 정근우(한화)에게 내주고 백업으로 출장 기회를 기다리는 신세였다. 두산은 안상준-나주환(SK)으로 유격수 자리를 맡기려 했으나 공수에서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이대수는 운동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안정된 수비를 인정 받았다. 당시 김경문 두산 감독(현 NC 감독)은 이대수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SK 측은 우완 김승회를 트레이드 카드로 요구했다. 김승회는 2006년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앞세운 계투 요원으로 김명제(은퇴)와 함께 추격조-셋업맨 보직을 번갈아 맡았다.

당시 두산은 선발난으로 구자운과 함께 김승회를 선발로 쓰려고 했다. 두산은 김승회 카드를 거절하는 대신 팀의 내야 유망주였으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는 데는 실패한 나주환 카드를 대신 제시했다. SK는 나주환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이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2007년 4월 3일 이대수-나주환 1-1 맞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후 김승회가 SK로 가기까지 8년이 걸렸다. 김승회는 2007년 시즌이 끝난 뒤 공익근무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2010년 소집 해제, 2012년 두산의 5선발로 활약했다. 이후 홍성흔(두산)의 FA 보상 선수로 이적해 롯데에서 선발-계투를 오가며 활약했고 이번에 셋업맨 윤길현 영입과 함께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SK의 선택을 받았다.

민경삼 SK 단장은 김승회를 선택하기에 앞서 “그래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투수 가운데 좋은 선수를 찾았다. 경험 많고 적어도 2년은 SK를 위해 공헌할 만한 투수가 있다”며 김승회 지명의 복선을 깔았다. 2007년 4월 트레이드로 영입하고자 했으나 상대의 거절로 데려올 수 없었던 투수을 SK가 품에 안는 데는 무려 8년 이상이 걸렸다.

[사진] 김승회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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