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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남자' 이채영이 밝혔다 #한유라 #빌런사랑 #핵사이다 #어쩌면시즌2[인터뷰S]

작성일: 2021.02.10 19:51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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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남자' 이채영. 제공|싸이더스HQ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열린 결말인 셈이죠." '비밀의 남자' 악녀 끝판왕, 한유라를 연기한 이채영(35)의 해석은 역시 달랐다.

KBS2 일일드라마 '비밀의 남자'(극본 이정대, 연출 신창석)가 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누리며 연장, 105회로 마무리된 '비밀의 남자'는 사고로 일곱살 지능을 갖게 된 남자 강태풍(강은탁) 둘러싼 사랑, 배신, 복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동시에 성공을 향한 끝 모를 욕망으로 권모술수와 거짓말, 배신을 일삼은 악녀 한유라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 한유라를 연기한 이채영은 매회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하면서도 "역대급 악역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권선징악의 마무리, 한유라 역시 죄값을 받았다. 그간의 모든 악행을 들키고 감옥에 갇히는 한편 졸지에 백혈병 판정을 받아 죽을 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채영은 "어떤 분은 약하다고 하실 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강은탁 오빠가 힘들어할 때마다 감독님이 항상 '핵사이다가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핵사이다는 몰라도 사이다 결말은 되는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특히 "모든 것을 끝내지는 않았다. 열린 결말인 셈"이라고 언급하기도. 이채영은 '시즌2라니, 아무것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혹시 모른다. '비밀의 남자2'가 나온다면 한유라가 어딘가에서 골수이식을 받고 나타나 태풍과 유정에게 다시 접근해 복수극을 벌일지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비밀의 남자' 이채영. 제공|싸이더스HQ
2007년이 첫 드라마니 이미 어엿한 15년차 배우. 이채영에게 '비밀의 남자'는 작품으로, 캐릭터로, 또 연기로 사랑받은 특별한 작품이 됐다. 이채영은 "드라마가 시청률도 잘 나오고 큰 사랑을 받았다. 한유라 캐릭터도 큰 사랑을 받았다. 너무 기쁘고 감사드릴 뿐"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사실 사랑받을 거란 생각은 요만큼도 안 했어요. 그런데 시청자께서 유라를 사랑해 주신다니 정말 놀랐어요. '나쁜 짓도 참 열심히 한다'고 예뻐해 주셨다니 감사드릴 뿐이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고, 이채영을 춤추게 했어요."

여러 악역을 섭렵했던 이채영조차 성공에 눈멀어 동생, 애인, 남편에 더해 물론 자식까지 버리고 질주하는 한유라를 접하고 '급이 다른 악녀'를 짐작했을 정도. 이채영은 "처음 대본 연습을 하는 자리에서 '3년은 시집 안 가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를 했다. 선배들이 그 모습을 예쁘게 봐 주셨던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극 초반 유라의 이유있는 변화가 그려진 것이 사랑해주신 이유가 아닐까요. 유라도 원래는 그러지 않았는데 좌절을 겪으면서 어떤 수를 써서라도 위를 향해 가겠다는 욕망만이 커졌어요.. 모두가 열심히 사는데 현실은 힘들잖아요. 일일드라마로는 드물게 젊은 시청자가 많았는데, 차마 행동에 옮기지 못한 악행을 한유라는 하니까 그랬던 게 아닐까. 기뻤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어요."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거푸 펼친데다 한유라로 그 정점을 찍었지만 이채영은 "악역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 작품을 보면 악역이 반, 악역 아닌 게 반 정도"라며 "그런데 악역을 했을 때 반응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악역으로서 대표성을 띠게 된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이채영은 "또다시 악역이 맡겨진다고 해도 전과 다른 악역을 그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비밀의 남자'의 한유라도 그런 노력과 고민 끝에 탄생했다. 함께한 동료들이 "이채영의 대본이 제일 너덜너덜하다. 대사 사이사이에 메모가 빼곡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는 데다, 흥분하고 소리치는 신이 많은 만큼 이채영은 대본마다 자신만의 기호로 감정의 기호를 표시하고 따로 노트를 마련해 캐릭터를 분석하고 앞뒤 이야기와의 밸런스를 감안해 표현 수위를 정리했다. "스크립터보다 더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라도 들을라치면 "나는 머리가 나빠서 이렇게 해야돼"라고 눙치곤 했단다. 1회부터 105회까지, 모든 회에 빠짐없이 그렇게 임했다. 최강의 빌런은 결코 거저 탄생하지 않는다.

그런 열정을 몸이 따라주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이채영은 "쓰러진 게 두 번이다. 이석증 진단을 받았다. 쉬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서 그 때는 그저 쉬었다"고 했다. 그런 날엔 꼼짝하지 않고 집에 누워 체력을 회복하고 현장에 나갔다. 코로나19 탓이기도 했고, '비밀의 남자' 식구들 외에는 밥도 함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8개월을 온전히 '비밀의 남자'를 위해 쏟았던 셈이다. 사실 밖에 제대로 나가지 않아 '비밀의 남자'의 인기나 영향을 체감한 적이 없단다.  

▲ '비밀의 남자' 이채영. 제공|싸이더스HQ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이채영은 옛 이야기를 꺼냈다. 10년도 더 된 드라마 '천추태후'(2009~2010) 때 있었던 일이다.

"채시라 선배님이 중요한 신이었어요. 저는 호위무사라 앞에 서 있는데 제 옷 매무새를 그렇게 신경써서 고쳐주시는 거예요. 왜 그럴까 했는데 채시라 선배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믿는 사람인데 네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으면 그런 너를 믿는 나도 믿음을 줄 수 없다'고. '대사가 있든 없든, 스치는 신이든 카메라에 걸리는 모든 사람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그렇게 배웠는데 어떻게 그냥 하겠어요."

더욱이 '비밀의 남자' 신창석 PD가 당시 '천추태후'이 연출자였다. 이채영은 "20대 때 제 첫 KBS 드라마인 '천추태후' 연출자를 30대가 되어 다시 만났다"며 "초반 20회까지는 매일 오디션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신PD가 장면마다 3~4가지를 준비해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묻는 이채영에게 '너 알아서 해라'는 디렉션을 주곤 했다니. 이채영은 "저를 그렇게 믿어주셨다는 것이 기뻤다"고 털어놨다.

"연기가 창피하면 안 되는 나이가 됐어요. 어리다고 봐줄 수 없는 나이가 된 거죠. 그만큼 잘 해야 하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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