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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전문 요원, 선발 통보 받은 날 "쥐나도록 뛰겠습니다"

작성일: 2021.08.26 05:4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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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을 넣고 손목을 가리키는 이른바 '시우타임' 세리머니는 송시우의 상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건일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송시우(27)는 득점하고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툭툭 친다. 손목 시계가 떠오르는 이른바 '시우타임' 세리머니다.

인천 팬들이 자랑하고 송시우를 상징하는 독창적인 별명. 그러나 들여다보면 조금은 '웃픈' 면이 있다.

'시우타임'은 송시우가 유독 후반전에 극적인 골을 많이 터뜨리면서 생겨났다. 팬들은 시우타임에 열광했고, 그를 '특급 조커'라고 띄웠다.

하지만 조커의 다른 이름은 '후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경기를 계획하는 선수들과 달리,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갑작스럽게 몸을 풀고 특정 상황에 투입되어야 한다. 예상과 계획이 불가능한 포지션이다. 게다가 90분이 아닌 제한된 시간 안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중압감은 물론이고 개인 기록으로도 손해다.

송시우가 후반에 투입되어 연이어 성과를 내고 '특급 조커'로 유명해지면서 출전 시간은 되레 줄었다. 축구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송시우는 조커'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그렇게 송시우는 이번 시즌에도 20경기 중 18경기를 교체로 출전했다.

▲ 대구와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시즌 3호골을 넣은 송시우. ⓒ한국프로축구연맹

25일 인천 전용축구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 대구FC와 리그 27라운드에서도 송시우는 스스로 당연히 교체 선수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송시우의 이름은 교체가 아닌 선발에 있었다.

송시우는 후반 26분 김현과 교체되기 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고, 전반 2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에야 할 수 있었던 '시우타임' 세리머니를 전반전에 펼친 특별한 날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인천에 온 뒤 처음으로 전반전에 넣은 골이었다. 어떤 골보다 기뻤다"고 웃었다.

이어 "(선발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어제 말씀해 주셔서 알게 됐다. 선발이나 교체에 대한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팀 승리가 더 좋다"고 말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근 컨디션을 보고 라인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커' 송시우가 득점원이었다면 '선발' 송시우는 팀플레이어였다. 시즌 세 번째이자 11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얻은 송시우는, 득점은 물론이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격과 수비에 모두 이바지했다. 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가치를 증명한 71분이었다.

''선발을 통보할 때 조 감독이 어떤 말을 건넸느냐'라는 물음엔 "농담 삼아 '몇 분 뛸래'라고 하시길래, '쥐날 때까지 뛰고 싶다'고 했다"고 웃으며 "오늘만큼은 전반전에 들어왔으니까 전반에도 잘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조 감독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기대도 컸다"며 "스스로 선발로 나섰을 때 결정하는 것을 증명했다. 팀 사정상 조커로 쓰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앞으로는 선발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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