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다크 디즈니의 '크루엘라', 매혹적인 악마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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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5시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 '크루엘라'는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엠마 스톤)가 남작 부인(엠마 톰슨)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크루엘라는 디즈니 원작 만화인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하는 메인 빌런이다. 영화는 크루엘라의 젊은 시절을 다룬다. 악마처럼 잔인한 성격의 '크루엘라 드 빌'이 달마시안 학살자로 악명높은 인물이 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기발하고 흥미로운 재해석으로 납득할 수 있는 탄탄한 서사를 완성했다.
영화는 엠마 스톤의 내레이션과 함께 크루엘라의 탄생부터 성장 과정을 속도감 있게 치고 나간다. 체스판 같은 그의 독특한 비주얼과 남다른 성격, 타고난 센스과 천재적인 재능을 관객들에게 단숨에 이해시킨다. 반전 클리셰를 적절하게 활용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원작의 요소를 비틀어서 적재적소에 녹여낸 유머 코드가 톡톡 튄다. 원작의 인상이 흐릿해도 관람엔 지장이 없지만, 포인트를 알고 본다면 몇 번은 더 웃을 수 있다.
크루엘라를 재능 넘치는 천재 디자이너로 설정한 만큼 화려한 패션이 영화의 주된 비주얼이다. 단순히 많은 의상이 등장해서가 아니라, 짜릿한 트릭으로 '신박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홍보·마케팅에도 기가막힌 감각을 지닌 크루엘라는 남다른 '쇼맨십'으로 무장하고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퍼포먼스로 통쾌함을 안긴다. 케이퍼 무비스러운 요소도 적절한 밸런스로 배합해 몰입도를 더했다.
캐릭터는 이 영화 최고의 장점이다. 독특한 비주얼과 성격을 과감하게 드러내 타고난 스타성으로 만들었다. 에스텔라와 크루엘라를 오가는 인물의 급격한 변화 역시 갈등의 한 축으로 삼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만화적 인물이기에 충분히 과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한 엠마 스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변신 유니폼을 옷 안에 숨긴 히어로처럼 은근히 비범함을 풍기는 에스텔라와 달리 크루엘라는 겉모습부터 말투까지 광기에 휩싸인 '오버 텐션' 그 자체다. "갑자기 말투가 왜 저래"라는 대사에 공감해 웃음이 터질 정도. 그럼에도 관객에게는 에스텔라와 크루엘라의 접점이 느껴져야 하고,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두 사람으로 받아들이게끔 분리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에스텔라는 차츰 크루엘라에게 먹히기까지 한다. 이 미묘한 톤 조절을 깔끔하게 해낸 엠마 스톤의 캐릭터 해석력과 완급조절이 곱씹을 수록 감탄을 자아낸다.
빌런의 빌런, 크루엘라와 투톱 활약을 보여주는 남작부인 바로네스도 못지 않게 시선을 잡아끄는 캐릭터성을 가졌다. 바로네스 역의 엠마 톰슨은 날카롭고 서늘한 '진짜 광기'를 보여준다. 시한폭탄 같은 에너지의 크루엘라에게도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특히 '엠마'와 '엠마'의 '티키타카'는 영화의 핵심이다. 모든 신에서 날뛰는 크루엘라의 에너지를 같은 강도로 맞받아치면서 자칫 캐릭터에 밀려 무너질 수 있는 영화의 균형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붙는 신마다 터지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짜릿한 만족감을 준다.
이렇듯 세련된 재해석을 통해 매혹적인 악마로 다시 태어난 크루엘라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그 파급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커', '할리퀸' 코스튬 열풍에 이어 '크루엘라' 따라잡기가 유행처럼 번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33분, 쿠키영상 1개.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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