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LB 지구별 전망②] 지키려는 팀과 뺏으려는 팀, NL 서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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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이 지나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양강 체제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21년 동안 12번의 지구 우승이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에 돌아갔다. 지난 5년 동안 두 팀은 2차례씩 지구 우승을 나눠 가졌다.
2010년대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4년 겨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칼을 뽑았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벽은 높았다. 그해 샌디에이고는 4위로 시즌을 접었다.
샌디에이고의 야망을 손쉽게 짓누른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다시 한번 도전을 받는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2010년대 들어 유일하게 두 팀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2011년)을 경험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다저스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이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떠났고 앤디 반 슬라이크의 아버지는 "다저스 팀 케미스트리는 엉망"이라고 폭로했다. 언론들은 사방에서 디 고든(27, 마이애미) 트레이드 같은 사례를 들어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에게 '스몰 마켓에 어울리는 인재'라며 혹평을 쏟고 있다.
매팅리가 떠난 다저스 감독직은 초보 감독 데이브 로버츠에게 넘어갔다. 미국 언론은 로버츠가 감독으로 뽑힌 이유로 프리드먼 단장이 신봉하는 세이버메트리션에 일가견 있는 능력을 꼽았다.
'로버트호'는 야심 차게 닻을 올렸으나 출발은 좋지 않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 시즌에서 '닭 쫓던 개'였다. 잭 그레인키(31)와 계약을 확신하다가 애리조나에 뺏겼다. '플랜 B'로 노린 조니 쿠에토(29)와 제프 사마자(30) 영입마저 샌프란시스코에 밀렸다. 모두 같은 서부지구 팀으로 갔다는 점이 더 쓰리다. 설상가상으로 이와쿠마 히사시(34, 시애틀 매리너스)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야심 차게 시도한 아롤디스 채프먼(27, 뉴욕 양키스) 트레이드는 사생활 때문에 철회했다.

마운드가 물음표라면 타선은 느낌표다. 지난해 작 피더슨(23)과 야스마니 그랜달(26), 알렉스 게레로(28) 등이 가세한 다저스 타선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궜다. 2013년보다 43개 늘어난 187홈런을 기록했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 로키스를 넘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 홈런이다.
올 시즌에는 코리 시거(21)가 개막전부터 합류한다. 시거는 지난해 9월에 데뷔해 27경기에서 OPS 0.986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손꼽히는 유망주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16타수 3안타로 쓴맛을 봤지만 '팬그래프닷컴' 등은 '시거가 20홈런을 거뜬히 넘기면서 다저스 공격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밖에도 다저스는 고액 연봉자 두 명을 처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다저스를 올 시즌 페이롤 1위 구단(2억2천만 달러)으로 만든 안드레 이디어(33)와 칼 크로포드(33)의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이디어에게는 3년 동안 5,800만 달러, 크로포드에게는 2년 동안 4,3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로 보낸 맷 켐프(30)처럼 연봉 보조를 해서라도 두 선수를 보내겠다는 계산이지만 쉽지 않다.

캔들스틱파크를 지나 AT&T파크가 시대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3개를 거머쥐었다. 반지에 새겨진 연도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2010, 2012, 2014, 모두 짝수다.
이른바 '2년 주기설'에 따르면 2016년은 샌프란시스코가 우승하는 짝수해다. 그래서일까. 지난겨울에는 주전 3루수 파블로 산도발(28, 보스턴 레드삭스)을 놓친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 시즌에서는 '큰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레인키는 입단식에서 '다른 팀으로 가기 몇 분 남은 상황에서 애리조나의 연락을 받아 마음을 돌렸다'고 밝혔다. 이후 주요 미국 언론은 그레인키과 샌프란시스코 구단 직원들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눈 정확을 파악한 사실을 알렸다. 그레인키가 입단식에서 언급한 '다른 팀'은 샌프란시스코였다.
그레인키를 놓친 샌프란시스코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선발 최대어로 꼽힌 쿠에토와 사마자를 쓸어 담았다. 두 선수의 계약 총액을 합치면 2억 달러가 넘는다. 샌프란시스코 래리 배어 사장은 쿠에토를 영입한 자리에서 "윈터미팅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정답은 쿠에토였다"고 밝힌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강 선발진을 앞세워 '짝수해 재정복'과 함께 9번째 우승 반지를 바라본다. 쿠에토와 사마자가 1선발 매디슨 범가너(25) 뒤를 받친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돌아온 쿠에토는 성적이 상승할 여지가 크다.
두 선수를 영입하기 전 20대 1이었던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 배당률은 1위 컵스와 같은 6대 1로 떨어졌다. 이 밖에도 4, 5선발은 노히트게임 듀오인 맷 케인(30)과 크리스 헤스턴(28)이 든든하게 지킨다.
지난해 산도발이 빠진 결과는 전화위복이었다. 루키 맷 더피(24)가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버스터 포지(28) 다음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49경기에 출전한 더피는 타율 0.295 12홈런 77타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으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fWAR)는 4.9였다. 반대로 지난해 보스턴이라는 새 환경에서 최악의 부진에 빠진 산도발은 fWAR -2.0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23일(이하 한국 시간) 애리조나는 중계 방송사 'FOX스포츠 애리조나'와 15년이 넘는 기간 15억 달러 이상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하면서 대권을 향한 '실탄'을 두둑히 챙겼다.
애리조나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5일 프리에이전트 최대어 그레인키와 6년 1억 9,500만 달러(약 2,28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4일 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댄스비 스완슨(21)까지 내줄 정도로 팜을 털면서 셸비 밀러(24)를 데려왔다. 두 선수 영입은 사실상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제패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겠다'는 선언이다.
골칫덩이는 보배가 됐다. 애리조나는 지난 2년 동안 선발진이 형편없었다. 2014년 팀 평균자책점이 4.26으로 내셔널리그에서 콜로라도에 이어 2번째로 나빴다. 지난해 선발로 나선 투수들이 기록한 bWAR은 7.9에 불과하다. 올 시즌 원투펀치를 이루는 그레인키와 밀러가 지난해 합작한 bWAR은 무려 13.2다. 확실히 많은 추가 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기록이다.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패트릭 코빈(25)이 3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며 4선발은 로비 레이(23)가 낙점 받았다. 왼손 투수 코빈은 2013년 전반기에만 11승 1패 평균자책점 2.3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적이 있다.
애리조나는 경쟁으로 5선발을 가릴 정도로 선발투수진이 풍족해졌다. 지난해 사실상 1선발을 맡았던 루비 데라로사(26)를 시작으로 2014년 선발진 기둥이었던 조시 콜멘터(29)는 물론 팀 내 최고 유망주 아치 브래들리(22)까지 경쟁에 뛰어든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자 브랜든 시플리(23) 역시 5선발 후보다.

다만 센터 라인과 불펜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지난해 2루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FA 내야수 하위 켄드릭(31) 등을 물망에 올려 놓은 상황이다. 불펜 보강을 목표로는 이번 오프 시즌 초반 텍사스 레인저스와 션 톨레슨(27)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5선발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제임스 실즈(33), 켐프(30), 저스틴 업튼(27,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크레이그 킴브럴(27, 보스턴)… 2014년 겨울 샌디에이고 신임 단장 프렐러가 영입한 일부 선수들이다. 스타플레이어들을 끌어모은 샌디에이고는 시즌 전 리그 판도를 흔들만한 다크호스로 꼽혔으나 팀 케미스트리가 맞지 않은 선수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마무리 투수 킴브럴의 4년 연속 40세이브 기록도 끝났다.
프렐러 단장은 지난해 11월 킴브럴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파이어 세일'을 선언했다. 지난해 영입한 스타플레이어들은 물론 앤드류 캐시너(28), 타이슨 로스(28) 등 주축 선발투수들이 모두 '판매 가능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프렐러 단장은 방향을 틀었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유니폼 모델로 외야수 윌 마이어스(24)와 실즈를 발탁했다. 다시말해 실즈를 트레이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캐시너, 로스와 연봉 계약을 마쳤다.
전력을 지키면서 구멍을 보강했다. 마무리 투수로 '2014시즌 구원왕' 페르난도 로드니(38)를 영입했고 이에 앞서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출신 유격수 알렉세이 라미레즈(33)를 데려오면서 고질병을 없앴다. 단장의 별명이 '매드맨'이라는 점에서 이후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의 전력을 꾸리려는 행보를 보면 현재까지는 지극히 '정상'이다.

◆ 미래를 준비하는 콜로라도, 중심은 아레나도
2007년 덴버는 광란에 빠졌다. 그해 전반기 5할대 승률에 미치지 못했던 콜로라도는 미끄러질 듯 미끄러지지 않았고, 9월에 남아 있는 14경기에서 13승을 쓸어 담으며 극적으로 샌디에이고와 플레이오프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해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크 피비와 전설적인 마무리 트래버 호프만을 격파하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콜로라도는 필라델피아와 애리조나를 각각 3승, 4승으로 제압하면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에 4패로 주저앉았으나 그해 콜로라도는 기적을 만들었다.
2009년을 끝으로 포스트시즌은 거들떠보지도 못한 콜로라도는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과감하게 기둥을 뽑았다. 지난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트로이 툴로위츠키(30)를 넘기면서 유망주 세 명을 받았다. 콜로라도는 호세 레이예스(32)는 물론 팀 상징과 같은 카를로스 곤살레스(29), 찰리 블랙몬(28), 코리 디커슨(26) 등 주축 선수 여러 명을 트레이드 가능 명단에 올려놓았다.
선수단 대부분이 트레이드 목록에 올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3루수 놀란 아레나도(24)는 예외다. 아레나도는 지난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130타점과 함께 타율 0.287 42홈런으로 맹활약했다. 리그 정상급 3루 수비 능력까지 갖췄다. 콜로라도는 지난 17일 첫 연봉 협상 자격을 가진 아레나도에게 10배 인상된 500만 달러(약 60억 원)를 안겼다. 아레나도를 중심으로 미래를 도모하려는 계획이다.
콜로라도는 지난 몇 년 암흑기를 거치는 동안 밝은 미래를 쌓았다. 메이저리그가 꼽은 유망주 랭킹 100위 안에 8명이 콜로라도 소속이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 오른손 투수 존 그레이(28위)는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히며 2015년 1차 지명자인 유격수 브랜던 로저스(8위)는 올스타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다.
한편 콜로라도는 쿠어스 필드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엘리스 벅스, 안드레 갈라라가, 토드 헬튼, 래리 워커 등을 배치한 과거처럼 리그를 폭격하는 강타선을 꾸릴지 아니면 싱커가 주 무기인 땅볼 투수들로 장타를 최소화할지다.
현재까지 행보를 보면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2007년과 2009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원동력 이 무너지지 않은 마운드이기도 했다. 현재 콜로라도는 'FA 시장에 남아 있는 투수들 가운데 요바니 가야르도(30)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졌다. 가야르도는 지난해 뜬공 투수에서 땅볼 투수로 변신한 대표적인 선수다.
[사진]잭 그레인키, 데이브 로버츠, 류현진, 버스터 포지, 매디슨 범가너, 패트릭 코빈, 폴 골드슈미트, 맷 켐프, 놀란 아레나도(위부터)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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